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금동훈 목사 (사랑의교회)
진정한 친구를 찾아서
“아빠! 저 학교 옮기면 안 돼요?“ 사춘기인 알파세대의 폭탄 발언으로 집안이 들썩거린다. 그 이유는 학교에 진정한 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잘 다니고 있는 학교를 그만두고 전학을 가겠다는 알파의 선언은 우리 집에 큰 근심거리가 됐다.
세월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일반적인 인간의 발달 단계이다. 10년 전 Z세대가 사춘기일 때도, 20~30년 전 M세대와 X세대가 사춘기일 때도, 친구는 참 소중했다. 결국, 사춘기라는 발달 단계에서 대부분의 십대는 친구가 세상의 전부가 된다.
서로 끌어 주고 밀어주는 잘파세대
잘파세대(Zalpha Generation)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이르는 말로,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신조어이다. 이들은 디지털 기기와 기술에 익숙하며, 메타버스와 AI 등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 스스로를 콘텐츠화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등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에도 적극적이다.
한편, 이들은 저출산 시대에 태어나 온 가족의 집중 케어를 받아, 낮은 연령대에 비해 높은 구매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삼촌 등 8명의 친척이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연다는 뜻의 ‘에잇 포켓’(8-pocket)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영향에서 벗어나기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기의 발달 단계는 자아 정체성 확립과 함께 친구, 선후배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이들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를 중요시 여긴다. 이러한 잘파세대 안에서 Z세대는 알파세대와 가장 가까운 인생 선배이자, 문화적으로 가장 친밀한 세대이기에 서로 주고받는 영향력이 크다.
다윗에게 먼저 손 내민 요나단!
“요나단의 마음이 다윗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요나단이 그를 자기 생명같이 사랑하니라”(삼상 18:1). 물맷돌로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은, 이스라엘과 사울왕에게 큰 승리를 안겨 준다. 한편 골리앗 사건은 다윗의 인생에서 ‘진정한 친구’를 만나게 되는 사건이기도 하다. 그 친구는 바로 다윗을 죽기까지 사랑한 이스라엘의 왕자 요나단이다. 성경은 요나단이 다윗을 매우 좋아해, 그를 자기 목숨처럼 아끼고 사랑했다고 기록한다.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은 피로 맺어진 가족 관계보다 더 깊고 넓었다.
요나단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다윗을 보는 순간, 자신의 진정한 친구를 삼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지, 도움이 될지 재지 않았다. 이처럼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도 맺어지는 관계가 바로 친구다. 요나단은 다윗이 매우 좋았고, 그를 자신의 생명처럼 여기는 친구로 삼기로 결단했다.
“다윗이 그에게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네 아버지 요나단으로 말미암아 네게 은총을 베풀리라 내가 네 할아버지 사울의 모든 밭을 다 네게 도로 주겠고 또 너는 항상 내 상에서 떡을 먹을지니라 하니”(사무엘하 9:7). 다윗을 괴롭혔던 사울이 죽고, 다윗의 친구인 요나단도 죽었다. 다윗은 진정한 친구인 요나단과 그의 아버지 사울의 죽음을 애도하며 슬퍼했다. 그리고 원수의 손자이자 친구의 아들인 므비보셋에게 선의와 은혜를 베푼다. 이렇듯 다윗은 요나단의 진정한 친구가 됐고, 요나단은 다윗에게 진정한 친구로 남아 줬다.
성경에서 요나단은 다윗에게 먼저 손 내밀었다. 다윗은 그의 손을 잡고, 이들은 서로를 돌보고 격려하며, 위로하는 관계가 된다. 아니 그 이상으로 다윗은 므비보셋을 평생 자신을 죽이려 한 사울의 손자가 아니라 사랑하는 친구의 아들로 맞이하고, 그에게 은총을 베풀며 재산과 물질을 넘어 신분까지 보장해 준다.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에서 시작된 서로를 향한 선의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계속된다.
알파세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이 시대의 요나단은 누구일까? 그건 아마도 그들과 비슷한 또래이며, 같은 문화를 살아가는 Z세대이지 않을까? 이제 막 꽃피우고 있는 알파세대에게 M세대는 좀 멀다. 하지만 Z세대와의 긴밀함 가운데 알파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를 갖길 소망한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