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단어 A to Z

2019년 09월

너희 자신을 ‘시험’하여 확증하라

영단어 A to Z 소문수 목사 (사랑의교회)

  시험 들었어!!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반드시 듣게 되는 말이 있다. 바로 “시험에 들다”이다. 이 말은 누군가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거나 상처를 입어서 그 사람을 보거나 특정 상황을 만나는 게 괴롭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실제로 시험에 들어서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고린도후서 13장에서 사도 바울은 “너희 자신을 시험하고 자신을 확증하라”고 권면한다는 점이다. 시험에 들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게 아니라, 시험하고 확증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그래서 오늘은 ‘시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시험이 뭐예요?
시험은 히브리어로 ‘나싸’, 헬라어로는 ‘페이라조’이다. 이 단어는 ‘테스트를 하다’, ‘시도하다’, ‘유혹하다’ 등 다양한 뜻을 지닌다. 이 말의 명사형은 ‘페이라스모스’인데, ‘실험, 시도, 시련’ 등의 의미로 쓰인다.
‘시험’이라는 단어의 용례를 살펴볼 때, 크게 세 가지로 그 의미를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어떤 일의 본질을 드러내기 위해 뭔가를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거나 도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은 하나님 앞에서 시험을 통해 의롭다는 인정을 받았다(창 22:1). 요셉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형들을 시험해 그들의 진정성을 살폈다(창 42:16). 하나님께서는 시험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을 더욱 경외해 범죄하지 않게 하셨다(출 20:20). 예수님께서는 40일 동안 금식하신 후에 광야에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지만(마 4:1), 말씀으로 승리하셔서 예수님의 견고한 실체를 드러내셨다. 이처럼 시험은 우리를 단련하고(시 66:10), 믿음과 신앙의 실체가 아름답게 드러나도록 하는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고전 3:13).
두 번째 의미는,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의심하거나 혹은 하나님의 반응을 떠보려는 것’이다. 시편 기자가 말한 대로 인간은 탐욕대로 구하며 늘 하나님을 시험한다(시 78:18).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내게 있지만 조금이라도 틈을 찾아내 내 뜻을 이루려는 욕심에 하나님께 반항하며 명령을 지키지 않으려 한다(시 78:56). 이런 시험은 반드시 피하고, 행하지 말아야 한다(신 6:16, 시 78:41, 고전 10:9).
세 번째 의미는, ‘불편한 감정이나 흔들리는 신앙으로 넘어지기 쉬운 상태, 나아가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바울은 사람이 범죄한 일이,신령하고 온유한 심령을 가진 자들에게 시험거리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공동체 차원에서 시험에 들지 않기를 권면했다(갈 6:1).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깨어 기도하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시험에 빠져 영적으로 무감각해지지 말라는 개인적 당부를 하셨다(눅 22:46).
이렇듯 시험은 같은 단어로 표기되나 그 뜻과 의미가 다양하다.


시험에 대한 인식 전환
세 가지 시험의 의미를 천천히 살펴보면서 그리스도인에게 시험은 피할 수 없는 필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하나님 안에서 성장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것도 시험이고, 내 신앙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것도 시험을 통해서이며, 다른 이의 마음과 공동체를 어렵게 하지 않기 위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도 시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예수님도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셨다는 사실이다. “자기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즉 시험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시느니라”(히 2:18)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도 시험을 받으셨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가 받는 시험을 잘 알고 계신다. 알고 계실 뿐만 아니라, 피할 길을 내셔서 우리가 시험을 온전히 감당하게 하신다.
우리는 결국 시험을 통해서 예수님과 더 깊은 관계를 맺게 된다. 이런 시험이라면 한번 도전해 보고 싶지 않은가? 이제 시험에 시험 드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은혜받고 더 크게 성장하길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