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알파야! 뭐 먹을래?
알파 1호: 아빠! 오늘 뭐 만들어 먹을까?
아빠: 어떤 거 만들고 싶은데?
알파 1호: 탕후루 만들어 먹자.
아빠: 그게 뭐야? 만들 줄 알아?
알파 1호: 그럼! 유튜브에 다 나와 있어. 언니! 우리 탕후루 만들자.
알파 2호: 와~ 진짜? 설탕 어딨어?
알파 세대는 탕후루를 만들기 위해 설탕을 찾는다. 아빠들도 설탕을 찾을 때가 있었다. 가스레인지에 커다란 국자를 올려놓고, 조금씩 저어 가며 설탕이 녹을 때를 기다렸던 그때와 알파 세대가 설탕물에 과일을 한 알 한 알 빠뜨리는 이때가 겹쳐 보이는 것은 왠지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한다. 그래서 알파 세대는 다르기는 하지만 친근하게 느껴진다. 새롭지만 친근한 알파 세대는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다.
알파 세대가 이렇다네요~
20여 년 전에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던 세계적인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일부가 되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Z 세대와 알파 세대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심박 조율기나 인공 판막 같은 신체의 일부와 같다고 한다. 이것은 마치 이 세대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몸 안에 들어와 융합한 공생체의 중간 단계와 같다는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등장한 알파 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알파 세대는 자신들을 이해하려는 어른들의 시도에 큰 관심이 없을 것이다. 이들은 그저 로블록스(Roblox, 온라인 게임 플랫폼)에 들어가 자신의 캐릭터를 꾸미거나, 자신의 유튜브 채널 썸네일 구상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대에게 스마트폰을 빼앗거나 분리하려는 시도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물론 알파 세대가 스마트폰 같은 미디어, 디지털 기기에 과몰입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이 세대는 단순히 게임이나 웹툰 같은 미디어에 중독되거나 거기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세대가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존재하는 어른들의 세상 속 경계를 허물어 방해 없이 서로 연결하고 소통하며, 협력하는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알파 세대, 신나는 세상으로 나아가다!
알파 세대의 긍정적인 특징으로는, 이들에게 자정적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인터넷, 디지털 미디어 등을 접하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정확히 탐색하고 평가, 조합, 제작할 줄 아는 디지털 문해력을 의미한다.
이는 정보 검색력,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 창의성 및 혁신성, 디지털 시민 의식, 의사소통 및 협동, 기술 활용의 여섯 가지 영역으로 나뉘는데, 알파 세대는 이 모든 영역에서 이미 어느 정도의 유의미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미디어와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세계 모든 사람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많은 영역에서 이미 영향력 있는 참여자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에서 만 3세 아이들로 이뤄진 팀이 키 낮은 쓰레기통을 디자인한 다음, 그 도시의 시장을 설득해 거리의 전봇대마다 이 쓰레기통을 설치했다. 또한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여자 중학생들이 3D 프린터로 의수(義手)를 제작하고, SNS을 통해 의수가 필요한 사람을 찾았다. 이렇듯 알파 세대는 세상에 없던 세대이다. 이들은 다른 세대가 갖지 못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물리적 세계는 어른 세대에 의해 이미 발견됐고,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개척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디지털 세상은 여전히 알파 세대가 개척할 수 있는 엄청난 신비로운 세계이다. 알파 세대는 어느 곳에 있든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본인이 원하는 배경 음악을 깔고 탐험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알파 세대 앞에 놓여 있는 세상은 어른들이 만들어 주는 세상이 아니다. 새롭게 만들고, 탐험하며, 나누고, 공유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