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교회사

2026년 01월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 이야기] 존 헤론, 기꺼이 한 알의 밀알이 되다

흥미진진 교회사 김예성 목사(사랑의교회)

<큐틴> 친구들은 어떤 계기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나요? 모태신앙인 친구도 있고, 주변의 전도로 교회에 오게 된 친구도 있겠죠? 그렇다면 나에게 신앙을 전해 준 부모님과 친구는 어떻게 믿음을 가지게 됐을까요? 이처럼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어요. 지금부터 우리나라에 믿음의 ‘시작’이 되어 준 선교사님의 이야기를 살펴볼게요.

 

“당신이 한국에 선교사로 갈 수 있겠소?”

서울 지하철 합정역 근처에서 다소 생소한 장소를 만나 볼 수 있어요. 바로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이에요. 빛바랜 사진 속 푸른 눈의 외국인들은 왜 대한민국 서울에 묻혔을까요? 180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복음을 전하고 싶었던 선교사님들이 있었어요. 우리가 첫 번째로 만날 선교사님은 양화진에 처음으로 묻힌 존 헤론 선교사님이에요. 이분은 한국에 처음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선교사 중 한 명이에요.

헤론은 1856년 영국의 일크스턴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어요. 헤론의 아버지는 목사님이셨는데, 헤론이 14세가 되던 해에 사역지를 미국으로 옮기면서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됐어요. 청소년 시기인 15세에 예수님을 영접한 헤론은 5년 동안 교사로 일하며 돈을 모아, 의사가 되기 위해 테네시대학교 의대에 입학했어요.

헤론은 돈을 벌기 위해 의사가 됐지만, 하나님께서는 다른 계획을 갖고 계셨어요. 그리고 헤론은 그 말씀에 순종해 해외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었어요. 그는 미국 북장로회의 해외선교본부에 의료 선교사로 지원했지만, 적당한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지원을 취소했어요.

그런데 이듬해, 미국 북장로회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어요. 편지를 쓴 사람은 이수정이라는 한국인으로, 일본에서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은 후 성경을 한글로 번역한 사람이었어요. 그는 편지에 “한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어요.

보통은 선교사님들이 먼저 그 나라 말로 성경을 번역하고 복음을 전해요. 그런데 한국은 거꾸로 한국인에 의해 성경이 번역돼 복음이 전해진 후, 선교사님을 보내 달라는 요청이 이뤄진 독특한 나라였어요. 이 편지를 받은 미국 북장로회는 헤론에게 연락해요. “미국교회가 한국에 선교사를 보내기로 결정했는데, 당신이 갈 수 있겠소?”

 

제중원의 2대 원장이 되다

1884년 4월 28일, 미국 북장로회는 헤론 선교사님과 깁슨 사모님을 한국으로 파송했어요. 헤론 선교사님 부부는 먼저 뉴욕에서 의료 연수를 받은 후, 1885년 5월 1일 한국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 6월 21일 서울에 도착했어요.

헤론 선교사님은 제중원에서 사역을 시작했어요. 제중원은 헤론 선교사님보다 한국에 먼저 온 알렌 선교사님이 설립한 최초의 서양식 병원으로, 광혜원이라는 이름에서 제중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헤론 선교사님은 제중원의 2대 원장이 돼, 수많은 한국인을 치료하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어요.

당시 한국인의 건강 상태는 최악이었어요. 지금처럼 위생적인 환경도 아니었을뿐더러, 병에 걸리면 귀신이 붙었다고 생각해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하는 등 미신으로 가득한 상황이었죠. 그래서 헤론 선교사님은 환자들을 직접 찾아가 치료하는 일에 최선을 다했어요.

또한 출판사를 만들어 성경 번역에도 힘썼어요. 성경과 기독교 도서를 번역하고 출판하는 일이 복음 전파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헤론 선교사님은 의료와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위해 평생을 바쳤어요.

 

양화진에 묻힌 첫 선교사

시간이 흘러 1890년이 됐어요. 헤론 선교사님은 여전히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치료하고 전도했어요. 그런데 자기 몸을 돌보지 않은 나머지 극심한 피로와 이질로 쓰러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34세라는 젊은 나이로 하나님의 품에 안겼어요. 헤론 선교사님은 5년 동안 한국에서 많은 사람의 몸과 영혼을 고통에서 해방시켰어요.

헤론 선교사님은 복음을 전할 선교사를 보내 달라는 이름 모를 나라의 요청과 치료받지 못하고 죽어 가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한 알의 밀알이 돼 수많은 열매를 맺었죠. <큐틴> 친구들도 부와 명예를 좇기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해,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소망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