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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정근 목사_부산 영안교회
<디사이플> 기자로부터 올 한 해 제자훈련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에 대해 글을 써 달라는 원고청탁을 받았다. 책상에 앉아 생각해 보니 제자훈련 자체가 한 해 만에 뚜렷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에 무엇을 써야 할지 망설여졌다. 그래서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지금까지 근 17년 동안 해온 제자훈련 전체를 한 번 조명해 보기로 했다. 17년 전체의 조감도 속에 올 한 해 역시 작은 부분으로 속해 있으니, 어쩌면 그렇게 접근하는 것이 한 해 동안 제자훈련을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명확하게 밝히는 길이 될 듯 싶다.
제자훈련 목회, 내가 잃은 것
인생이 늘 그렇듯이 지난 제자훈련 목회를 돌아보면 얻은 것보다는 잃어버린 것에 대한 후회가 먼저 앞선다. ‘좀 더 깊이 생각하고 철저하게 접근했더라면 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을 텐데’라는 후회 말이다. 누구라도 이러한 후회가 없을까마는 제자훈련을 통해 목회를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는 주위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 깊은 곳에는 지울 수 없는 몇 가지 후회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중 가장 가슴 아픈 후회는 바로 ‘조급함과 제자훈련 철학의 타협’이었다. 나는 39세의 나이에 31년 된 전통 교회에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30년 동안 목회자가 두 번 교체되었으니 건강한 교회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안타깝게도 내가 부임하기 전 교회는 수년 동안 진통을 하다가 결국 제2대 담임 목사님이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 개척한 상태였다. 교회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로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