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2년 01월

기획5 * 큰 풍파를 거치고 난 이후, 연단된 모습을 간증하다

기획 편집부

제자훈련을 수료한 평신도들의 모습은 마치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라는 시에서 나오는 국화꽃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이미 큰 풍파를 거치고 난 이후, 단단하게 연단된 모습을 말이다. 그들의 변화된 모습을 그들의 간증을 통해 함께 엿보도록 하자.


‘신앙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님과 매일 동행하게 되다

김광수 집사_ 사랑의교회 남자 제자훈련 36기

모태신앙인 나는 제자훈련을 받기 전에는 신앙생활은 적당히 하고 세상적 쾌락을 즐기는, 정확히 표현하면 ‘양다리 신앙인’이었다. 그래서 훈련 자격이 주어지는 첫해에 유년부 목사님의 추천과 주위의 격려가 있었지만 거부한 채 5년을 보냈다.
사실 제자훈련을 받는 것이 두려웠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나의 추악한 죄악의 삶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였다. 옥한흠 목사님은 설교 때마다 제자훈련을 받으면 성령의 역사로 자신의 모든 추한 것을 서로에게 드러내며 은혜를 나눈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문에 나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훈련 중 나의 생활을 모두 폭로해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둘째는 세상을 더 즐기고 싶어서였다. 솔직히 말하면 두 번째 이유가 더 컸다. 하지만 하나님의 카이로스의 시간은 나를 향해 다가왔고, 주님의 인도하심과 더 이상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되었다.
드디어 오리엔테이션 날이 다가왔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시간이었는데, 성령님이 나를 깨뜨리시기 시작했다. 김기언 집사님부터 자기소개를 하는데, 내 속은 회개의 영으로 가득 찼다. 보나마나 내 차례가 오면 울 것 같았다. 그날 나는 내 차례가 오기 전 몇 번이나 화장실에 가서 울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내 차례가 왔다. 결국 펑펑 울었다. 주님의 자녀답지 못한 삶을 산 것, 이제야 훈련의 자리에 나온 것에 대한 회개와 함께 성령님은 나를 계속해서 깨뜨리고 계셨다.
나는 성격이 매우 꼼꼼한 편이다. 특히나 현업이 아닌 방송국 편성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자훈련 초기에는 내 성에 찰 만큼 큐티, 기도, 숙제를 열정적으로 해나갔다. 숙제에서 생활실천까지 어느 것 하나 쉽게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3시간이 넘는 훈련 시간과 1시간 남짓한 이동 시간이 신기하게도 지루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훈련에 시간을 투자한 만큼 나에게 은혜가 되어 돌아왔다.
지난주에는 그동안 제자훈련을 하며 해왔던 큐티, 생활숙제, 설교요약을 훑어보았다. 제자훈련을 통해 글 속의 내가 점점 변해가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말씀을 깨닫는 깊이와 실천의 강도가 달라져 가고 있었다. 하나님은 큰 계획을 세우시고, 나를 세밀하게 빚어가고 계셨던 것이다.
솔직히 지금의 나는 제자훈련 초반과 완전히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처음에는 젖먹이 아이같이 내 위주의 기도를 했지만 이제는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 나라와 민족,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고, 심지어 주님이 주신 시간을 마음대로 쓴 것까지 회개하고 시간 관리를 하는 수준까지 나아갔다.
마침 요새 MBC <주병진쇼> 때문에 걱정이 많았는데, 염려를 주께 맡기고 제자훈련 때 했던 경건생활을 지속하니, KBS <해피투게더>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주시고 시청률 또한 높여주셨다. 응답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이렇게 훈련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니 어느덧 한 차원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뒤돌아보니 하나님이 만드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어느덧 고층빌딩에 와 있음을 느낀다. 나는 이것을 ‘신앙의 엘리베이터’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 나는 1년간 ‘신앙의 엘리베이터’를 탔고, 이제는 매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임재의 삶, 주님과 가까운 삶을 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내게 부어주신 은혜를 더 깊이 나누지 못한 점이다. 또한 제자훈련을 거듭할수록 실천하지 못한 적용들이 쌓여감을 느낀다. 사실 숙제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생활 속 실천이다. 설교, 독후감, 성경, 큐티 책에다만 밑줄을 치는 게 아니라, 생활에 밑줄을 치는 것이다. 그럴 때 말씀이 삶 속에서 복음의 강력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다. 제자훈련은 논산훈련소 같은 것이라는 옥 목사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이제 내가 훈련소 과정을 거쳤지만 제자훈련은 인생 전체에 걸쳐 하는 것이므로 제자훈련이 끝나더라도 큐티, 설교말씀 실천, 경건생활을 통해 제자훈련을 꾸준히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훌륭한 11명의 훈련생들과 동역하게 하신 주님을 찬양한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제를 통해 평생의 동역자로 남길 바란다. 지금도 매순간 나와 함께하셔서 역사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평생에 잊지 못할 훈련을 마치고자 한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영적으로 승리도 하고 실패도 하며 신앙이 성숙하게 되다

김태성 집사_ 한뜻교회 남자 제자훈련 6기

유난히도 기다렸던 매주 화요일 저녁. 제자훈련이 있는 그 시간은 내게 어떤 시간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귀한 시간이 되었다. 처음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부터 하나님을 더 알고 싶다는 욕심으로 열심을 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알게 되고, 신앙의 자세도 알게 되고,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의 생활자세까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이 수료의 시간까지 달려오게 되었다.  
제자훈련 과정은 크게 3단계로 되어 있는데, 우선 ‘왜 제자훈련이 필요한가?’를 배웠고, 1권에서는 ‘제자훈련의 터다지기’, 2권에서는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의 구원’, 3권에서는 ‘작은 예수가 되라’에 대해 배우며 훈련했다. 훈련 가운데 목사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 하나하나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특히 은혜가 되었던 것은 제자반 동역자들과의 시간이었다. 한주간의 삶을 나누며 서로 위로와 격려를 하는 과정들을 통해 진정한 예수님 안에서의 교제와 사랑이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었다. 사실 훈련이 얼마 남지 않았던 몇 개월 전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사를 하게 되어서 육체적으로 피곤했지만, 동역자들과 함께 훈련받으며 교제하는 그 시간은 영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는 삶 가운데 강력히 임해주셨다. 나는 작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훈련 중 거래업체의 부도로 인해 우리 회사까지 부도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세상 속에서의 내 모습은 초라해 보였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뛰어다녀야 할 내가 제자훈련이라니?’라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주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뜨거웠던 훈련에 대한 열정이 왠지 모르게 식어가고, 기도의 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러던 어느 제자훈련 시간, 의무감으로 제자훈련에 임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통해 이런 말씀을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운동력 있는 말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자. 이 얼마나 놀라운 발견이며 축복인가!”
이 말씀을 들은 후, ‘나를 만드시고 지금도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 아버지께 진정으로 기도하며 간구할 것이 무엇인가? 나의 처지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데 무엇이 두려워 기도하지 못하는가?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께서 내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는 믿음이 내 마음 깊이깊이 새겨졌다.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앞으로는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결심을 한 나는 이 결심을 실천에 옮기려 부단히 노력하였다. 물론 그 과정 가운데 실패도 하고, 결심했던 계획이 무너지기도 하고 또 쓰러지기도 하였지만,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셨기에 다시 일어나 기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제자훈련은 단순히 성경의 지식만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었다. 영적으로 싸우며 승리도 하고 실패도 하면서 신앙이 성숙케 되었으며, 믿음을 바탕으로 주 안에서 회사를 다시 일으키겠다는 소망도 갖게 되었다.
이제는 연약했던 나의 기도가 확신의 기도로 변했다. 아직도 회사는 여러 어려움에 처해있지만 능력으로 해결해주시는 나의 하나님을 매일 만나고 있다.
여러 상황 가운데에서도 나를 훈련으로 끝까지 인도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과 감사를 돌린다. 목사님께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우습게 생각하면 큰코다친다”라고 하셨던 말씀을 떠올려본다.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 같다. 어떤 환경과 고난 속에서도 나를 지켜주시는 ‘나의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주님을 따라서 작은 예수가 되겠다. 훈련을 인도해주신 목사님께 감사드리고, 제자훈련 동역자들에게 축하와 감사, 그리고 사랑을 보내드린다.

믿음으로 고백하는 순간, 하나님이 길을 열어주신다

김금희 집사_ 양산 평산교회 여자 제자훈련 10기

제자훈련을 통해 말씀의 가르침을 받으며 하나하나 내 자신이 다듬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만지시는 하나님을 체험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만으로 여기까지 왔다. 여기까지 오게 하신 것,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이다. 
난 믿지 않는 남편과 교회 문제로 갈등을 겪어왔다. 교회가 멀기 때문에 남편은 이사 직후 교회를 옮기기를 권유했다. 그렇게 갈등한 시간만 해도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나에게는 교회를 옮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하나님을 처음 만났고,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받으며,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교회를 옮긴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영적인 계보가 중요하다고 하신 목사님의 가르침을 내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끝까지 배워야 했다.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이 나를 처음 부르셨던 이곳에서 배우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되던 남편과의 갈등 속에서 나는 남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고 타협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국 난 제자반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자반을 하던 중 시어머니께서 허리 수술로 입원하시게 되면서 내가 모든 것을 도맡아 간호해야 했다. 가족들 모두 형편이 안 된다는 이유로 간호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난 남편에게 제의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내가 간호하겠지만, 제자훈련 하는 주일만큼은 교회에 갈 수 있게 해달라고. 표정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내가 고집을 꺾지 않을 것임을 눈치 챘는지 남편은 이 제안을 승낙했다.
매일 병원에서 시어머니가 주무시는 시간에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런 나를 본 다른 입원 환자의 가족들은 나에게 교회 다니냐고 묻기도 했고, 시어머니 옆자리에 계셨던 한 아주머니는 나를 예뻐해 주시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시어머니 간호와 제자훈련을 병행하며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영적으로는 풍성한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때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말씀이 있다. 십계명 중 제5계명인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명령한 대로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리리라”(신 5:16)는 말씀이었다.  
하나님은 나와 시어머니 사이의 깊은 갈등의 골을 보고 계셨다. 기도하는 중에 눈물로 “하나님 전 할 수 없어요. 용서할 수 없어요. 저는 진심으로 시어머니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에요. 다만 남편의 어머니이기에 의무적으로 할 뿐이에요”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런 나를, 과거 남편의 문제로 인해서 시어머니로부터 받았던 내 마음의 상처를 지금 치유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의 마음은 달라졌다. 어느 날 시어머니를 바라보는데 너무 안쓰럽게 느껴졌다. 가엾고 힘이 없는 분이셨다. 나의 기도는 변했다. “하나님 할게요. 하나님이 저에게 주신 말씀을 끝까지 붙들게 하소서.” 하나님은 내가 시어머니를 하나님의 사랑으로 감싸 안기를 바라셨다. 난 순종하기로 결심했다. 그 후 내 마음이 평온해짐을 점차 느낄 수 있었다. 나 스스로도 시어머니를 대하는 내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목소리가 변하고 표정이 밝아졌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나님 앞에 고백하면 된다. 그 순간 하나님이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신다는 사실을 난 그때 깨달았다. 이 기쁨을 안 순간, 정말 누군가에게 이 믿지 못할 사실에 대해서 알리고 싶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이해되지 않았던 말씀들이 차츰 이해되었고,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하는 법을 알 수 있었다.
부산에서 덕계까지, 평일에는 오고가는 길이 멀다고 느껴졌던 이 길이 주일만큼은 나에게 즐겁고 활기찬 길이 되었다. 힘들고 어려워서 포기할 뻔한 순간에도 내 마음을 붙들고 놓지 않으시는 하나님이 내 곁에 계셨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을 마칠 때가 되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말씀 안에 바로 서서 세상으로 나가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나에게 비전을 보이시기 전에 먼저 하나님 말씀을 배우기를 바라시는 하나님. 그것의 하나님의 뜻임을 나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이젠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안고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기쁨으로, 믿음의 담대함으로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