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07년 12월

기획 ⑤ | “제자훈련,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됐다”

기획 안소영 기자

청년부 제자훈련의 진수를 알려면 제자훈련 받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러한 취지로 <디사이플>에서는 11월 10일 국제제자훈련원에서 5개 교회 청년부를 통해 제자훈련을 받은 청년 5명을 모아 제자훈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청년 특유의 유쾌한 분위기에서 제자훈련에 대한 은혜와 변화의 이야기가 쏟아진 청년 제자훈련 포럼의 현장으로 초대한다. 



- 청년 제자훈련 포럼


* 참석자:
박재흥(32세, 사랑의교회),
배미숙(29세, 강남교회),
서승훈(23세, 인천 계산교회),
이상민(28세, 분당우리교회),
장은진(28세, 수지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어떤 기대로 시작했나? 
 
서승훈: 계산교회에서 현재 제자훈련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난 제자훈련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목적을 가지고 시작했다. 솔직하게 난 참 교만했다. 현재 신학생이라 훈련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 교회 같은 경우는 리더는 반드시 훈련을 받아야 세우니까, 그냥 명목상으로 받자고 생각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보다는 리더가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셈이다.
  그런데 훈련을 받다 보니 정말 너무 부끄럽더라. 내가 신학생이라면서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고, 지식으로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강한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훈련을 받다 보니 말씀이 마음 안에 박힌다. 하나님 음성을 듣는 법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됐다.

 

박재흥: 사랑의교회 청년부 소속으로 이번에 리더로 섰다. 올 2월에 제자훈련을 시작해, 10개월에 걸쳐 제자훈련을 받았고, 최근에 끝났다.
  나 같은 경우, 서승훈 형제와 좀 다른데, 인생 자체가 좀 양다리 인생이었다. 사회에서 성공하자는 마음이 크기도 했고. 신앙과 사회생활을 꽉 붙잡고 있었다. 그런데 리더가 ‘제자반 지원 한번 해봐라’ 그러더라. 그래서 이런 양다리 인생을 한번 청산하고자 하는 마음에 지원했는데 주님이 받아주셨다.
  여전히 많은 친구들은 제자훈련이 성경공부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내가 이 훈련을 시작하며 느낀 것은 단순한 지식습득이 아닌 내 삶에 전반적인 변화가 생기는 훈련이라는 점이다. 어느 순간부터 점차 그 변화가 내 생활에서 보았을 때 정말 제자훈련 받길 잘했다는 맘이 들더라. 

 

장은진: 수지사랑의교회 청년부고, 제자훈련은 2005년도 9월부터 시작했다. 1년 가까이 훈련을 받았고, 현재 그 후로 1년 정도 지난 셈이다. 난 대학교 때 기독교 동아리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살 어린 동생이 동아리활동을 하며 훈련을 받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굉장히 부럽더라. 나도 그런 훈련을 받아보았으면 좋겠다 하던 찰나에 수지사랑의교회에 등록했다.
  수지사랑의교회는 개척된 지 이제 4년 정도 되는데, 개척 교회 대부분이 그러하듯 이곳 청년부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던 중 제자훈련을 시작한다 했고, ‘이게 기회다’ 싶어서 1기로 신청했다.

 

이상민: 현재 분당우리교회 청년부 엘더(순장장)로 섬기고 있다. 사실 제자훈련은 여러 차례 받았다. 대전에 있을 때 새로남교회에서 1년에 걸쳐 제자훈련을 받았고, 다른 기관에서도 받았다. 분당우리교회에서는 4개월 과정으로 제자훈련을 받았다.
  난 두 경우를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새로남교회에서 받을 때는 당연히 해야 하는가 보다 하는 마음으로 받았다. 교회 다닌 지 오래되었고, 교회 분위기 자체가 제자훈련이 자연스럽기도 했으니, 때 되어 받은 느낌이라 할까.
  분당우리교회 같은 경우는 급작스레 청년부가 커진 탓에 약간 시스템이 불안한 감이 있었다. 사람들도 잘 모르고 말이다. 솔직하게 말해서 분당우리교회에서는 교회 내 깊숙하게 들어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으로 지원했다.

 

배미숙: 지금은 노량진에 있는 강남교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전에 작은 교회를 다닐 때는 그냥 주일에 설교만 들었다. 그러나 내적으로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 좀 있었던 것 같다. 강남교회로 옮겼을 때 그 갈급한 마음에 제자훈련을 지원하게 되었고, 제자훈련하면서 말씀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참 좋았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을 세워 가는 것도 그렇고, 결혼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실 안 믿는 형제랑 결혼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훈련을 받으며 점차 내 생각이 교정되어 가더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정체성이 생기니, 삶도 점차 그쪽으로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제자훈련의 유익은 무엇인가?

 

박재흥: 나이 들고 땅에 묻힐 때까지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동역자를 만났다는 점이 제자훈련을 통해 얻은 커다란 득이다. 우리 반은 모두 12명인데, 이 12명이 10개월간 뭉쳐 다니다 보니 정이 안 들래야 안 들 수가 없더라. 이들은 내가 가장 긴급할 때 기도제목을 내놓을 수 있는 이들이고, 또 내 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는 것들을 끌어내어 말을 해도 괜찮은 이들이다. 격려해 주는 이들이기도 하고.
  또한 많은 청년들이 목회자들과 친근하게 교제하기 힘들다. 그런데 목사님과 직접 교제하며 직강을 들을 수 있으니 이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그렇지만 가장 큰 유익은 내 삶의 목표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그냥 내 마음 속에 다른 것 다 필요 없고, 예수 그리스도만으로 채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놀랐다. 내가 이런 생각이 들다니 하면서 말이다. 점점 세상 속에서 내가 발을 빼고 있는 것 같더라. 이게 내가 제자훈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유익이다. 

 

장은진: 제자훈련 받기 전에도 나름대로 예배도 잘 드리고, 성경도 매년 1독은 하려 했다. 그런데 역시 혼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제자훈련은 어쨌든 1년간 숙제 점검을 하지 않나. 전도하고, 암송하고, QT하는 신앙 습관들이 자리 잡히더라.
  그리고 동역자들도 얻었다. 우리는 1기라 4명밖에 없어서 정말 가족 같았다. 교회에도 일주일에 5~6번은 출근하다시피 하고 말이다. 이처럼 신앙습관이 잡히고 기도의 동역자를 만난 것,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열매이다.

 

이상민: 어릴 때부터 각종 집회와 산 기도를 섭렵했다. 교회에서도 성경 1독씩 시켰다. QT도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신앙의 습관들이 삶에 정착이 안 되더라. 그런데 제자훈련을 하면서 내가 알고 있었던 산발적인 내용들이 조합되고 삶에 정착하게 되었던 것 같다.
  가장 좋았던 걸로는 살았던 내역을 타임테이블로 작성해서 내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산 것을 적나라하게 목사님에게 보이게 되니, 그냥 막 살 수가 없는 거다. 그 과제물이 다시 돌아올 때는 ‘잠을 너무 많이 자는군’ 이런 코멘트가 붙어 오기도 했다.(웃음) 그런데 하다 보니 좋은 것이 무엇이고, 내 삶 속에서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이 과제를 통해 알게 되었다. 전반적인 생활뿐만 아니라 신앙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내가 전도에 대해 약하고 시간투자를 안 하고 있다는 점도 말이다. 그래서 지금도 타임테이블을 작성한다. 

 

서승훈: 난 가장 좋았던 것이 생활숙제였다. 일주일간 무엇을 해야 할지 지령이 내려지지 않나. 한 번은 생활숙제가 내가 미워하던 사람과 화해해야만 하는 내용이었다. 나에게도 누군가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이 참 힘든 부분이기도 했는데, 이 숙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화해를 했다. 그런데 정말 생각보다 쉽게 그 문제들이 풀려서 참 좋은 결과를 낳았다.

 

박재흥: 생활숙제 이야기가 나와서인데, 생활숙제 중에서 가족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편지를 쓰는 것이 있었다. 난 부모님과 친한 편이다. 그런데 가만 보니 아버지에게는 사랑한다는 표현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더라. 부모님과 친한 편이지만 사실 아버지와는 그리 깊이 대화를 나눈다거나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본 적이 없었다. 차마 편지로는 못하겠고, 전화로 해야겠다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서 마지막에 ‘아버지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버지가 말이 없으셨다. 머쓱하셨던 모양이다. 한참 아무 말 없다가 ‘나도 사랑한다’고 말씀하시고 크게 웃으시더라. 그 뒤로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뭔가 다르다. 정말 깊은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는 기분이랄까.

 

 

제자훈련, 어떤 점이 어려운가?

 

장은진: 어려운 점은 사실 없었던 것 같다. 제자훈련을 받던 시기가 최상의 시기, 즉 백조였던 시기였다.(웃음) 참 감사하게도 정말 전념할 수 있었다. 직장 다니는 동기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차마 숙제를 안 해 가는 일은 할 수 없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내적으로 갈등이 있긴 했다. 다른 애들은 직장을 다니고, 이미 결혼하는 애도 있고, 심지어 애를 낳으려고 하는데, 나는 교회에서 제자훈련이나 받고 있고, 이러다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감사하다.

 

박재흥: 난 제자훈련 하기 전에는 ‘훈련만 하면 확 바뀔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한두 달이 지났는데 몸만 힘든 거다. 회사일 싸들고 집에 와서 하는 경우도 많아서, 정말 육적으로 힘들었다.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제자훈련 시간이 토요일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정도였는데, 토요일은 물론 금요일 저녁부터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 회사 워크숍이 주말에 있어서 상사를 잘 설득해야만 하는 일이 생겼다. 지금은 내가 기독교 신자인 걸 다 알기 때문에, 많이 터치를 안 한다. 그 전에는 양쪽 다리를 다 걸치고 있었으니까, 소위 세상이 원하는 쿨한 크리스천의 모습을 가지려고 했었다. 

 

서승훈: 처음 목사님과 했던 약속이 제자훈련이 네 삶의 최고 우선순위가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평온하거나 별일이 없을 때는 괜찮은데, 시험 기간만 되면 이 순위가 참 많이 흔들렸다. 시험공부에다 발제에다 마음에 자꾸 훈련보다 공부가 앞서게 되더라. 시험 기간에는 한 번 빠져도 되지 않을까, 한 번은 봐 주실 텐데, 나는 아직 한 번도 안 빠졌으니 괜찮지 않을까. 그런 생각 때문이었다.
  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QT하고 기도해야 하는데, 밤이 되면 세상 친구들이 놀러 가자고 유혹해서 그걸 마다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 지금은 빈 강의실에 가서 항상 말씀 보고,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상민: 난 슬픈 걸 싫어한다. 그런데 제자훈련하다 보면 자매들이 슬픈 이야기를 하고 우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게 정말 힘들었다. 아니 기도하고 말씀 보고 스스로 해결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고 말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듣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참 괴로웠다. 그렇지만 이 경험을 통해서 사람들이 다양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마음과 내적 치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난 교사인데, 지금은 격주로 학교가 쉬지만, 그 때는 토요일도 꼬박 출근하던 때였다. 주일 외에는 공휴일이 없는데, 주일에는 하루 종일 교회에 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나마 쉬는 시간이 토요일 오후인데, 그 시간에 제자훈련을 받다 보니 불편한 느낌이 있었다. 옛날에 배웠던 건데 하며 교만한 마음도 들면서 말이다. 강제적으로 꼬박 가야 한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좀 힘들었다. 또 지방 출신이라 집에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하는 것도 힘들었다.

 

박재흥: 나도 지방 출신인데, 제자훈련 때문에 고향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 물론 부모님이 다 신앙생활을 하셔서 내려오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말씀하시긴 했지만 나도 좀 고향에 내려가고 싶을 때가 있으니까. 지방에서 하는 결혼식은 당연히 엄두도 못 냈다.   

 

배미숙: 나 역시 어려웠던 점이 꼭 해야 한다는 강제성이 싫었다. 숙제가 많지 않나. 성경읽기에 QT에 암송에 삶이 바쁘다 보니 가끔 못할 때도 있었는데, 못한다는 것이 나를 압박하더라. 나는 낮에는 학교 다니고, 저녁에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래서 시간을 조절하기가 정말 만만치 않았다. 

 

박재흥: 정말 힘들긴 하지만 제자훈련의 강제성이 있는 이유가 경건 생활이 아직 몸에 안 맞아서 습관화를 시키기 위한 것 같다. 처음에는 이 강제성이 부담되었는데, 점차 몸에 배더라. 그래서 지금은 감사하는 점이기도 하다.

 

 

나에게 제자훈련이란 어떤 의미인가?

 

장은진: 제자훈련은 정체성의 깨달음.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난 모태신앙인데, 고3 때는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기도를 하게 되지 않나. 그런데 ‘하나님’ 부르고 나면, 마음에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갑자기 ‘정말 하나님이 계실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우리 기독교에서 믿는 하나님이 정말 하나님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혼란스러운 나날이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털어놓지 못했다. 정죄 받을 것 같아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예수님에 대한 확신은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내가 하나님을 의심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이 들었다. 그랬던 마음이 제자훈련 신청을 위해 간증문을 쓰면서 다 해결되었다.
  그렇게 제자훈련을 시작했는데, 1년간 내 안에 또 다른 교만들을 발견했다. 말로는 죄인이라 말하지만 나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그래도 의인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을 몰랐던 것도 죄라는 것, 내가 바로 그 죄인이고, 하나님 안에서 의인으로 거듭남을 1년이라는 훈련 시기를 통해 깨달았다. 

 

박재흥: 제자훈련보다 제자도에 대해 말하고 싶다. 예수님을 닮아 가는 것이 제자도다. 사실 회사 생활에서 여직원들이 나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있었다. 난 재무부서에서 일하는데, 숫자가 1이라도 틀리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여직원들이 뭔가 잘못하면 호되게 야단쳤다. 그런데 어느날이었다. 후배 하나가 ‘선배는 독실한 크리스천답지 않아’라고 말하는 거다. 정말 충격이었다. 난 내 직분에 충실했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잘못된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예수님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처럼 행동하려 했다. 물론 예수님이 생각나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말이다. 그런데 제자반이 끝나갈 무렵, 한 여직원이 실수했는데, 이상하게도 화가 나지 않더라. 그냥 알았다고 빨리 문제를 처리하자고 했을 뿐이다. 그랬는데 다른 선배가 옆에서 그 여직원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거다. “너 옛날에 박 대리였으면 죽었어”라고. 그 말을 들으면서 ‘아, 내가 바뀌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상민: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그 경험 매일 한다(웃음). 제자훈련은 나에게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을 배우는 것이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삶을 드려야 하는데, 이 영역을 종합적으로 제대로 훈련받는 시기인 거다. 그래서 이때 내가 항상 모토로 삼았던 것이 ‘최상의 것을 드리자’여서 파일을 비롯한 이곳저곳 보이는 부분에 다 붙였다. 내가 ‘이런 부분은 잘하고 있으니, 저런 영역은 잘못해도 돼’ 이런 마음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나의 삶의 전 영역을 주님이 기뻐하시는 데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서승훈: 나는 제자훈련을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님을 체험하고, 삶이 변화하는 것. 난 말씀을 보면 항상 지식적으로 머리로만 받아들였다. 예를 들어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도 ‘아, 그래 우리가 죄인이지’ 이렇게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말씀을 보면 눈물이 난다. 내 죄가 정말 컸다. 주위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다고 하면 정말 부러웠는데, 이제 제자훈련을 통해 내가 하나님을 가까이 만나게 된 것이다.
  참 재미있는 것이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1, 2학년 때는 수업도 잘 안 들어갔고, 들어가도 졸았다. 그런데 지금은 공부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하나님을 위해서 공부하는 거니까 말이다. 자랑 같을까 봐 정말 민망한데, 혹시나 같은 상황에 있다면 도전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말한다. 제자훈련 받으면서 이번에 과 수석을했다.

 

배미숙: 나와는 반대다. 1학년 때 공부하고 지금은 공부를 잘 안 하고 있다(웃음).
  나는 제자훈련은 그리스도인의 필요조건이라 본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해 놀랄 때가 있다. 나에게 이런 악한 면이 있구나 하고 말이다.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다가갈 때가 의외로 많더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은근히 차별하게 되는 걸 보면서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원장 선생님이 제시한 금액과 실제 받은 금액이 다른 것을 보고, 처음에는 화가 나다가 문득 겁이 나더라. 내가 돈을 따라 사는 것은 아닌데 평생 내 삶이 그렇게 될까 봐 걱정이 드는 것다. 그래서 제자훈련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휩쓸리지 않으며 살고 싶었다.

제자훈련 통해 청년 시기 고민, 이렇게 해결하다

 

박재흥: 내 직장은 경쟁이 치열한 편이고, 회사에서 경쟁을 부추기는 편이다. 입사 7년차인데 동기 89명 중에 현재 9명이 남아 있다.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잠을 못잘 때도 있었다. 긴장되어서 말이다. 그러던 것이 어느 순간 바뀌었다. 직장에 대한 인사권 자체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말은 어머니께 들었는데, 이 말이 가슴 속으로 내려오게 된 것은 제자훈련 덕분이다. ‘내가 사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구나. 내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하나님이다. 그분은 항상 모든 선한 길로 인도하는 분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물론 지금도 스트레스가 많다. 가뜩이나 몸에 열이 많은데, 일하다 보면 열이 머리까지 솟아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걸 참아낼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

 

배미숙: 나는 줄곧 당연히 여자로서 직장생활에서 성공하고 싶었고, 상대적으로 결혼이나 가정생활에 대해 무관심했었다. 자아실현을 위해서라도 평생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믿음의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거나 하나님 앞에서 건강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잘 자라나고, 집안에 평안을 유지하는 것 역시 일을 하는 것 못잖게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됐다. 가정이라는 사역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셈이다.

 

서승훈: 목회자를 비전으로 품고 있는데, 군대 갔다 오니까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목회자의 힘든 현실이 눈에 보이더라. 자퇴하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1학년 때 꿈은 목회자, 2학년 때는 장로, 3학년 때는 집사. 4학년 때 평신도라는 우스갯소리가 그저 한번 하고마는 우스갯소리 같지 않았다. 나는 분명 소명이 있는데도 ‘내가 과연 목회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웠다. 그런데 제자훈련을 하면서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됐다.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리라는 배짱이 생긴 것이다.

 

장은진: 현재 나의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돌이켜보면 제자훈련 기간 동안 동기들과 서로 나누었던 기도제목은 주로 직장과 결혼에 관한 것이 많았다. 그런데 제자훈련이 끝난 지금 되돌아보면 나는 제자훈련 끝나고 단기선교 다녀온 이후 바로 취직이 되었다. 또 그때 동기 4명 중 두 사람이 결혼을 했고, 한 사람이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 중이다.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이미 역사가 이만큼이나 일어나지 않았나. 참 감사하다.

 

이상민: 난 비전 부분을 나누고 싶은데, 사실 서울에 오게 된 것도 내 뜻이 아니었다. 대전은 정말 살기가 좋다(웃음). 그런데 제자훈련을 하면서도 하나님이 계속 떠나는 것에 대한 마음을 주시고, 내가 시험을 보던 해 대전 지역에서 한 명도 안 뽑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서울로 오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길을 보여 주셨지만 그 길을 사는 것은 나였다. 솔직히 너무 고달팠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신을 꼭 붙들게 하고 기도하며 철저히 살아나가게 하셨다. 제자훈련이라는 기초 체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시간이었다.

 

 

각자 자신의 교회 청년부 제자훈련을 소개해달라

 

박재흥: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은 소수 인원으로 짜여 있으며, 성경적인 기본 교리를 많이 알 수 있다. 적어도 이단을 만났을 때, 이 교리가 맞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교리교육을 체계적으로 받는다.   원래 1년 과정이었는데, 사람 수가 늘어나면서 리더가 더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 방학 없이 8개월로 줄였다. 그러나 너무 촉박한 것 같다. 우리 반 같은 경우는 결국 10개월을 했다. 선발과정은 1차 서류전형에다 리더들의 추천서, 시험, 그리고 목회자의 면담으로 이어진다. 리더 추천서는 과거 리더와 현재 리더 두 명의 추천서를 받는데, 그 사람의 인격을 확인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

 

이상민: 분당우리교회는 초급, 중급으로 나눠져 있다. 역사가 짧은데 비해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리더 수급 문제가 참 중요하고 다급하다.
  초급 4개월 과정은 제자훈련이라고 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양육과정으로 보는 것이 낫겠다. 기본적인 QT와 기도생활을 정착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급 4개월은 사랑의교회와 흡사하다. 선발하고, 인터뷰하고, 추천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받았다고 해서 모두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초급만 받아도 자질이 있는 사람들은 리더로 세운다.
  독특한 점을 꼽으라면, 분당우리교회의 리더 같은 경우에는 중급과정을 받은 이후 1년에 4차례씩 많은 리더들이 모인 자리에서 직접 소그룹 모임을 시연하는 세미나를 갖는다. 시연을 하고 다른 리더들의 평가를 듣는 거다. 이때가 가장 힘들다.

 

장은진: 수지사랑의교회도 시스템이 많이 변화했다가 최근에 새로운 목사님이 오셔서 기틀을 잡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청년부원 대부분이 청년부 모임이라는 것 자체를 처음 하는 이들이 많다. 주일에 예배만 드리는 이들도 많고 말이다.
  성장반과 제자훈련 코스가 있는데, 이 두 코스를 마친 후 점검을 통해 리더로 세워진다. 개인의 각자 신앙을 점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요즘은 성장반이나 제자훈련을 하면 좋을 것 같은데, 사정상 못하는 이들을 위해서 일대일 양육을 시작하려 한다. 소그룹을 맡고 있지 않는 리더들이 그들을 일대일로 만나 양육을 하는 것이다. 

 

서승훈: 계산교회는 제자훈련을 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새로 목사님이 오신 이후에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신앙의 기본이면서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많이 배운다. 목사님께서 삶의 실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목사님께 점검받으면서 가끔 혼나기도 하고, 많은 도전을 받기도 한다. 훈련 기간은 10개월로 교회 나온 지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기본적인 것들은 다른 교회와 비슷하다.

 

배미숙: 강남교회가 노량진에 있다 보니, 공부하러 오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제자훈련 기간이 길지 않다. 3개월이다. 시간은 오전 시간인데, 새벽예배 드리고, 제자훈련 받고, 바로 이어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반 직장인을 위한 저녁반도 있다. 강남교회 제자훈련은 제자훈련을 통해 공부하는 데 힘을 얻고, 비전을 재조정하기도 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목사님께서 상처받은 영혼들이 교회에 왔을 때, 회복시켜 파송하는 청년부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 
 

만약 청년부에 제자훈련 과정이 없다면 어떨까?
 
장은진: 아마 중구난방이 되었을 거다. 지금 우리는 제자훈련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받은 동기는 달라도 같은 훈련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우리 수지사랑의교회의 공동체성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제자훈련이 없다면 삭막했을 것 같다. 

 

서승훈: 나 역시 중구난방에 한 표를 주고 싶다. 한 공동체라면 한 색을 갖고 있는 것이 좋다. 『우리 사랑할까요』에서 보면 한 부부가 있는데, 어려움에 부딪힐 때 남편은 말씀으로 부인은 기도원에서 해결하는 등 해결하는 방법이 다르면 함께하는 한 몸 공동체로서 의미가 약해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훈련을 통해 신앙적인 부분이 일치되고, 교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감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박재흥: 제자훈련이 없다면 진정한 리더가 없을 거다. 소그룹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다. 소그룹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저 예배만 드리고 친밀한 교제도, 말씀 나눔의 기쁨도 없이 그냥 집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교회가 되지 않을까. 

 

서승훈: 그리스도의 양들을 섬기는 리더의 자리에 아무나 세울 수 없다. 그래서 제자훈련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몇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이다. 적어도 1년의 훈련 기간을 통해 말씀 양육에 대해서는 철저한 점검을 받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배미숙: 제자훈련이 없다면, 제자가 없다.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건데, 그 인식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정말 할 말이 없다. 

 

이상민: 제자훈련이 없다면, 국제제자훈련원이 없어진다.(웃음) 다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이 제자훈련을 통해 공동의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로 세워진다. 내가 가진 신앙과 목회 스타일이 다른 경우도 있으나 이 제자훈련을 통해 파트너십을 이뤄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제자훈련을 받지 않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서승훈: 우리 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을 빌려서 말한다면, “제자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서 지상명령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필수다. 하나님을 만나고 싶다면, 제자훈련을 꼭 받으라고 추천하고 싶다.

 

장은진: 제자훈련은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예수님의 제자로 살 것인가. 그냥 선데이 크리스천으로 살 것인가는 양 갈래의 길에서 제자훈련을 통해 내 신앙의 새로운 출발을 선포하는 것이다.

이상민: 빨리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흔히 제자훈련 못 받겠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유를 들어보면 시간이 없다는 점을 든다. 그리고 내가 끝까지 할 수 있을까 하며 자신없어  한다. 그러나 시간은 내면 되는 거다.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할 건 다하고 산다. 영화도 못 본 영화가 없고, 티브이도 보고, 잠은 다 자고 말이다. 마음이 있는 곳에 시간을 쓰는 거다. 일생동안 하나님을 믿을 텐데, 하나님을 적당히 믿자는 마음을 버렸으면 한다.

 

배미숙: 학교를 같이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보았을 때는 이 친구가 제자훈련을 받으면 너무 좋겠는 거다. 그런데 그 친구도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하더라. 너무 안타깝다. 제자훈련은 우리에게 올바른 길, 어찌 보면 삶에 있어 지름길을 알려주는 거다. 

 

박재흥: 사랑의교회의 경우 제자훈련을 받으면 이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것이다. 공동체를 떠나든지, 리더로 살든지 두 길 외에는 없다. 이제 편안한 신앙의 길은 접고, 자기를 많이 희생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이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갖는다.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리더가 될까 하는 마음도 갖고. 그런데 우리 목사님을 말을 빌리자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교만이다. 나는 나를 판단할 권한이 없다.
  제자훈련 과정은 시작이자 평생에 걸쳐 해야 할 것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정말 보다 더 많은 청년들이 우리가 그랬듯이 제자훈련을 통해 신앙관과 인생관의 변화를 느끼길 소망한다.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