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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음반 소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껴 봐 - 김동규(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과월호 보기 손한나 (다음커뮤니케이션)

버스 안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요즘처럼 막 가을이 시작되던 때였다. 이어폰을 꽂고 평소 잘 듣지 않던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는데, 순간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성악가가 부른 동요 같기도 하고 교과서에 나오는 가곡 같기도 한, 정확히 뭐라 말하기 모호했던 이 노래. 그런데 정말 듣기가 좋았다. 내가 즐겨 듣는 장르가 아니었음에도 가을이기 때문이었을까? 귓가에 그 노래가 계속 맴돌았다.
라디오 주파수와 시간을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그 곡의 정체를 찾아 다음 날 당장 CD를 샀다. 그렇게 가을의 빈 강의실에서 혼자 이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창밖엔 노란 은행잎이 한껏 물들어 있었고,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너를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람은 죄가 될 테니까’ 라는 가사 또한 너무 서정적으로 느껴졌다.


원곡은 노르웨이의 ‘시크릿 가든’이라는 그룹의 연주곡이라고 한다. 이 곡을 들은 바리톤 김동규 씨가 곡에 맞는 가사를 써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이 곡이 탄생한 것이다.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그 언저리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