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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기혁 목사 _ 대전 새중앙교회
시간은 예술이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24시간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서 12시간처럼 사용할 수 있고, 36시간처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서 투박한 옹기그릇이 될 수도 있고, 우아한 도자기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이 독약처럼 투여될 수 있는가 하면 사람을 살리는 보약이 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다. 시간을 사용하는 데에는 그만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 시간 안에는 인생관이 있고 세계관이 있다. 그리고 신학이 있다. 너무 거창한가? 아니다. 나는 거창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단아한 것을 즐기는 성품이다. 우아하고 화려한 것보다는 절제되고 소박한 것이 좋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결국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누구는 몇 시간 기도하고, 몇 시간 연구하는가 하는 따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배경과 환경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도 그렇게 해야지”라고 무턱대로 따라하다가 실패와 낙담의 구렁텅이에 스스로를 밀어 넣기 십상이다.
교회밖에 모르고 자라다
우리 가정은 태생적으로 복잡했다. 선친은 유교 정신에 관한 한 동네의 지주였다. 어머니와 사별하시고 재혼하셔서 나를 낳으셨고, 어머니 역시 남편과 사별하시고 재혼하셨으니까 복잡한 가정사를 이해할 수 있을 게다. 이복형님 세 분과 누님이 한 분 계셨다. 사실 나이 차이가 워낙 커서 형님과 누님이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으셨다. 그 바람에 막둥이로서 선친의 사랑은 각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