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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역린’이 이토록 마음에 짙게 남아있는 이유는 ‘중용 23장’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적인 만듦새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영화에 등장했던 『중용』 23장의 내용만큼은 아직도 가슴 속에 생생하게 살아 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나니 얼마 전 들었던 설교 한 편이 생각났다. 하나님께서는 ‘바로 서 있는 한 사람’을 들어 쓰신다고. ‘각각의 사람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각각의 모습’으로 빛과 소금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게 임한다면, 이 땅은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조금씩 바뀌는 거라고. 바울이 쓴 골로새서 말씀이었다.
결국 지금 이 자리에서,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할 때 하나님 나라는 이뤄진다. ‘역린’에서 『중용』 23장을 마음에 품고 있었던 주인공들이 결국엔 ‘그들이 꿈꾸던 세상’에 한 발짝 다가섰던 것처럼,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바로 서려고 몸부림칠 때 하나님의 나라는 조금씩 완성돼 간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에도 조금씩, 시나브로 말이다. 그 믿음으로 매일의 하루를 사는 우리 모두가 됐으면 좋겠다.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