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09년 10월

기획 5ㅣ교회 안팎에서 예수의 제자로서 향기를 발하라 - 평신도·교회 사례

기획 디사이플

왜 제자훈련을 받는가? 예수를 닮고 싶고, 예수처럼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를 닮고, 누군가처럼 살고 싶은데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수수방관하고만 있어서는 그것을 이룰 수 없다. 그의 모양을 좇아 향기를 내야 한다. 제자훈련을 받은 평신도들은 교회 안팎에서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예수의 향기를 발할 수 있다. 교회 안에서는 순장과 여러 봉사 직분으로, 교회 밖에서는 어려운 이웃의 친구로, 선교의 최전선에서는 작은 일꾼이 될 수 있다. 제자훈련 이후 사역의 장에 뛰어든 평신도들의 모습을 통해 사역이 예수의 제자가 되는 데 있어서 왜 중요한지 점검해 보았다. <편집자 주>

 

1

순장 사역, 순원들과 말씀으로 삶의 해답을 찾다

교회 안에서 제자훈련을 받고 평신도 지도자로서 가장 많이 하게 되는 사역이 소그룹 안에서 말씀을 가지고 섬기는 순장사역이다. 다양한 유형의 다락방에서 순장 사역을 보람 있게 감당하고 있는 순장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순장들의 오픈 된 마음을 보며 서로 격려가 됩니다”
쉬고 있는 순장들이 모인 브리스가 다락방
사랑의교회 지금련 순장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브리스가 다락방 순장으로 10년 넘게 섬기고 있는 지금련 순장(60세). 브리스가 다락방은 순장사역을 하다 잠시 쉬는 순장들이 모인 다락방으로서 1997년 사랑의교회 안에서 생겼다.
본인이 순장 사역을 할 때는 몰랐던 부분을 순원이 되어 다른 순장에게서 좋은 부분을 배울 수도 있고, 잠시 쉬면서 영적 충전도 하면서 순장 사역에 새롭게 도전받는 장이 되고 있는 브리스가 다락방. 지금련 순장(60세)은 이 브리스가 다락방이 자신에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영적 훈련의 장이자 삶을 나눌 수 있는 감사의 장이라고 소개한다.
지금련 순장은 1998년부터 브리스가 다락방 순장을 맡았는데, 처음 이 다락방을 맡았을 때는 다들 교회 최고 리더로서 순장 사역을 하던 이들이 순원으로 모인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다락방 모임을 하다 보니 일반 다락방 모임은 초신자도 배려해야 하고 절제해서 마음을 오픈해야 하는데 반해, 브리스가 다락방은 이미 영적 훈련을 잘 받은 순장들이다 보니 마음 오픈이 너무 잘돼 모임이 즐겁고 편했다고 한다.
브리스가 다락방 안에는 사역을 완전히 내려놓기보다는 여러 가지 가정 상황이나 영적 재충전, 건강상태 때문에 잠시 사역을 내려놓는 순장들이 모이기 때문에 영적 충전을 받고 다시 복귀하여 힘차게 사역하는 순장들이 많다고 한다. 다시 사역하는 순장들을 보면 또 그 모습을 보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고, 자기 자신의 사역도 점검하게 된다는 지금련 순장.
지금련 순장은 “2년만 쉬고 30년 가까이 순장 사역만 하다보니 다른 사역은 아예 할 생각을 못했다”며 “브리스가 다락방이 생겼을 때 초창기 7명의 순장중 대부분이 나이가 들어 포에버 다락방 순장으로 사역하게 되고, 저만 아직까지 브리스가 다락방 사역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초창기에는 7개 브리스가 다락방이 있었고, 오랫동안 브리스가 다락방이 교회 안에 따로 편성되다가 순장의 숫자가 많아지자 3년 전 지역 교구로 넘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쉬는 순장들만의 다락방 모임으로 특수화될 우려도 있고, 교인들이 증가하면서 순장들이 많아지다 보니 사역을 쉬는 순장들도 덩달아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금련 순장은 “요즘은 건강이 안 좋거나 가정형편상 쉬는 순장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사역을 쉬는 이유 중에 하나로는 해마다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통해 배출되는 후배 순장들에게 사역을 물려주기 위한 이유도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1년만 쉬고 다시 순장 사역으로 복귀해 사역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브리스가 다락방을 인도하다 보면 요즘은 꼭 순장 사역으로 복귀하지 않고도 북한사랑이나 선교, 전도 등 다른 사역도 하고 싶어 관련 사역을 배우고 훈련받고 있는 순장들도 있다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서로가 영적으로 도전이 된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제 자신이 더 영적으로 회복되는 사역입니다”
일반/직장인들이 모인 다락방
온사랑교회 김은영 순장

 

올해로 8년째 순장 사역을 해오고 있는 온사랑교회(담임: 한창호 목사) 김은영 순장(52세). 1999년에 제자훈련을, 2000년도에 사역훈련을 받았다. 2001년부터 순장 사역을 쉬지 않고 감당해오고 있는 김은영 순장은 교회에서 순장 사역을 하지 말라고 하면 시험들 것 같다며 순장 사역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김은영 순장은 “제 자신이 말씀을 가르친다기보다는 순원들과 함께 다락방에서 삶을 공유하며 함께 울고 웃는 한 가족과 같다”며 순장 사역을 한다는 점에 대단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2개의 다락방을 섬기고 있는 김은영 순장은 낮에는 일반 다락방을, 저녁에는 직장인 다락방을 섬긴다. 그것도 자원해서 직장인 다락방을 더 맡았다. 그녀는 부모 같은 심정으로 순원들을 대하기보다는 그 자신이 다락방 모임을 통해 위로받고, 영적으로 성장하여 감사하고 있다고 자신의 사역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다락방 모임 자체가 말씀 중심으로 삶을 나누다 보니 영적으로 침체에 빠져있으면 다시 말씀으로 문제의 해답을 찾고 일어서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다락방 모임 중에 순원들에게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래서 다락방이 배가 부흥하여 식구들이 바뀔 때마다 솔직히 가슴이 아프고 섭섭한 마음이 가득하다.
직장인 다락방 모임도 순원들이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저녁 늦게 오지만, 모임이 끝나 집으로 갈 때는 풍성한 나눔으로 인한 영적인 배부름을 안고 돌아간다고 한다. 이는 김은영 순장의 직장인 다락방 모임이 말씀으로 얼마나 충만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진솔하며 화통하게 순장 사역의 기쁨을 말해주는 김은영 순장은 삶의 고민은 누구나 갖고 있게 마련인데, 그 해답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가느냐가 다른 것 같다고 말한다. 다락방 모임에서 말씀을 가지고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며 해답의 길을 찾아가고, 서로를 위해 중보기도 하는 동안 모두들 예수님을 조금씩 닮아가고 있음을 느낀다며, 한 형제 같은 다락방 식구 모두를 사랑한다고 웃음 지었다.
김은영 순장은 “순장으로 사역하면서 예수님처럼 산다는 것,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기쁘다”며 “그 비결은 바로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말씀에 순종하려는 노인들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노인들이 모인 다락방
대전새로남교회 안익상 순장

 

다락방은 누구나 모여서 주님의 말씀을 나누는 장이다. 여기에는 남녀노소 구분이 없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많은 교회에서 다락방은 젊은 계층이나 중년층, 그들만의 다락방이 된 지 오래다.
새로남교회 17교구는 60세 이상 69세 이하의 나이 많은 노인들이 모인 다락방으로 편성되어 있다. 69세가 넘은 70세 이상은 희망부로 넘어가게 된다. 17교구 다락방은 노인들이 순원인데, 현재 5개의 다락방이 있다.
그중 한 다락방을 맡고 있는 안익상 순장(64세)은 2003년 58세의 나이에 특채로 제자훈련과 2004년 사역훈련을 받고 순장사역을 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훈련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다가 교회의 배려로 고령의 나이에 제자훈련을 받고, 순장 사역을 하면서 삶의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안익상 순장은 “나이 드신 분들을 젊은 순장들이 어려워하기도 하고 꺼려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우리 다락방은 순장과 순원이 같은 연배이다 보니 오히려 재미있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고 소개했다.
얼마 전에는 교회에서 성경통독대회를 열었는데, 나이 드신 어르신 다락방에서 1, 2, 3등이 다 나왔을 정도다. 말씀에 대한 사모함이 나이를 비켜갔던 것이다. 나이 많다고 지적 수준이 떨어져 다락방 모임의 질이 낮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정말 우려일 뿐이다. 같은 연배끼리 모이니 열심도 통하고, 단합도 더 잘된다.
나이가 많아 고집이 세서 다락방 모임이 잘 운영되지 않을 것 같다는 오해도 있으나, 오히려 삶의 연륜이 있어서 어떤 문제에 대한 이해도 잘 되고, 순장의 말에 대한 순종도 젊은 순원들에 비해 더 잘한다고 한다.
또 순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기도제목이 나오면 순장보다도 더 열심히 중보기도를 해준다고 한다. 나이가 많다보니 자녀문제로 가정에서 갈등이 있거나 직장이 없기 때문에 경제적 문제로 고통당하는 문제가 많이 기도제목으로 나오는데, 서로 위로하면서 말씀으로 순종하는 모습이 참으로 귀하다고 소개했다.            

<우은진 기자>

 

2
평신도 동역자들이 그리스도의 몸을 세운다

교회 안에는 순장 사역 외에도 평신도들이 섬길 수 있는 사역 현장이 많다. 그리고 다양한 사역 현장에서 각자의 은사와 달란트에 따라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는 평신도 동역자들이 있다. 부르심대로 최선을 다해 섬기고 있는 네 명의 평신도 동역자들에게서 그 섬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배 코디
은혜의교회 사진연 집사

 

은혜의교회(담임: 박정식 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깨어난 평신도들이 각 부서에서 각자의 은사에 따라 활발하게 섬기고 있다. 그 중 예배코디부는 교회에서 드려지는 모든 예배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부서이다.
예배코디부는 매주 드려지는 예배뿐 아니라 절기예배, 특별행사 때의 예배 등도 기획한다. 예배 중 대표기도, 찬양대 등의 헌신자를 배치하고, 타 부서와 조율, 협력할 뿐만 아니라 안내, 냉난방, 자리배치 등 예배 환경을 세심하게 점검하고 정돈하는 것까지 맡아 섬기고 있다. 
예배코디로 3년 정도 섬겼다는 사진연 집사는 “제자훈련을 할 때 늘 목사님께서 공동체의 비전을 나누셨고, 훈련생들이 개인의 비전과 은사를 발견하고 나눌 수 있도록 하셨다. 제자훈련을 마칠 즈음, 목사님께서 예배코디로 섬기는 것에 대해 제안하셨다. 한 달 동안 신명기 묵상과 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됐고, 순종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제자훈련을 통해 “목적 있는 헌신의 자리에 서게 되었다”고 고백하는 사 집사. “공동체 안에서 먼저 많은 섬김을 받았다. 예수님과 그분들의 본을 따라 섬김의 도를 실천하는 것이 섬김의 목적이 됐다.”
사진연 집사는 사역 전에 먼저 제자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의지와 열심만으로 섬겼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사 집사는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도록 섬기기 위해, 사람의 생각과 방법이 아닌 하나님이 주신 지혜와 힘으로 섬겨야 한다는 것을 계속해서 경험하고 있다. 또한 “목사님과 함께 하는 동역자로서 잘 섬기고 싶다”라고 다시 한 번 헌신을 다짐했다.

 

성가대
의정부 열방교회 우영구 집사

 

어린 시절부터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이 기뻤다는 의정부 열방교회(담임: 김국명 목사) 우영구 집사. 우 집사는 올해 제자훈련을 받고 있는데, 제자훈련을 통해 예배, 성도들과의 관계, 배려, 섬김에 대해 새롭게 깨달은 것이 많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성가대로서 잘 섬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우영구 집사는 하나님께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기 위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찬양을 하기 위해서, 찬양이 곧 기도이므로 기도하는 마음으로 찬양하기 위해서 늘 준비하고 노력하는 성가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고백한다. 
또한 우 집사는 성가대 총무로서 연습 장소, 단합대회 등을 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가대원 한 명 한 명을 위해 기도하며 섬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어떤 기능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서로를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좋은 공동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자훈련에서 배운 ‘섬김이 노트’를 성가대에 적용하려고 한다.
일주일 동안 한 명의 성가대원이 섬김이 노트에 기도제목을 기록하고 기도하다가, 다음 주에는 다른 성가대원이 섬김이 노트를 맡는다. 즉 성가대원들이 공동체와 개인을 위해 기도제목을 기록하고, 집중적으로 기도한다. 
섬김도 곧 예배이므로, 신령과 진정으로 섬기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우영구 집사. 우 집사는 “섬김이 노트를 활용하면, 기도제목도 많아지고 집중적으로 기도의 훈련을 하게 된다. 이제 총무로서 성가대를 기도로 섬기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바나바의 역할을 하고 싶다. 작은 일이라도 먼저 섬기고 준비하면서,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잘 감당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도특공대
한뜻교회 정혜진 집사

 

한뜻교회(담임: 한상윤 목사) 정혜진 집사는 7년 전 제자훈련을 하면서 매일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여 남편 구원을 위해 기도했다. 어느 날 남편은 예수님을 영접했고, 절대로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람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 집사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다고 한다. “아버지. 감사해요. 저도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데, 아버지의 딸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정혜진 집사가 받은 응답은 바로 ‘전도’였다.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 제 사명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정 집사는 전도폭발훈련을 받게 됐고, 하나님께서는 그녀에게 전도의 열매를 많이 맺게 하셨다.
결국 정 집사 마음의 소원과 목사님의 권유가 합쳐져 전도폭발임상지도자훈련까지 받게 됐고, 이후 교회에서 전도특공대 리더로 섬기게 됐다. 전도특공대는 평일 오전 10시 30분에 모여서 찬양과 기도를 하고, 전도를 하러 나간다. 월요일에는 아픈 사람들을 심방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관계전도를 한다. 이때 리더인 정 집사가 어떻게 전도를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정 집사는 작년부터 새생명축제의 기획도 맡게 됐다. 새생명축제 일정 계획, 팀 조직, 팀별 업무 분담, 새생명축제 이후 새신자 정착까지 총 디렉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작년에 국제제자훈련원의 대각성네트워크모임, 사랑의교회의 대각성전도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 집사는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는 말씀을 붙들며 섬기고 있다. 내가 속한 교회뿐 아니라 이 나라와 세계 곳곳에서 많은 영혼들이 돌아오는 것을 꿈꾸며 기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어렸을 때부터 나를 훈련시키셨다. 학기마다 전학을 다닐 정도로 이사를 자주했지만, 어디서든 적응을 빨리했다. 연령 대, 성별에 상관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성격이다. 그리고 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붙여주신다. 내 욕심이 아니라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기도와 말씀을 가지고 나아가면 된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
정혜진 집사는 가족, 성도들과 한마음으로 함께 전도하고, 함께 섬기고 있어 더욱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중등부 교사
화평교회 이상화 집사

 

제자훈련과 이후의 사역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깨달아가고 있는 화평교회(담임: 최상태 목사) 이상화 집사. 이 집사가 중학교 교사로 섬기게 된 것은 목사님의 권유 때문이기도 했지만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부터 중등부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화 집사는 중학생 시절에 믿음 없이 교회에 왔다 갔다 하면서 방황했고, 그 후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그는 ‘아이들이 나처럼 방황하지 않고 일찍부터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중등부 아이들을 섬기게 됐다.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한 사역이었지만,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인사도 하지 않는 아이, 질문을 해도 잘 대답하지 않는 아이 등 그의 마음과 달리 아이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이 이 영혼을 사랑하신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믿음을 갖고 주님을 닮아가게 할 수 있을까?’라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상화 집사는 주일뿐 아니라 평일 전화 심방, 토요일 방과 후 만남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그러자 언제부턴가 아이들이 그에게 비밀을 털어놓기도 하고, 고민하던 신앙 문제를 상담하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변화되진 않지만, 조금씩 생활이 변화되고 믿음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기뻤다.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았던 일들로 인해 속으로 얄미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까지 회개했다.”
그는 교사로 섬기는 것을 잠시 쉬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9년여의 시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가르친 것보다 배운 것이 더 많다고 고백한다.
교사로 섬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 집사는 “의무감으로 일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교사 자신과 하나님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늘 말씀과 기도로 충만해야 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박시온 기자>

 

3

지역 사회를 섬기는 예수의 제자들

제자훈련을 받은 예수의 제자들이 사회에 거룩한 책임감을 갖고 섬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흐르지 않고 고여 있으면 썩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각 교회에서는 예수의 제자들이 지역 사회를 위한 사역의 물꼬를 트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중 두 교회의 사례를 소개한다.  

 

소양제일교회 이야기
섬김은 제자훈련을 피부에 와 닿게 한다

 

주력 지역 봉사의 장: 호스피스 , 노인요양시설, 어린이집
소양제일교회(담임: 이주호 목사)가 호스피스 사역을 한 지는 10년째다. 시설 명칭은 ‘기쁨의 집’으로 현재 8명을 섬긴다. 말기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이들을 무료로 섬기며, 복음을 전한다. 실질적인 일들은 7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담당한다. 호스피스 사역을 목장(소그룹) 중심으로도 섬기는 경우가 많다. 소그룹이 호스피스 봉사를 하면서 아예 그 안에서 예배를 드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결정들은 순장과 소그룹의 자체 결정으로 이뤄진다.
또 하나의 사역은 어린이집이다. 설립된 지 6년째인 사랑샘어린이집은 교사를 포함, 다양한 영역에서 훈련받은 성도들이 앞장서 섬긴다. 재정은 교회에서 일체 관여하지 않으며, 건물을 무료로 임대하고 있다. 그 결과 유기농 식단과 투명한 재정 경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경쟁률이 20대 1일 만큼 춘천시에서는 인기 높은 어린이집이다.
엠마우스는 노인요양시설로, 시작한 지는 3년째다.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으나 호스피스와 어린이집 등의 사역을 좋게 본 시청이 적극 지원했다. 기초생활권자인 할머니 10명을 모시고 있다. 이 외에 매달 시내의 한 병원에서 웰빙음악회를 열고 있으며, 밥퍼 봉사, 스포츠 선교 등이 훈련받은 이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자훈련과 섬김사역: 섬김은 제자훈련의 또 다른 돌파구
소양제일교회 제자훈련생은 대체로 섬기는 사역이 하나씩은 있다. 사역훈련생은 거의 100퍼센트다. 이주호 목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의 역할, 성도들의 역할을 알게 되면 자발적인 결단이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사역훈련에서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실제 훈련이 끝나도 나태해지기보다 영적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봉사 현장에 나갈 경우 복음에 대한 의미가 실제적으로 다가오는 은혜도 있다고 했다. 깊은 훈련이 이뤄지게 돕는 매개체가 된다는 의미다. 실제 호스피스 사역을 하는 한 훈련생은 직접 죽음을 목도하면서, 복음과 천국과 죽음이 피부로 다가온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이주호 목사가 처음부터 제자훈련에서 섬김을 강조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 CAL세미나를 받고, 벅찬 마음에 다섯 개의 제자반을 진행했다. 몇 년 안 가서 많은 이들이 제자훈련을 받은 것에 반해 새가족이 그만큼 늘지 않아 사역의 현장이 현저하게 모자라는 일이 발생했다. 그때 사역의 활로를 지역 봉사의 현장에서 찾았다.
원래 이주호 목사는 개척할 때부터 지역 봉사를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초창기 때부터 호스피스 사역을 시작했는데, 그리 크게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제자훈련생들이 이 봉사사역에 적극적으로 투입되자 그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역이 활발해지자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소문도 나고, 이 소문은 성도들이 자긍심을 갖게 했다. 또한 지속적으로 새가족들이 연결되는 선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주호 목사는 이 과정에서 목회자로서 필요한 자세가 리더들이 주도적으로 사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외부단체에서 하는 봉사의 현장에서 섬기는 것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tip  리더들이 스스로 주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라. 

 

평택대광교회의 이야기

섬김에 높낮이가 없는 문화를 만들라

 

주력 지역 봉사의 장: 대안학교, 유치원, 걸식자 식사 봉사
평택대광교회(담임: 배창돈 목사)는 얼마 전에 새로운 사역을 시작했다. 걸식자들을 위한 식사 봉사다. 이름은 아가페 하우스, 교회가 아닌 평택 시내에서 점심시간에 진행된다.
노숙자부터 점심을 거르는 노년층, 걸식 아동 등이 찾는다. 물론 이전에도 같은 사역을 안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계속된다는 것이다. 토요일 주말만 제외하고 각 요일별로 봉사팀이 짜여 매일 섬긴다. 이 봉사팀에서 주도적으로 사역하는 성도들은 거의 20여 명, 대다수가 제자훈련을 받은 이들이다.  
또 다른 사역으로는 대안학교가 있다.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아가는 차세대를 키우기 위해 시작한 자유기독학교는 2007년 개교했다. 성경에 근거해서 말씀과 기도로 모든 과정을 시작하는 이곳에는 교사와 식당보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훈련받은 일꾼들이 학교의 일이 자신의 일인 양 섬긴다.
월급을 받는 이도 있지만 월급을 받지 않고 일하는 이들이 많다. 이외에도 2003년에 시작된 파이디온 드림스쿨이라는 이름의 유아교육기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웃사랑나눔회를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을 돕는 봉사가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경로잔치와 장애인 초청 잔치, 택시기사 초청 잔치가 때에 따라 열린다.

 

제자훈련과 섬김 사역: 올바른 교회론이 섬김의 높낮이가 없는 문화를 형성한다
제자훈련을 한다고 해서 모두가 순장으로 서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은사대로 교회를 세워 가면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순장으로 서지 못하는 것을 민망해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테면 순장 사역이 다른 사역보다 우월 시 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이러한 경향은 훈련 이후 순장 사역이 아닌 다른 사역을 섬기는 데 걸림돌이 된다.
평택대광교회는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 이 교회에서는 순장을 하다가도 멈추고 순원이 되는 경우도 꽤 있다. 자신의 은사와 맞지 않아, 직장의 사정상, 또는 휴식을 갖고 싶어 순장을 내려놓은 이들은 그동안 다른 섬김의 길을 찾기도 한다.
이들이 할 수 있는 봉사의 현장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아가페 하우스 역시, 순장 사역을 쉬고 있거나 맡지 않은 이들이 주축이 되어 섬기고 있다. 훈련된 이들은 스스로 봉사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선다. 그 덕분에 지역 사회 섬김이 더 넓어지고 확장되고 있다.   
배창돈 목사는 이러한 문화가 “정확한 교회론을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문화”라고 말한다. 직분이 벼슬이 아니며, 교회 자체가 섬김의 공동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가장 낮은 자리로 오신 예수님처럼, 우리 역시 그렇게 섬겨야 함을 성도들에게 강조한다. 가끔은 타 교회에서 온 이들이 이러한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순장이 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떠나는 아픔도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러한 성도들 역시 교회론을 정확하게 배우면서 교회의 존재 의미를 깨닫고 사역을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실제 평택대광교회는 교회 내외 사역이 모두 성도들에 의해 움직인다. 연말이 되면 각 파트의 섬김이들을 모집한다. 교회 사무실 담당, 청소 담당까지 교회의 모든 영역이 그 대상이다. 덕분에 교회 안에는 직원이 따로 없다. 독특한 봉사 문화도 많다. 전도폭발훈련 기간 동안 아기 보는 섬김, 순모임 시간 동안 아기 보는 섬김도 있다.
이 모든 사역의 특징 중 하나는 교회의 예산을 측정해서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물질로도 섬긴다는 점이다. 배창돈 목사는 “물질을 투자하면, 마음과 몸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기에 더 열정적으로 섬기는 것 같다”며, “초창기에 이미 분명한 교회론이 공유된 것이 이러한 전통을 만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tip 제자훈련을 통해 정확한 교회론이 공유되어야 한다.                                        
<안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