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박시온 기자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위치한 영문교회(담임: 장원재 목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출산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 지역만큼은 예외인 듯 보인다. 영문교회 안팎에 어린아이들이 많고, 이에 따라 교회에는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위한 사역 현장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외형이 아주 크지는 않지만 속이 꽉 찬 사역을 하고 있는 영문교회, 올해 8기 제자훈련을 인도하고 있는 장원재 목사와 훈련을 받은 후 은사와 비전에 따라 신나게 사역하고 있는 평신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사명선언문, 비전메이커가 되다
“평신도 한 사람의 영향력은 무궁무진합니다. 다만 발굴이 안 된 것이 문제이죠. 그래서 제가 할 일은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비전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영문교회 장원재 목사는 성도들이 사역을 하기에 앞서 제자훈련을 통해 두 가지 명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평신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질문해야 할 명제로서 두 가지를 제시하는데, 그것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비전을 발견할 수 있고, 비전을 가질 때 세속에 휘둘리지 않고 하나님 뜻대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문교회는 매년 제자훈련 교재 3권 5과를 공부할 무렵에 훈련생들이 자신의 사명선언문을 작성하고 있다. 한 문장으로 정리된 사명선언문은 성도들이 단지 훈련 받는 것에 만족하지 않도록 만들었고, 훈련 이후의 삶을 비전메이커의 삶으로 변화시켰다.
교회와 지역사회를 섬기는 사역 현장
평신도들이 주축이 되어 섬기는 영문교회 사역 현장을 살펴보면, 교회뿐 아니라 지역적 상황에 맞게 펼쳐진 사역이 많음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 열리는 아기학교, 수요일에 모이는 어머니기도회, 토요일에 열리는 YM생명학교, 그 외 책사랑방과 사랑의지팡이 사역까지 모두 교회를 다니지 않더라도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도록 교회의 문턱을 낮춘 사역들이다.
장원재 목사는 “신앙의 기쁨은 섬길 때 오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섬김을 통해 신앙의 기쁨을 알게 되면 교회 전체가 활기 있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교회가 지역을 섬겨야 교회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예배를 많이 드려도 교회가 지역을 섬기지 않으면 그 본질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역을 섬기면 자연스럽게 전도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한다.
물론 제자훈련을 받기 전부터 자발적으로 사역을 하는 성도들도 있지만, 영문교회 많은 성도들이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일대일 양육을 맡아 섬김을 배우고, 자신의 은사와 비전을 발견하여 목자(소그룹 리더)와 주일학교 교사, 요일별로 진행되는 여러 사역에 헌신하고 있다.
일대일 양육교사 사역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반드시 한 사람을 양육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배운 것을 체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양육할 수 없기 때문에, 일대일 양육을 통해 훈련생 자신이 먼저 확신에 거하게 되는 유익이 있습니다. 또 일대일의 특성상 교제의 끈이 매우 끈끈해서 양육 받는 사람 역시 교회에 정착하는 데 큰 도움을 얻습니다. 제자훈련을 마친 후에도 성도들이 일 년에 한 명 이상씩 일대일 양육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양육 전문가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장원재 목사가 소개하는 양육 전문가 중 한 명은 2005년도부터 지금까지 22명을 섬긴 김용숙 권사.
“일대일 양육 과정 중에 제게 가장 새롭게 다가왔던 부분이 교제였어요. 그 교제의 중심축이 예배라는 것을 깨달았고, 평생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예배자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일대일 양육교사로 섬기는 것을 좋아했던 같아요.”
일주일에 한 번, 1~2시간씩 보통 6개월 정도 진행되는 일대일 양육은 일대일 양육교사 자신이 전도해온 초신자 혹은 새가족반을 마친 성도와 함께한다.
김용숙 권사는 일대일 양육 과정에서 큐티와 말씀암송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훈련시킨다.
“저는 제자훈련을 받기 전에 말씀의 기초 위에 서 있지 못했어요. 큐티 훈련을 하면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내 안에 거한다는 것을 경험했는데, 이 사실이 너무 놀랍고 기적 같더라고요. 일대일 양육교사로 섬기면서도 이것을 계속 경험합니다.”
그의 기도노트에는 지금까지 그가 양육한 22명의 기도제목과 응답이 기록되어 있다. 그중에는 잘 정착하여 훈련 받고 교회를 섬기고 있는 성도들도 있지만, 끝까지 뿌리내리지 못하고 떠난 이들도 있어 마음이 아프다. 그는 그들 모두를 위해 지금도 기도하고 있다. “한 명, 한 명 양육할 때마다 모두 새롭고 독특한 은혜가 있었어요. 결국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도 제 비전을 따라 교회 안에서나 직장 안에서 열심히 영혼들을 섬기고 싶어요.”
아기학교와 YM생명학교 사역
장원재 목사 부임 후, 제자훈련과 함께 시작된 사역들 중에 아기학교와 YM생명학교가 있다. 이 두 사역은 젊은 아기 엄마들이 많은 지역사회에 꼭 맞는 맞춤형 사역이다. 벌써 10주년을 맞이한 아기학교는 자유놀이와 노래, 율동, 이야기, 야외수업 등의 활동을 아기와 엄마가 함께하면서 아기의 첫 사회생활을 돕는 유아교육 프로그램이다.
<행복한 우리집>이라는 교회 소식지와 이웃의 권유를 통해 아기학교에 참여했다가 영문교회에 등록하게 된 노현 집사는 아기학교를 통해 전도된 열매들 중 한 명이다.
“처음에는 교회 찬양을 가르쳐주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 아이가 좋아하니까 저도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에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교회에 나오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렇게 교회 문턱을 넘은 노현 집사는 신앙생활을 한 지 3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도를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올해 제자훈련도 받고 있다. 얼마 전 제자훈련 시간에는 ‘나 노현의 사명은 새가족들에게 생명력 넘치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침(양육)으로 하나님께 헌신하며 살도록 돕는 것입니다’라고 사명선언문을 작성했다.
그는 “그동안 교회에서 섬기는 분들을 보면서 배운 것이 많아요. 지금 내가 섬기는 일이 곧 주님을 섬기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섬기는 것을 보고, 많이 감동을 받았어요.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라고 고백한다.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YM생명학교는 유치부 아동들과 엄마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위한 유아체육, 놀이미술과 모래놀이, 꼬마과학자 등의 강좌가 운영되고, 엄마들을 위한 강좌로서 POP, 리본공예 냅킨아트, 꽃꽂이, 풍선아트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아기학교와 YM생명학교의 아이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지연 집사. 그는 제자훈련을 받은 후 유아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사명선언문에 적었던 비전을 구체화시켜 나가는 중이다. 그 역시 자녀를 둔 엄마로서 자녀 양육과 더불어 섬김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확실한 비전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학교 때부터 어린이들을 섬기는 사역을 하고 싶다고 두루뭉술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제자훈련을 하면서 정확한 푯대가 섰다고 할까요? 어린이들을 하나님의 말씀과 사랑으로 양육해서 요셉과 다윗처럼 이 세상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게 하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 그런 교육을 하는 유치원을 세울 계획인데, 벌써 이름도 지었어요. 예수님을 닮은 아이들의 유치원이라고 해서 ‘예닮기독유치원’이에요.”
한명근 집사는 YM생명학교에서 엄마들을 위한 프로그램 강사로 섬기고 있다.
“문화센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엄마들끼리 모여 험담을 하거나 쇼핑 정보를 주고받는 대신에 직접 배우고 만들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엄마들의 반응이 좋아요.”
개인 공방을 운영하면서 이렇게 교회 프로그램도 섬기고 있는 그는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로 전도를 하고 싶다는 비전이 생겼고, 지금 그 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땅의 것보다 하늘의 것을 먼저 생각하고 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렇게 인생의 목표가 바뀌니까 공방을 운영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고요. 또 믿지 않는 분들이 교회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교회에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볼 때 정말 뿌듯해요. 건전한 놀이 공간이 없는 것이 참 안타까운데, 앞으로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 엄마들이 함께 배우고 무언가 만들면서 은혜를 나눌 수 있는 비전센터를 세우는 것이 제 꿈이에요.”
사랑의지팡이 사역
영문교회는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한 사역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사랑의지팡이 사역이라고 부른다. 한 달에 세 명씩 개안수술을 지원해주는 사역과 쌀 나누기, 바자회 등의 사역을 통해 독거노인들을 돕고 있다. 사랑의지팡이 사역의 회계로 섬기고 있는 안정연 집사는 올해 연말에도 가족과 함께 독거노인들을 찾아가 쌀을 나눠드리는 일에 동참할 계획이다.
“언제 갖다 드릴지 날짜를 말씀드렸는데도 몇 번씩 전화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도움의 손길을 얼마나 기다리시는지 몰라요. 직접 찾아가 보면 상황이 많이 열악하죠. 혼자 계신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물질이라기보다 함께 대화를 나눌 누군가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해요.”
그는 이 사역 외에도 목자, 유년부 교사 등 교회의 여러 가지 사역을 섬기고 있다. 많은 섬김이 버겁지 않는지 묻는 질문에 그는 “제자훈련을 받을 때부터 요한복음 15장 7절의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는 말씀을 붙잡았어요. 늘 주님이 이 약속의 말씀대로 해주시는 것을 경험하기 때문에, 저도 제가 약속한 섬김에 대해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다양한 사역 현장에서 평신도들이 자신의 은사와 비전에 따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영문교회. 제자훈련을 받고 난 후 신학교에 진학, 이제 모교회에서 교역자로 섬기고 있는 이상은 전도사는 이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제자훈련을 마치고 사역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훈련을 받지 않은 것만 못한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마치 장롱면허를 갖고 있는 거나 다름없죠. 물론 평신도들이 사역할 때 항상 기쁘게만 하는 것은 아니에요. 여러 가지 우여곡절 가운데 함께 울고 웃고, 부딪히고 깨지면서 사역이 이루어지는 것을 경험해요. 그런데 바로 이런 과정 속에서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거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는 은사 공동체잖아요. 평신도들 각자의 은사와 재능, 시간과 물질이 합해져서 하나님 나라의 일이 이뤄지는 것을 매해 경험하니까 사역할 맛이 납니다.” <박시온 기자>
던지는 복음이 아닌 속으로 녹아드는 복음을 전한다
<성남제일교회 평신도 사역 현장>
“리어카 사과 장수에게 사과를 살 때 빛깔 좋은 사과만 골라오지 않고, 상태가 안 좋은 사과도 골라올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밝게 하는 제자의 삶이 아닐까요?”
성남제일교회 홍정기 목사는 평소 평신도들에게 교통질서부터 잘 지키고, 침을 아무데나 뱉지 말라고 강조한다. 실생활의 작은 것들을 무시하면서 복음이 전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기독교적 정의가 뿌리내리고, 나아가 평신도들이 복음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이 땅에 복음이 제대로 전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때문에 그는 제자훈련이나 사역훈련 중에 훈련생들이 어려운 곳을 돌아보는 사역을 의무적으로 하도록 하고 있다.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밖에서, 또 더 나아가 교회에서 주관하지 않는 사역에도 열심히 동참하여 자기 달란트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전도지 한 장 나눠주는 것보다 더 현실적인 전도라고 생각합니다. 던지는 복음이 아닌 속으로 녹아드는 복음인 것이지요.”
홍 목사의 이러한 철학에 힘입어 성남제일교회에서는 지역사회를 위한 여러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이루어지는 거리 청소, 7년째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는 경로대학, 일 년에 한 번씩 이루어지는 효도관광, 월드비전과 연계된 ‘사랑의 도시락’ 봉사, 단대오거리역과 협력하여 진행되는 캠페인 봉사, 어버이날 행사, 비 오는 날 우산 제공하기 등등…. 이 모든 사역의 중심에 평신도들의 헌신이 있음은 당연하다.
훈련받은 평신도들의 교회 밖에서의 사역이 결국 교회 안의 활력으로 되돌아온다는 간증이 있을 만큼 현장 사역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성남제일교회. 교회에서 주관하는 사역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현장을 찾아가 섬기기도 한다는 이 교회 평신도들의 사역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도시락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고 싶어요”
_ ‘사랑의 도시락’ 봉사자 이정명 집사
2010년 제자훈련을 받고, 이어 사역훈련, DTS 과정까지 수료한 이정명 집사는 ‘사랑의 도시락’ 봉사를 말 그대로 ‘얼떨결에’ 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성남제일교회에서는 월드비전과 연계하여 ‘사랑의 도시락’ 봉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하필(?) 이 집사가 제자훈련을 받던 중에 봉사자가 부족했고, 또 함께 훈련받던 동역자가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바람에 봉사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독거어르신 분들이나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사랑의 도시락’은 요일별로 어느 단체가 봉사하는지 정해져 있어요. 우리 교회는 매월 첫째, 셋째 주 월요일에 가서 도시락을 만듭니다. 그런데 당시 셋째 주에 섬겨야 하는 인원이 모자라서 갑자기 제가 투입된 거였어요. 그렇게 시작된 사역이었지만, 이제는 달력에 봉사 하는 날을 꼭 가야 하는 중요한 날로 표시하게 되었답니다.”
이 집사는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받는 과정을 거치면서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나의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 내내 ‘사랑의 도시락’ 봉사를 해왔다.
그런데 지역사회를 위해 도시락 봉사를 하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이라 믿고 기쁨으로 섬기는 지금과 달리, 처음에는 사실 자신에게 이러한 섬김의 달란트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올해 여름, 함께 DTS 과정을 받고 있던 동역자의 사업장에 물난리가 나서 교회 차원에서 봉사를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물건들을 씻고, 닦고, 말리는 일을 하다 보니 문득 그것이 그녀가 즐겁게 잘 섬길 수 있는 분야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게 마르다처럼 섬기는 은사를 주셨구나. 이것이 내게 주신 직분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물론 누구보다 잘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열정적이고 기쁘게 사역할 수 있는 분야가 있어서 참 감사해요.”
교회 내 사역의 경험을 통해 교회 밖 사역을 더욱 기쁘게 섬기게 된 이정명 집사. 그녀는 도시락 봉사를 갈 때마다 한없이 낮아짐으로 겸손을 배우게 된다고 고백한다.
“저희 도시락 팀원들은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요. 그래서 제가 봉사를 하러 나가지만, 가서 오히려 다른 분들의 신앙과 섬기는 자세를 배우게 돼요. 예를 들어 작년 추석 연휴가 화, 수, 목요일이었거든요. 도시락 봉사가 월요일이라 연휴 중간에 봉사를 나와야 했던 거죠. 그런데 오히려 그날 봉사자 분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나오신 거예요. 모두 나이와 직분을 불문하고 ‘오늘은 봉사할 사람이 부족하겠다, 내가 나가야지’라는 마음이었던 거죠.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제 부족함을 느끼고, 낮아지게 되더라고요.”
이 집사는 내세울 것도 없는 자신을 하나님께서 이렇게 써주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고백하며, 조심스럽게 ‘사랑의 도시락’ 사역에 대한 비전을 나누었다.
“도시락 받는 분들 중에 가끔 배달받지 않고, 저희 쪽으로 가지러 오는 분들이 계셔서 직접 뵐 때가 있어요. 사실 막연히 어려운 이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마주 대하는 것은 다르잖아요. 그렇게 이웃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대면할 때마다 그분들의 마음에 사랑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도시락 하나는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정말 정성을 들여 만들게 돼요. 들어가는 양념 하나조차 대충 넣지 않고요. 저희가 만드는 이 도시락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담겨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유일한 바람이에요.”
“희망을 꽃피우는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_ ‘수지녹색가게’ 회장 이영숙 집사
“사역훈련을 통해 예수님의 사역을 제대로 바라보게 되었고, 제가 세상 가운데에서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어요. 이제는 봉사하는 것이 너무 기뻐요.”
용인 YMCA에서 주관하는 수지녹색가게에서 12년간 사역을 해오고 있는 이영숙 집사. 2008년 제자훈련을 받고, 이듬해에 사역훈련을 받은 그녀는 예수님의 사역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사랑하시므로 지어놓으신 만물을 볼 때마다 감사가 넘쳐나고, 그 세상 가운데 특별히 녹색가게에서 주의 도구로 쓰임 받는 것이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컨테이너로 지어진 작은 규모의 녹색가게에서는 옷과 같은 자원을 재활용해서 팔고, 수익이 나면 그것으로 독거어르신, 결손 가정 등을 돕고 있어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봉사자들이 3시간씩 당번을 정해서 섬기는데, 지역에 어려운 분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서 선물이나 반찬도 드리고, 학생들 장학금도 전달합니다. 또한 여러 환경보호운동도 하고 있어요.”
이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지역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섬기는 일이기에 몸과 마음이 고될 만할 텐데도, 이 집사는 그저 이 자리에 자신이 세워진 것만으로 감사하고, 섬길 수 있는 육체가 있어 감사하고, 동역자가 있어 또 감사할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제자로 훈련받기 전까지의 봉사는 사실 이 집사의 지친 마음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남편이 교회를 다니지 않으니까 가정에 환란이 있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마음 둘 곳으로 봉사를 하게 되었죠. 그러다 6년 전부터 새벽기도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기도 가운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어요. 하나님께서 ‘네 위로자는 나밖에 없다, 네 상급이 크다’라고 말씀해주시는 것 같았죠. 이후 가정적인 문제를 다 내려놨어요.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남편이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고, 제자훈련, 사역훈련, DTS 과정까지 함께 수료했답니다.”
이영숙 집사는 이렇게 훈련을 받게 되면서 세상에서의 사역에 대한 자세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말한다. 그녀가 처음에 녹색가게를 섬길 때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사실도 몰랐고, 일부러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이며, 하나님께서 일부러 그 자리에 보내셨다는 생각이 드니, 단순한 봉사자가 아닌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는 봉사자로 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저는 녹색가게에서 섬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다가가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를 해드리곤 해요. 그곳을 찾는 어르신들은 사실 육과 영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어떤 분들은 먼저 제게 기도해달라고도 하세요.”
섬기는 이웃들뿐만 아니라 예수님을 믿지 않는 녹색가게 봉사자들에게도 예전과 달리 담대히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는 이영숙 집사. 그녀는 앞으로도 녹색가게 사역을 통해 연약한 이웃을 사랑으로 돕고, 궁극적으로 예수님의 복음을 널리 전파하고 싶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직접 겪었던 한 간증을 덧붙였다.
“어떤 아저씨가 빚 때문에 공터 하우스에서 지낸다는 소식을 듣고 선물 꾸러미를 전해준 적이 있었어요. 나중에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자긴 정말 죽고 싶었는데, 어느 날 작은 손길이 다가오더니 다시 희망을 찾아줬다고…. 제 보잘것없는 섬김에서 어떤 분은 희망을 본 거잖아요. 하나님께서 이렇게 은혜로운 사역지에 저를 세워주셨다는 사실이 너무 뿌듯하고 감사할 뿐이에요. 허락하시는 한 이 자리에서 예수님의 제자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성남제일교회에는 아직 남겨진 과제가 있다. 홍정기 목사는 돈의 원리에 의한 것이 아닌, 손해가 되더라도 복음의 정신으로 이루어지는 문화 사역을 꿈꾸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해 온 것이 바로 올해 11월이나 내년 봄에 열릴 예정인 <마토 페스티벌>이다. 이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지역 문화의 장을 마련해주는 문화섬김프로젝트로써, 지역 주민들이 다양한 분야의 끼를 뽐낼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무대를 제공하는 사역이다.
세상을 섬기는 또 다른 사역 패러다임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는 이 <마토 페스티벌> 사역의 일꾼들은 당연히 성남제일교회의 훈련받은 평신도들인데, 특성상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주축으로 하여 준비되고 있다고 한다.
홍 목사는 “기독교는 독존하는 종교가 아니에요. 복음은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이라는 양 날개로 날아오릅니다”라고 말하며, 교회가, 그리고 훈련받은 평신도가 지역 사회에 적극적으로 녹아들어야 함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이 땅의 모든 훈련된 평신도들이 교회 밖으로 나아가 다양한 방면에서 사역함으로써 복음이 사회 곳곳에 녹아 스며들기를 기대해 본다. <유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