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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윤상덕 목사_ 일산교회
82년생 김지영의 현실을 헤아려야
《82년생 김지영》, 이 책의 이름만 들어도 거북해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거북함의 이유도 대충 알고 있고, 그 이유 중에는 정당한 부분도 있다. 나는 대학원 국문과에서 문학 비평을 전공했다. 문학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이 책의 작품성은 그리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작가의 조악하고 편협한 생각이나 매우 성급한 표현들도 더러 보인다.
그럼에도 비평가의 시선으로만, 혹은 대한민국 중년 남자의 시선으로만, 혹은 성경과 헌신적인 여성도 가운데 있는 목회자의 시선으로만 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한 여성의 남편과 사위이고, 세 딸의 아빠이며 나를 목자로 바라보며 따르는 수많은 여성도들의 담임목사인 내게 이 책은 천근만근의 무게로 다가왔다. 거북해할 것을 알면서도, 나는 남녀 제자반과 교역자들에게 이 책을 필독서로 추천하고, 독서 토론을 진행했다. 남자 제자반이나 교역자들에서뿐만 아니라 여자 제자반에서도 시니컬한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직장인 여성들의 제자훈련에 대해 말하기 전에 이 책에 대한 독서 토론을 진행하라고 권하고 싶다. 영화가 아니라 책이라야 한다.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고, 표시해 두며, ‘김지영’이 하는 생각과 고민들에 대해 남성들뿐 아니라 모든 계층의 여성들, 그리고 ‘김지영의 친구들’과도 나눠 보라고 하고 싶다. 모든 여성이 ‘김지영’처럼 말하고 싶은 것도 아니겠지만, ‘82년생 김지영’의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