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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8월

‘편식’과 ‘미식’을 넘어서

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알파세대는 먹는 것도 특별하다?

알파세대는 입맛이 아주 까다롭다. 그래서 집과 일터, 교회 안팎에 아빠, 엄마의 탄식이 가득하다. 특별히 ‘경험을 추구하는 세대’인 밀레니엄세대 부모들은 다양한 체험과 도전을 통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자녀인 알파세대도 일상에서 자신들이 경험하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원한다. 

하지만 알파들은 보다 직관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그러니 경험에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는 부모세대에게 알파는 특별한 아이다. 그래서 알파세대에게 나타나는 음식에 대한 독특함은 단순한 편식이나 미식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알파세대는 먹는 것도 특별하다.


눈과 귀로 먹는 세대

최근 새로운 소비의 주체로 알파세대가 떠오르고 있다. 식품 산업 통계 정보에 따르면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알파세대는 약 22억 명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세대층을 이뤄 모든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알파세대의 월평균 용돈은 41,000원 정도인데, 이들은 주로 음식점, 카페, 간식 등에 용돈의 65%를 쓰며, 그다음은 문구류, 장난감, 소품이 2위를 차지한다. 이렇듯 알파세대는 음식에 진심일 뿐만 아니라 소비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디토(Ditto) 소비’라는 신조어가 최근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이는 ‘마찬가지’, ‘나도’라는 뜻을 가진 단어 ‘디토’와 ‘소비’가 합쳐진 말이다. 즉 내 가치관과 취향을 반영하는 사람, 콘텐츠, 유통 채널의 선택을 따라 하는 소비를 의미한다. 

현대에는 너무 많은 재화가 있다. 그래서 특정 인물이나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트렌드를 접한 후, 그중에 추려진 물건 사이에서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에 따라 각자 디토 소비를 하는 것이다. 이 디토 소비는 알파세대의 음식 선택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알파세대는 SNS나 유튜브를 통해 세계 모든 맛집을 랜선으로 여행한다. 그리고 입이 아닌 눈과 귀로 음식을 접하며 세상의 모든 산해진미를 맛보고 다닌다.


먹는 것도 다르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육지의 모든 짐승 중 너희가 먹을 만한 생물은 이러하니”(레 11:2). 레위기 11장에는 육지의 모든 짐승과 물에 사는 모든 생물, 하늘을 날아다니는 모든 새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기서는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을 구분한다. 이러한 음식에 대한 규례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나타내는 중요한 표시였다. 음식을 통해서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오늘날의 미식과 큰 관련이 없더라도, 하나님께서 음식을 통해 자신의 백성을 구별하신다는 것은 엄청난 발견이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 그러나 그것이 이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되겠사옵나이까”(요 6:9).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5,000명이 넘는 사람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라고 말씀하신다. 아무것도 없는 광야에 5,000명을 받아 줄 식당은 없다. 그때 제자 빌립이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를 가져온다. 이 도시락은 한 아이(a boy)의 것이었다. 

지금으로 보면 십대 초반으로, 알파세대와 유사한 나이다. 아이가 싸 온 보리떡은 가난한 계층이 먹던 값싼 음식이었고, 물고기도 어부들이 버리는 작은 물고기를 소금으로 절여 먹던 보잘것없는 음식이었다. 결국 5,000명을 먹인 음식은 보잘것없고, 적은 음식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성경에 등장하는 ‘한 아이’와 ‘알파세대’는 문화적으로도 음식에 있어서도 너무나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새 시대를 준비하는 ‘다음 세대’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세대들은 음식과 깊은 관계를 갖고 있다. 

성경은 음식이 육의 성장과 건강을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영적인 것과 연관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이 시대의 소망인 알파세대의 음식에 대한 자세는 새로운 시대의 도전이며, 새로운 문화이다. 이들에게 있어 음식은 단순히 ‘편식’과 ‘미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현상임을 인정해야 한다. 알파세대는 먹는 것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