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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최현범 목사 _ 부산중앙교회
독일에 있을 때, 어떤 교인을 심방한 적이 있다. 그는 뜰에 한국 배나무를 접붙여서 키웠는데, 거기서 배가 열렸다면서 그 귀한 것을 내놓았다. 유럽의 배는 작은 표주박같이 생겨 시큼털털한 맛이 나기 때문에 재독 한인들은 크면서도 아주 달고 시원한 우리나라 배를 늘 그리워했다. 그런데 그날 한국 배라고 나온 것은 돌배같이 작고 당도도 높지 않은 것이었다. 기후도 다르고 일조량도 부족하며 좀더 전문성 있게 못 키운 탓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풍토가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같은 나무지만, 땅에 따라서 맞을 수도 있고,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같이 목회 프로그램도 목회 토양에 따라 잘 맞는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 현재 우리가 하는 제자훈련의 경우 교재나 과제물, 진행과정 등이 옥한흠 목사와 전문사역자들의 오랜 노하우를 거쳐서 상세하게 매뉴얼화 되어 있다. 그러므로 제자훈련을 하고자 하는 목회자는 우선 이 매뉴얼의 기본원칙과 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 것으로 만들겠다고 하여 섣불리 여타의 프로그램과 혼합하여 진행하거나, 간소화시킨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이 제자훈련은 사랑의교회에서의 임상과정을 통해 만들어졌기에 한 지역 교회가 갖고 있는 상황이 많이 고려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 교회에서는 자기 교회에 맞도록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자신의 교회 자체가 제자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먼저 자기 교회의 토양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제자훈련을 언제 어떻게 진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