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누구나 좋지 않은 기억 하나쯤은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럽고 슬프며, 힘들고 가슴 아픈 그런 기억.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를 아프게 하고 상처 받게 하는 각자의 어떤 기억들 말이다.
영화 속 주인공인 폴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말하는 법을 잊은 채 두 이모들과 함께 살아가는 청년이다. 어린 시절 충격적인 기억으로 마음의 성장이 멈춘 폴은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만난 프루스트 부인에 의해 잊고 있던 오랜 기억들을 하나둘씩 떠올리게 된다. 사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 아버지에 대한 오해…. 그 기억들은 폴을 행복하게도 했다가, 한없는 슬픔 속에 빠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폴은 그 과거의 시간들을 애써 마주하며 스스로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
2014년을 마무리하는 12월, 우리도 올해의 기억들을 한번 돌이켜 보자. 나를 가장 기쁘게, 혹은 슬프게 했던 올해의 기억은 무엇이었을까? 혹 아직도 치유되지 못한 아픈 기억들이 남아있다 해도, 우리를 치유하시는 하나님께서는 그 상처까지 사용하시는 분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그 기억들로 인해, 우리의 삶이 끝내는 아름답게 성장하고 깊어질 것이라는 사실도 말이다.(2013년 작,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