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좌담회
· 일 시 : 2011년 4월 9일
· 장 소 : 국제제자훈련원 연성채플
· 인 도 : 박연주 사모(인천 은혜의교회)
· 참가자 : 최정희 집사(인천 은혜의교회, 경인여대 교수), 김진미 집사(대전 새로남교회, 충남대 교수), 신유은 집사(사랑의교회, 수학강사), 모윤희 집사(평택 대광교회, 사진관 운영), 이경자 권사(화평교회, 생명의전화 상담가)
· 정 리 : 우은진 편집장(월간 <디사이플>)
제자훈련은 잠자던 평신도를 깨우는 것이다. 평신도에게 주신 예수님의 소명을 그들에게 다시 일깨워 주면서, 그들이 세상에서 예수의 멋진 제자로서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다. 현재 한국 교회는 70%가 여성 교인들이다. 제자훈련은 바로 이 여성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정체성과 소명의식을 일깨워주고, 가정과 교회, 직장에서 새로운 사람으로 살아가는 리더십을 세워주고 있다. 이에 5개 교회의 여성리더들을 초청해 평범한 아줌마에서 여성리더로 다시 태어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교회 70%를 차지하는 여성들의 리더십
박연주 사모 제자훈련이 여성들의 의식을 깨우고, 어떤 리더십이 삶의 현장에서 펼쳐지는지 각 교회 여성리더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저는 인천 은혜의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인도하고 있는 박연주 사모입니다. 제자훈련 받은 많은 평신도들 중에는 절대 다수가 여성들일 만큼 교회 안에는 훈련 받은 여성리더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한국 교회 안에는 교회 여성들의 리더십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한 점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자훈련이 한국 교회 안에 자리 잡으면서 말씀으로 예수님의 제자로서의 신분을 깨달은 평신도 교회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 교회와 가정, 직장 안에서 놀라운 여성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하시면서 언제 제자훈련을 받았고, 현재 교회에서 어떤 사역으로 섬기고 있는지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김진미 집사 저는 대전 새로남교회 여직장인 다락방 순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현재 충남대 미생물분자생명과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고, 새로남교회는 2003년 남편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하면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천안장로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이미 받은 데 이어, 2004년 새로남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또 한 번 받았습니다. 새로남교회에서 오랫동안 불교신자였던 남편이 세례를 받았고, 딸이 입교를 하는 등 가정이 믿음으로 세워지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최정희 집사 인천 은혜의교회는 1995년에 등록해서 1996년 베델성서대학과 제자훈련을 수료했습니다. 결혼하면서 개척 교회에서 헌신하며 신앙생활을 했었는데, 은혜의교회에 와서야 제자훈련을 받으며 모태신앙인으로서 정체되어 있던 신앙에 한 줄기 청량한 물줄기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여직장인 다락방과 은혜의교회에 탐방 오는 손님들을 안내하는 사역으로 섬기고 있으며, 인천 경인여자대학에서 간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신유은 집사 1996년에 사랑의교회에 왔는데, 2000년 제자훈련을 받고 올해로 7년째 순장으로 신혼부부 다락방을 섬기고 있습니다. 주일에는 특별히 청소년에 대한 마음이 있어서 중등부 교사로도 섬기고 있습니다. 직장은 학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학 강사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모윤희 집사 평택 대광교회는 1990년 결혼을 하면서 다니게 되었고, 제자훈련은 1993년에 받았습니다. 전에는 금융기관에서 일을 했고, 결혼 이후에는 남편의 사진스튜디오 일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 다락방 순장과 전도폭발 교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이경자 권사 저는 남편과 신앙의 차이로 갈등이 있었는데, 가정교회라는 모티브를 가지고 부부가 함께 사역하는 화평교회에 대한 좋은 입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2006년 남편과 함께 제자훈련을 받게 되었고, 그때 말씀이 삶에서 실제적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남편의 부정적인 시선이 바뀌고 서로 지지해 주는 부부관계로 변화되었습니다. 현재 남편은 가정교회 가장으로, 저는 총무로 섬기고 있습니다.
경청과 기도의 리더십이 개발되다
박연주 사모 각자 자기소개만 했는데도 <디사이플> 좌담회의 취지와 맞는 분들만 모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 순장으로서 교회 내 소그룹에서 성경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에 주력하고 계시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는데, 여성으로서의 감각이나 부드러운 리더십이 많이 발휘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제자훈련을 받고서 각자 어떤 리더십이 개발되었는지 소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최정희 집사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새벽예배, 큐티, 말씀 암송 등 해야 할 과제물들이 기본적으로 너무 많아 그것들이 제 삶 속에서 익숙해지기까지 인내와 절제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자훈련은 모태신앙인으로서의 제 영적 자만심을 무너뜨렸고, 타인에 대한 경청의 리더십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대학 교육의 문제 중 하나가 일방적인 전달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배려하는 것에 대해 소홀하게 되고, 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들이 직장이나 가정 안에서까지 자주 발생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자훈련을 통해 경청하고 배려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실천하게 된 것이 큰 소득이었습니다.
모윤희 집사 1994년도에 제자훈련을 받고 나서 가정과 교회, 직장에서 성장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먼저 가정과 직장 안에서 기도의 리더십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새벽기도와 큐티가 가정 안으로 들어와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기도를 드리게 되었는데, 저녁마다 집에서 하루 동안 있었던 이야기들을 나누고 고민과 기도제목을 내놓게 되니, 가족이 하나가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도대상자를 위한 기도제목을 가족 기도모임에서 내놓았는데, 아이들도 엄마의 전도대상자의 결신에 대해 궁금해 하더군요. 또한 훈련을 받기 전에는 사진스튜디오에 오는 손님들을 돈을 벌기 위한 대상으로만 보았다면, 이제는 그들이 전도대상자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진스튜디오가 선교지라는 마인드로 바뀌자, 그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으로서 더 친절하게 섬기게 된 것입니다. 제자훈련을 통해 영혼을 향한 열정이 생겼고, 그것이 기도의 리더십으로 세워졌습니다.
김진미 집사 거의 서른이 다 되어 늦게 주님을 영접한 저의 신앙은 체험적인 신앙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제 신앙의 모습을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기독교 교리 부분도 그렇고,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것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풀어져 있던 제 신앙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교회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식당 봉사와 예배 안내를 주로 섬겼었고,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는 사역에 대해서는 수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자훈련 이후 여성들도 평신도 동역자들과 함께 교회를 위해서 말씀을 들고 사역할 수 있다는 사명감과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제자훈련을 하지 않는 교회는 여성들이 열심히 몸으로 섬기기는 하지만, 체계적으로 믿음이 성장하고 이렇게 성장한 믿음을 갖고 남자들과 동등하게 사역할 수 있는 기회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제자훈련은 교회 안에서 몸으로만 헌신하던 교회 여성들에게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의 특권을 회복시켜준 리더십의 일대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수성과 모성의 리더십이 발휘되다
박연주 사모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여성 리더십의 강점은 부드럽고 수평적이며 따뜻한 감성이 풍부하다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감수성과 모성의 마음이 교회 안의 상처받고 아픔이 많은 성도들을 치유하고 돕는 데 귀하게 사용되는 것을 많이 목격하곤 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는 순장으로서 소그룹 순원들을 섬기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남성과 달리 여성들의 이런 감수성과 모성이 실제 교회와 가정, 직장 안에서 어떻게 발휘되고 있는지 각자의 경험담을 듣고 싶습니다.
신유은 집사 남성과 여성을 굳이 비교해서 여성이 더 많이 가지고 있는 심성을 들자면 모성이나 감수성을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에 한 사람을 품는 마음이 여성들에게 더 강합니다. 제가 섬기는 다락방은 3년마다 순원들이 바뀌는데, 올해 맡은 다락방은 새댁들만 모였습니다. 남편의 늦은 귀가나 시어머니가 가져온 김치 때문에 갈등하는 순원들도 있는데, 신혼시기에 힘들고 어려운 그들만의 고민을 친정엄마처럼 함께 울고 함께 기도해 줍니다. 가을에 김장을 같이 하거나 요리 레시피를 나누기도 하며, 어린 자녀들의 양육과 산후 우울증 문제 등도 함께 고민합니다. 이런 점은 남자 순장이 섬길 수 없는 여성 순장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은 어떤 문제도 섬세하고 자세하게 나누는 여자만의 감수성이 있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문제도 저처럼 어른 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에 낀 중간 세대로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매일 말씀문자를 보내주며 말씀 안에서 순종하는 은혜를 나눕니다. 여성으로서 같은 여성들을 섬기는 이런 경청과 감수성의 리더십은 여성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자 권사 저희 교회 같은 경우는 소그룹이 가정교회이다 보니, 부부가 같이 삶을 나누게 됩니다. 사실 교제 중심으로 삶을 나누다 보니, 이야기치료 같은 것을 경험합니다. 이때 어머니의 마음과 여성 특유의 감수성이 발휘되는 것을 느낍니다. 소그룹 안에서 자신을 잘 오픈하지 못하는 분, 남편이나 아내가 옆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어 문제를 잘 꺼내놓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열린 질문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그들이 삶을 내놓았을 때는 이미 해결이 진행 중이라는 증거입니다. 부부가 소통을 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막혀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런 가정이 있을 경우, 가정교회 안에서 제가 마치 엄마와 같이 그 문제를 직감하게 되고, 그와 관련된 우리 부부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줍니다. 그러면 그들은 자신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마음속 이야기들을 안심하고 나누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서 얽혀있던 부분이 풀어지게 됩니다. 또 때로는 일대일로 만나 여성 순원들의 고통을 들어주는데, 이런 것이 엄마와 같은 모성과 감수성의 리더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내·엄마의 모습부터 바로 세우기
박연주 사모 한국 교회는 여성들의 믿음을 통해 가족 전체가 전도된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아이를 업고 눈 오는 추운 겨울에도 가족을 위해 새벽기도 하는 한국 여성들의 신앙과 리더십은 오늘날의 한국 교회를 있게 한 초석이었습니다. 이 여성들이 가정 안에서 가족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큽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불신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교회 여성들이 참 많습니다. 이런 경우 더욱더 여성적 모성과 감수성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경험합니다. 우리가 여성리더라고 이야기하지만 남편들이 믿지 않으면 정말 어렵습니다. 그 남편을 전도하는 것 또한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안에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가족들에게 어떤 리더십을 펼치고 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김진미 집사 자녀들은 자라면서 부모를 평가하게 됩니다. 엄마가 삶의 실천없이 말만 한다면 자녀들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다락방 순원과 전화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엄마를 평가하기 시작합니다. 교회에서 순장으로 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에서 자녀들에게 보이는 엄마의 모습이 결국 최상의 영향력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도 교회에서 활동을 하니까 더 잘 평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남편이 저보다 늦게 제자훈련을 받았는데, 아이들이 아빠의 신앙과 엄마의 신앙을 비교하는 것을 보고 긴장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자녀들은 생활 속에서 제 모습을 모니터합니다. 아이들이 커서 문제가 생길 때에는 기도와 말씀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새로남교회에서는 권사 직분을 받을 때, 남편의 사인을 받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왜 권사 추천을 받고 싶으냐”, “마음속에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말을 듣고,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새벽기도도 나가고, 순장도 하고, 교구장도 하는 등 “나는 잘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위험하고 교만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교회에서 신앙인으로서의 모습보다도 가정 안에서 남편과 자녀 앞에서의 모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 사건이었습니다.
모윤희 집사 여성들이 가정에서 멋진 리더십과 영향력을 펼쳐야 하지만 솔직히 가장 잘 못하는 부분이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 사진스튜디오에서 남편과 하루 종일 같이 일하다 보니까 부딪히는 일이 많습니다. 얼마 전 남편과 한바탕 하는데, 담임목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갑자기 말투를 상냥하게 바꿔서 “아 네, 목사님~” 하고 너무 공손히 전화받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얼마나 속으로 비웃었을까 생각하니 부끄러워졌습니다. 아이들조차 엄마가 전화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누구랑 통화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교회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다르니까 영향력이 부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신유은 집사 저는 제자훈련 이후 가장 많이 변화된 것이 인내였습니다.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본 사람이 사실 남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자훈련 이후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기도하며, 기대하며, 기다리기였는데, 하나님께서 여기에 ‘기뻐하기’를 하나 더 추가해 주셨습니다. 4가지를 삶 속에서 실천하니까 삶이 정말 변화되었고, 남편까지 저를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생각하기에 제가 지금 힘들 것 같은데 기쁘게 지내고, 시댁 제사를 가서도 열심히 일하니까 신기해하면서 ‘저 사람이 정말 훈련 받고 뭔가 달라지긴 달라졌구나’를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경자 권사 제 신앙은 제자훈련을 받고서야 비로소 전환점을 갖게 됐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화평교회에 시어머니와 삼형제 부부가 모두 출석하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제자훈련을 받기 전에도 충분히 가족 전도를 위해 기도하고 잘 섬겼다고 생각했는데, 가족관계에서조차 손해 보지 않으려 했던 제 모습을 발견했던 것입니다. 남편이 제자훈련을 통해 세워지고 나니까 그가 통로가 되어 2년 후, 시댁식구들이 모두 주님 품 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판단하고, 손해 보지 않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이 훈련 이후 우리가 먼저 손해 보자 하고 기준을 정하게 되었고, 그렇게 실천했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그동안 우리 부부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유교사상이 강했던 아주버님이 먼저 주님 품으로 돌아오셨을 때는 마치 천국 속에서 미리 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구름 위에 떠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뒤 나머지 시댁 식구들도 주님 품으로 차례차례 돌아왔는데, 지금은 모든 식구들이 각 가정교회에 출석하다 보니, 더욱더 우리 부부의 신앙모습을 점검하게 됩니다. 가족들이 가까이 있으니까 삶 속에서 좀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제대로 살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을 느낍니다.
감동과 헌신이 넘치는 여성 리더십
박연주 사모 우리가 가정이나 직장 등 불신자들과의 관계에서 불편하고 손해 본다는 느낌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그만큼 더 채워주시는 것도 있습니다. 이제는 교회 내에서 여성들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각자 순장이나 교회 여러 부서에서 사역을 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교회에서 여성들의 사역 활동이나 리더십 면에서 어떤 점이 배울 점이 있고, 또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나눠 주셨으면 합니다.
최정희 집사 은혜의교회는 많은 교회들이 탐방을 오는데, 참관하러 오시는 많은 분들이 참 독특한 교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합니다. 여성 동역자 7명의 코치와 24명의 교구장, 100여 명의 순장들이 오직 1명의 담임목사와 함께 은혜의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저 역시 은혜의교회에 처음 왔을 때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유급 직원이 하나도 없고, 장로 세 명과 오로지 평신도들만으로도 교회가 움직여진다는 점이 신기했습니다. 교구장을 주축으로 해서 가정보다 교회를 더 우선순위에 두고 섬기는데, 여성 교구장님들이 9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하는 모습이 직장에서 돈을 받고 일하는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저는 월급을 받고 직장에서 섬기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런 여성 평신도들의 헌신의 삶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고, 생활로서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가슴을 저며 왔습니다. 이 길은 제가 따라가야 하는 길이자, 어려운 길이기도 했던 것입니다.
김진미 집사 새로남교회 역시 여자 순장님들과 교회학교를 섬기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남교회 시스템이 바뀌면서 여자 순장님들이 거의 전도사님의 역할을 감당하며 교회를 섬기는 모습을 볼 때, 어머니도 위대하지만 여성은 정말 위대하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여성들이 웃으면 그 교회는 정말 밝고 건강한 교회이고, 여성들이 울고 다투면 그 교회는 분쟁이 많고 갈등이 많은 교회입니다. 교회는 여성들의 헌신과 기도로 세워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신유은 집사 저는 여성으로서 제가 어떤 리더십을 갖고 있나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한 마디로 ‘무수리 리더십’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중등부에서 큐티 교사로 섬기고 있는데, 이 큐티모임을 위해 아이들이 6시 반에 교회에 옵니다. 이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서 큐티모임을 이끕니다. 선생님은 미리 이 시간에 일주일치 큐티를 아이들에게 다 가르쳐줘야 합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아이들 시험기간에 시험 볼 때 쓰는 컴퓨터 펜과 말씀, 비타민 등을 포장해서 선물을 보냈는데, 믿지 않는 부모의 경우 “교회 선생님이 누구냐”고 하면서 학부모 모임에 나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렇게 작은 것을 지혜롭게 섬기는 것이 ‘무수리 리더십’, 즉 여성 리더십이 아닌가 싶습니다.
박연주 사모 사랑의교회 순장님들은 다 깍쟁이일 것 같았는데,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 우리 교회에도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수 배우고 갑니다. 그런 선물 아이디어도 여성만의 감수성과 감동이 전해져서 전도할 때 참 좋을 것 같습니다. 여성 리더십에서 감수성도 중요하지만 이와 같은 진한 감동은 더욱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진미 집사 신천지와 같은 이단이 교회로 파고드는 것을 몇 번 경험한 적이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의 분별력은 여성이 남성보다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성들만이 가지고 있는 직감이라는 게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도 조금 이상해서 교회에 보고하면 적중할 때가 많았습니다. 남성들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여성들이 정말 세밀한 부분에서 리더십을 요청받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박연주 사모 교회에서의 여성 리더십의 특징을 꼽는다면 여성만의 솔직함, 직위나 직분을 바라지 않는 계급성을 탈피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예수님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는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이경자 권사 여성들의 경우 교회에서 봉사를 할 때 뭔가를 바라고 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수많은 교회 행사와 80여 개의 가정교회에서 섬기는 여성들을 보면 모두가 주님의 충성된 일꾼이자 기쁨으로 헌신하는 이들입니다. 화평교회는 가정교회 안에서 여성들이 주로 가정총무를 맡고 있는데, 모든 재정권이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자체적으로 각 선교사를 협력하여 돕고 있습니다. 여성 총무가 사랑방 헌금으로 선교사들을 지원하고 가정교회를 총체적으로 섬깁니다. 이처럼 여성들은 자신이 가진 어떤 것으로든지 헌신하지만 이때 대가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 헌신과 섬김에 기뻐하는 여성들의 순수한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성 리더십의 모습은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어 교회 공동체를 건강하게 세웁니다.
최정희 집사 저는 여자직장인 다락방 순장이라 저녁에 모임을 갖습니다. 순원들에 따라 헌신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몸으로 하는 헌신은 잘하는데, 헌금을 드리는 것에는 인색한 사람도 있습니다. 반대로 십일조 등 헌금은 잘하는데, 몸으로 섬기는 일은 잘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순장의 균형 있는 리더십이 본이 되어야 합니다. 저부터도 교회 바닥을 닦는 사역이 부담스럽지만, 은혜의교회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한 일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앞서 헌신하는 여성리더들을 보면 나도 따라해야겠다는 선한 영향력을 받게 됩니다.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리더십을 펼쳐라
박연주 사모 제자훈련의 열매는 세상 속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많은 여성들이 직장 속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활약하고 있습니다. 직장을 다니시는 분들 중 제자훈련을 받고 세상 속에서, 특별히 직장 속에서 어떤 변화가 있으셨는지 듣고 싶습니다. 더불어 여성으로서 가정과 직장이라는 두 개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어려움도 나눠주셨으면 합니다.
김진미 집사 제가 순장 직분을 처음 받았을 때 신임 순장 간증을 했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제 자신이 세상 속에 파송된 선교사라는 것이었습니다. 평신도로서 직분을 받았을 때 교회에서 훈련 받고 말씀으로 든든히 세워져 세상으로 파송되는 것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부담감이 밀려왔습니다. 가정의 일도 돌봐야 하고, 직장 일도 해야 하고, 며느리 역할 등 이 모든 것을 내가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때 ‘오지로 나가는 선교사들도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크리스천이기에 받는 따가운 시선들, 크리스천이라는 기대치와 더 양보를 실천해야 하는 삶,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더 조심해야 하는 삶의 모습들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한번은 주님께 세상에서 빛과 소금의 본을 보이기가 어렵다고 기도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예수님의 이름을 더럽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장에서 회의할 때 싸워서 이겨야 했는데, 그리고 나서 울며 수요예배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에스겔 말씀으로 하나님의 이름은 어떤 상황에서도 더럽힘을 받지 않는다는 위로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제자들 중 대학원생들이 있는데, 전공 수업시간에 진화와 창조론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진화론에 근거한 교재가 있었는데, 기본적인 것은 설명해주고 이후에는 제가 크리스천인 것을 밝히고 창조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러면 이따금씩 몇 명은 졸업 후 교회에 가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대학이라는 직장에서 학생과 지도교수라는 관계로 복음을 이야기하기가 참 어렵지만, 이처럼 나중에는 신앙적인 대화가 되는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됩니다. 결국 우리는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담대히 제자의 삶을 실천할 뿐인 것 같습니다.
최정희 집사 저 역시 대학교 강의시간에 제 기독교 신앙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한 예로 교회에서 일 년에 봄, 가을로 한영혼대축제를 여는데, 학생들에게 전도하기가 쉽지 않지만 20명 정도를 초대한 적이 있습니다. 스승이 불러서 오긴 했지만 아이들의 신앙이 싹틀 수 있을까 우려했는데, 얼마 전 20명 중에 한 친구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녀 간에 대화가 안 되고 있었는데, 아이가 ‘한영혼대축제’ 예배를 드리고 좋았다고 말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우울증 지수가 심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예배가 좋다고 했던 아이의 말을 기억한 어머니가 제게 연락을 해서 함께 그 학생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처럼 씨앗같이 뿌린 것이 언제 열매를 거둘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직장이라는 터전도 분명 주님께서 한 영혼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주신 장이라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님이 주신 하루라는 선물을 잘 관리하도록 지혜를 구하고, 시간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새벽예배로 하루의 첫 시간을 시작합니다.
박연주 사모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다양한 리더십이, 그리고 교회가 교회답게 세워지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절실히 느낍니다. 저 역시 사모이기는 하지만, 한국 교회의 전통적인 사모들처럼 목사님만 내조하고, 가정만 돌보는 전통적인 사모상은 아닙니다. 실제로 저희 교회 평신도 여성들의 제자훈련을 인도하면서 여성리더의 입장에서 사역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여성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교회 소그룹 리더로서 사역을 하다 보면 여성 순장으로서 여성 순원들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울 때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예가 있다면 이야기해주십시오.
모윤희 집사 여성으로서 직장과 가정, 교회 모든 역할을 잘 병행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잘 이해합니다. 자녀들이 어리면 어릴수록 아dl들을 챙기기도 바쁘고, 집을 오픈하여 소그룹 모임을 하는 그들을 보면 정말 같은 여성들이지만 대견합니다. 게다가 직장을 다니는 여성 순원의 경우 더 힘이 듭니다. 본인 몸 하나 추스르기도 바쁩니다. 그럴 경우 제가 그 순원을 데리러 갑니다. 아이들도 제가 챙겨서 소그룹 모임 시간이 다른 순장에게 맡겨줍니다. 집을 오픈하는 것을 힘들어하면 또 차례를 바꿔주기도 합니다. 한 명 한 명 챙겨주고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려고 하면, 그들이 조금씩 성장하여 교회 사역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성장을 기대하게 됩니다. 특히 지역 소그룹이 아닌 직장 소그룹인 경우, 집이 다 군데군데 떨어져 있어 한 번에 모이기가 힘이 듭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챙겨주고 섬기면서 여성 순원들이 성장하는 걸 보면 피로는 사라지고 기쁨이 밀려옵니다.
박연주 사모 은혜의교회의 경우, 제자훈련 중에 성서지리연구(성지순례)를 꼭 가야 합니다. 그래서 여성들은 훈련을 받기 전에 남편의 사인을 꼭 받아와야 합니다. 지금까지 40번 넘게 성지순례를 다녀왔는데, 아이들을 돌보는 문제도 남편들이 다 알아서 도와주게 됩니다. 남자훈련생의 경우 연휴가 비교적 긴 추석 때 성지순례를 가고, 여직장인들은 연휴를 모아 한꺼번에 쓰면서 성지순례를 포함한 제자훈련을 받게 됩니다. 이제는 아예 남편들이 아내가 훈련 받으며 성지순례 가는 것을 기쁨으로 여기고 가정일을 도와줍니다. 아예 교회 차원에서 한 훈련생이 성지순례를 가면, 그 훈련생의 아이를 번갈아가며 봐주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이 은혜의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신유은 집사 저는 첫 다락방을 맡았을 때 순원이 7명이었는데, 남편들이 다 안 믿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제게 주신 사명 같았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다락방 순원 가족들을 모두 초청해 가족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단체로 빨간 티셔츠도 사 입고, 악기 연습도 하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찬양도 연습하면서 열심히 가족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믿지 않는 남편들을 위해 선물도 준비하고, ‘안아주세요’ ‘뽀뽀해주세요’와 같은 이벤트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연말이라 남편들의 스케줄 조절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모임 전 열심히 체인기도, 금식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들이 오기만 하면 하나님을 영접할 것만 같았습니다. 열심히 기도하면서 기다렸더니 시간 조절이 어려웠던 한 남편이 기적적으로 모임이 취소가 되었고, 그분을 시작으로 다락방 순원 가족들이 모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 때 참가한 목회자들에게 사랑의교회 다락방을 오픈하면서 참관 실습한 노하우가 그대로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2008년 순장이 된 제 남편의 다락방 순원들은 신기하게도 그때 크리스마스 파티에 왔던 여자 순원들의 남편들입니다. 다락방은 영적 변화의 산실이며, 순장을 ‘작은 목사’라고 불러주신 옥한흠 목사님의 말씀처럼 열심히 섬겼을 뿐인데, 갑절의 은혜를 주셔서 정말 신기하고 은혜로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김진미 집사 사랑의교회처럼 큰 대형 교회에서는 이처럼 다락방 소그룹의 아기자기한 부분이 사라질까 봐 걱정했는데, 신유은 집사님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소그룹의 리더가 어떤 훈련을 받고 어떻게 다락방의 순원들을 섬기는가에 따라 소그룹에 임하시는 성령님의 은혜가 다르다는 것, 역동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네요.
박연주 사모 제자훈련은 잠자는 평신도를 깨울 뿐만 아니라, 잠자고 있던 교회 여성들의 의식을 깨우고, 리더십을 세우는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경자 권사 저는 결혼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가정주부로 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집에 있으면서 많은 소그룹을 인도했는데, 제자훈련 이후 작은 틈새시간을 이용해 봉사를 하고 싶어서 생명의전화 상담봉사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학교 프로그램 중에 자존감이 부족한 청소년들을 상담해주는 일입니다. 훈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명과 은사를 깨닫고, 교회 소그룹 리더 사역뿐만 아니라 세상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입니다. 잠자는 평신도라면 주부들이 이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훈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과 소명을 깨달으면 정말 할 일이 참 많을 것입니다. 가정주부인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저는 제 일을 통해 우울증에 시달리고 고통받는 여성들을 상담을 통해 치유해주며, 자신감 없고 사랑을 갈구하는 요즘 청소년들에게 그들이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지 일깨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보람있는 일이며, 이 일을 하면서 제 자신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픔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변화를 보면서 저 역시 잠자고 있던 내면이 깨워지는 것을 느낀 것입니다. 제자훈련을 통해 여성들이 교회와 가정,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깨닫고, 사역을 하면서 주님이 주신 사명을 다시 세워나가길 바랍니다.
박연주 사모 오늘 와주셔서 감사하고, 이런 주제로 <디사이플>에서 좌담회를 열어 교회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뻤습니다. 앞으로 제자훈련을 받고 난 이후의 여성들의 아름다운 섬김과 리더십 이야기들이 더 발굴되고 조명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