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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이룰 수 없는 무언가’는 때론 우리를 집착하게 만들 때가 있어. 이룰 수 없으니 애가 타고, 너무너무 갖고 싶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도 얻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지. ‘이것만 변한다면! 이것만 얻는다면! 이것만 이루어진다면!’ 그러는 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시간은 흘러가는 거야.
영화 속의 칼 할아버지도 처음엔 그랬어. 부인인 엘리가 세상을 떠난 후, 칼은 이 세상에 없는 엘리에게 집착해. 아니, 엘리와의 추억에 집착하지. 함께 만들었던 우편함, 함께 만들었던 집, 함께 가기로 했던 파라다이스 폭포 등.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세상을 떠난 엘리가 다시 살아 돌아올 수는 없는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거야. 그러면서 눈앞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놓쳐 버리지. 곁에 있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랑해야 하는데 말이야. 우리 역시 바꿀 수 없는 환경, 바꿀 수 없는 조건들을 바꿔 달라는 바보 같은 기도를 아직도 하고 있는지 몰라.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짜증을 내면서, ‘구해도 하나님이 절대 들어주지 않을 엉뚱한 것들’을 달라고 떼를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칼 할아버지는 결국 엘리와의 소중한 추억들을 모두 포기하게 돼. 지금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새로운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서였어. 그때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났는지는 영화를 볼 친구들을 위해서 얘기하지 않을게. 인생에서 바꿀 수 없는 것들을 과감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였을 때,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결과가 우리에게도 똑같이 펼쳐질 거야. 영화의 아름다운 엔딩이 그저 비현실적이지만은 않다고 생각했던 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크신 하나님의 능력을 알고, 또 믿기 때문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