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3년 11월

기획5 * <디사이플> 독후감 공모전 당선작

기획 김동언 목사(전주배가교회) 외 4명

독자들의 러브레터
10주년 생일을 맞아 <디사이플>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했다. 이를 통해 우수 독후감 5편을 선정했다. <디사이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보다는 칭찬이 많아 낯뜨거운 면도 없지 않지만, 이 잡지를 누구보다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독자들의 러브레터라고 생각한다. 선정된 5편의 <디사이플> 독후감은 그 어떤 기획원고보다 애정과 날카로운 분석들이 담겨 있어 이번 호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1
속이 꽉 찬 꼬투리, 제자훈련 자료백과를 만들어 달라

김동언 목사_ 전주배가교회


제자훈련 소식지 <디사이플>은 과거 1987년 6월에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소책자로부터 시작해서, 1992년 9월 <코이노니아>를 거쳐 오늘의 <디사이플>에 이르게 되었다.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소책자의 창간호부터 시작해서 <코이노니아>와 <디사이플> 172호까지 한 권도 빠짐없이 소장하고 있는 것이 개인적인 자랑이요, 또 재산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책이 6천 여 권 정도가 되는데, 그중에는 희귀본과 애장 도서가 몇 종류 있다. 그 아끼는 책들 중에 격월간 <평신도를 깨운다>로부터 시작된 월간 <디사이플>은 가장 아끼는 책 중의 하나이다. 부피가 작지만 그 내용이 제자훈련에 관련된 소중한 자료들이 담겨진 보물이고, 23년 동안 모아온 결실이기 때문이다.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소책자가 <코이노니아>라는 소식지로 바뀌었을 때, 내용적인 면에서는 나름대로 좋았지만 외형적인 무게감이나 부피 면에서 그리고 분량이 적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이처럼 좋은 자료와 내용들을 좀 더 발전시켜서 ‘잡지’로 발행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기도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03년 10월에 <디사이플> 창간준비호가 나왔을 때는 마치 내가 발행인이 된 것처럼 반가웠다. <디사이플>이 발행된 배경에는 나의 기도도 작게나마 보탬이 되었다고 자화자찬을 해본다.
창간호를 받아 보고는 그냥 한 마디로 ‘야! 좋구나!’ 하는, 더 이상 군더더기가 필요 없는 감탄을 했었다. 매월 말이면 <디사이플>을 기다리는 게 어언 10년이 되었다. <디사이플>을 받아보는 날은 두세 시간 정도 정독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매월 실리는 <디사이플> 기획 기사에 담긴, 많은 목회자들과 또 관련된 분들의 내용은 제자훈련의 노하우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감춰진 영적 지식들을 배울 수 있어서 보탬이 된다. 제자훈련의 현장을 소개하는 교회들을 보면서 비록 지면의 글로 전달하지만 그 현장감이 마음으로 그려지고, 어느 때는 내가 그 자리에서 함께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것처럼 상상한다.
또 제자훈련과 목회에 필요한 자료나 소중한 정보들을 <디사이플>을 통해서 얻을 수 있어서 사역에 많은 보탬이 된다. 지방 교회에서 사역에 매달리다 보면, 때로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좁은 식견으로 제자훈련을 끌고 가기 쉬운데 <디사이플>을 통해 접하는 여러 목회자들의 주제에 맞춘 기획 기사는 훈련의 현장을 넓히고 살찌우는 밑거름이 된다. 신학교에서 ‘제자훈련’을 강의하고 있는데, <디사이플>을 통해 자료를 공급받고 활용할 수 있어 내게는 참 고마운 잡지이다.
그동안의 <디사이플>에서 ‘과제물 점검 마스터하기’(2013년 3월호)에 대한 기획기사는 다른 교회의 현장과 나의 현장을 비교하면서 훈련생들에게 주는 과제물 중 독서나 생활숙제를 보충할 수 있었고, 과제물의 양을 조절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한국 교회 안에 코칭 리더십을 세우라’(2005년 1월호)에서 김명호 목사님과 스티븐 오거니 목사님과의 인터뷰 기사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요구되는 영적 리더십에 대한 생생한 도전과 새로운 지도력을 배울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 ‘멘토’로서 자리매김하다가 ‘코칭’이라는 리더십으로 한 계단 내려가 훈련생들과 더 가까운 관계가 되려고 씨름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중 빠뜨릴 수 없는 고마운 ‘호’가 있다. 제자훈련이 자칫하면 이론적인 현장이 될 위험성이 있는데 ‘스토리가 있는 간증, 감동과 동기 부여를 일으킨다’(2012년 1월호)라는 기획 기사는 나의 제자훈련 사역은 물론이고, 목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줬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자칫 식상하게 흐르는 시간이 생활간증을 나누는 자리였다. 30분에 걸쳐서 일주일 동안의 삶을 나눌 때, 형식적인 간증이나 마지못해 몇 마디 던지는 훈련생들이 가끔 있기 마련이다. 간증시간의 질을 높이고 효과적이고 감동적인 자리로 만들고 싶은 고민으로 씨름할 때 <디사이플>이 그 해답을 제시해 줬다. ‘주님과 스토리가 있는 간증’의 기획 기사를 통해 훈련생이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님과의 스토리가 필요함을 인식했고, 마치 광야에서 샘물을 발견한 것처럼 간증의 무미건조함을 갈아엎는 원리를 찾았다.
제일 먼저 강단의 변화가 일어났다. ‘하나님과의 추억 만들기’라는 주제로 4주에 걸쳐서 설교를 전했고, 교인들은 말씀에 도전을 받고, 하나님과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기도의 몸부림을 쳤다. 매주일 설교 시간은 눈물 바다가 되었고, “목사님, 의자마다 티슈를 놓아 주세요” 하는 부탁이 있는가 하면, 교회 식당에서는 자연스레 간증을 나누는 자리가 생겨났다.
하나하나 곱씹어 보자면 어느 것에 칭찬을 마다할 수 없는 내용들이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내게는 ‘고마운 잡지, 기다려지는 잡지’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도 완전한 것은 없다. ‘이만큼만 되면 좋다’라고 할 때, 이만큼의 양보다 넘치도록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게 <디사이플>이기에 편집에 수고하는 모든 분들께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지난 10년 동안 <디사이플>은 ‘제자 삼는 사역의 동반자’라는 부제처럼 정말 제자 삼는 사역의 소중한 동반자 역할을 해줬다.
주변 목회자들에게 <디사이플>을 소개하면서 이런 표현을 한다. ‘광고까지도 버릴 것이 없는 잡지’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디사이플>에 실리는 책 광고를 보고, 그 책들을 거의 구입해서 읽는다. 오래 전 두란노에서 <목회와 신학>과 <그 말씀> 외의 기사 내용들을 모아서 ‘목회자료 대백과’라는 책을 전집으로 발행했었다. <디사이플>의 그동안 기획 내용들을 주제별로 묶어서 ‘제자훈련 자료백과’를 만들면, 제자훈련을 하는 목회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 창간호 이후에 뒤늦게 구독하기 시작한 독자들에게도 많은 보탬이 되리라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사역의 아름다운 동행을 해왔던 <디사이플>이 앞으로도 좋은 가이드가 되어 제자훈련 사역의 지도를 넓게 그려가기를 소망한다. 오늘 받아본 목양실 책상 위에 놓아둔 <디사이플> 표지 위로 창틈으로 스며든 저녁노을이 잠깐 머문다. 꽉 찬 꼬투리를 까서 잘 여문 콩을 빼듯이, 이번 호에서도 위로와 공감과 감동의 알맹이를 거두기 위해 <디사이플>의 뚜껑을 열어야겠다.

 

 


2
매달 신기하게 나와 똑같은 고민이 생생하게 담겨 있네!

양기동 목사_ 수백교회


한우의 고장 강원도 횡성 읍내에서 15분 정도 차를 타고 들어가면 전형적인 농촌풍경을 배경으로, 언덕 위에 하얀색이 칠해진 수백교회가 있다. 나는 이곳에 전입한 지 지난 9월 28일로 12년을 꽉 채운 농촌 교회 목회자이다. 
누구는 CAL세미나를 다녀와서 제자훈련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CAL세미나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다. 흔히 말하는 “제자훈련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목회의 본질이며, 목회의 전략이다” 솔직히 이런 소리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제자훈련은 토론하기 좋아하는 강남 지식인들의 귀납적 성경공부인줄 알았다.
실제로 서울 외곽지역에서 중대형 교회를 반세기 동안 목회하다 은퇴하신 한 원로목사님이 계신다. 본인도 서울 외곽지역에서 제자훈련을 했지만, 실패하셨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농촌에서는 학력수준이 낮아서 절대로 제자훈련이 안 될 것이라고 고심어린 충고(?)를 해 주셨다.
시골에 있어서 단순한 것인지 무식한 것인지,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는 몰라도 제자훈련을 권면하는 교역자들에게 열심히 기도하고 성령 받으면 교회가 부흥되고, 성도는 변화될 것이라고 말하며, 이 일에 사실상 나의 목회 열정을 집중했다.
성령님이 긍휼히 여기셔서 40명이 안되는 교회가 출석 교인 100여 명에 육박하게 됐다. 성도가 늘어 교회마당은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시골 예배당은 빈 공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지만 내 안에 즐거움은 점점 사라져갔다. 이전 것은 지나갔으나 성도들은 아직도 옛사람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농촌 목회 10년 만에 새로운 도전이 절실히 느껴질 때, 기적같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게 되었다.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나누는 목회자 모임(강원 CAL-NET)에 우연히 참석하게 됐던 것이다.
그 모임에서 하늘평안교회 오생락 목사님의 생생한 제자훈련에 대한 정보와 멘토링을 받으며, 제자훈련을 수백교회 안에 적용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듣고, 보고, 학습하는 것과 현장에서 적용하는 것 사이에 연결되지 않는 공백들이 너무 많았다.
그런 내게 <디사이플>은 제자훈련 안내자, 가이드북 역할을 톡톡히 해 줬다. 내가 <디사이플>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음 세 가지 이유다.
첫째, 나와 같이 작은 교회의 실제적인 이야기를 다뤄서 좋다. 많은 목회 관련 책자들을 보면, 한국 교회 80%에 해당하는 작은 교회의 이야기가 아니라, 3%의 대형 교회와 그 밖의 자립한 교회의 성공담으로 책자를 채우고 있다. 특히 도시를 벗어난 농어촌의 실제적 사례를 담은 내용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디사이플> 안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옆 교회의 실제적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 즐겁다.
둘째,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감이 생긴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지금 내가 겪은 어려움은 실패가 아니라 과정에서 나오는 시련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며, 새롭게 마음을 정진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셋째, 제자훈련 중에 발생하는 문제의 답이 실려 있다. <디사이플>에 실린 내용은 교수님의 글도 아니고, 유명한 강사의 녹취록도 아니다. 오늘 현장에서 벌어지는 제자훈련을 생생하게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정보다. 모아두면 제자훈련에 대한 최고의 자료가 된다는 것이다. 오늘도 내 서재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디사이플>을 모아놓고, 마음에 든든한 미소를 지어 본다.
어느새 <디사이플>은 나의 보고(寶庫)가 되었다. 신기할 정도로 나와 똑같은 일과 생각으로 고민하는 사역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들, 생활숙제, 독서과제, 멘토링 하는 방법, 방학을 잘 보내는 방법, 동역자를 세우는 방법 등. 구체적으로 시기에 맞는 적절한 주제와 내용들이 가득 차 있었다.
정식으로 훈련받지 못한 나를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디사이플>이 첫 주에 도착하지 않으면 안달이 나서 국제제자훈련원에 전화를 하는 나쁜 습관까지 생겼다.

 

 

3
제자훈련 큰 나무에 들어가기 전에 <디사이플>을 보며 준비하다

강동군 전도사_ 신림교회


거제도에서 알게 된 월간 <디사이플>. 담임목사님이 CAL세미나를 수료하시고, <디사이플> 잡지를 3년간 모아놓은 것을 교역자실에 둬서 ‘이건 뭐지?’ 하면서 한 권씩 읽으며 알아갔던 제자훈련이었다.
제자훈련에 대해서 전혀 알지도 못했고, 특히 제자훈련은 선교단체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제자훈련에 대한 썩 좋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디사이플>을 처음 접하면서 나의 제자훈련에 대한 이런 생각들은 모두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동안 나는 제자훈련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제자훈련에 대한 오해들만 내 머릿속에 심어놓았다. ‘제자훈련은 머리만 커지게 한다’, ‘제자훈련은 성경공부이다, 제자훈련은 큰 교회에서만 된다’, ‘제자훈련은 저절로 된다’, ‘제자훈련보다 설교가 중요하다’ 등의 오해들을 집어넣었던 것이다. 대학원에 가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학원 친구들에게 “제자훈련이 뭔지 아니?”라고 물으면 “제자훈련 성경공부, 소그룹, 구역 다 비슷한 시스템 아니냐” 하는 답변들만 돌아왔다.
실질적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신대원생들도 전혀 제자훈련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이다. 너무나 많은 프로그램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신학생은 제자훈련을 하나의 시스템이나 교회 성장의 도구로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친구들에게 나는 제자훈련을 설명하는 것보다 제자훈련을 가장 쉽게 알릴 수 있는 <디사이플>을 선물하기 시작했다.
<디사이플>을 받은 친구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하게 “그냥 잡지잖아”라고 많이 생각했는데, 매달 나오는 제자훈련 주제들을 보게 되면서 ‘내가 생각하는 제자훈련이 틀렸다’라고 많이들 고백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신대원생들을 위한 제자훈련 CAL세미나를 다녀온 많은 친구들이 제자훈련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것을 보게 됐다. 한 번의 세미나로 제자훈련이 충분히 잘 전달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자훈련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쉽게 제자훈련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길이 있다. 그것은 매달 오는 <디사이플>을 읽고 고민하는 것이다.
<디사이플> 한 권에는 소그룹 현장, 개척 교회 현장, 제자훈련으로 뿌리를 내린 교회, 제자훈련 인도 방법, 제자훈련 목회자가 읽어야 할 책 등 모든 것이 뿌리 내려 있다.
<디사이플>은 제자훈련에 들어가는 가장 쉬운 길의 안내자이다. 처음부터 제자훈련이라는 큰 나무를 보여주기 전에(솔직히 너무 큰 나무를 보면 주눅이 들지 않는가? 특히 옥한흠 목사님이라는 거목이 제자훈련을 하셨으니) <디사이플>을 통해 천천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우리처럼 실패하고, 작은 교회들이 할 수 있는 현장이 <디사이플>에 담겨 있다. 제자훈련의 작은 열매들과 아름다운 것들을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
어렸을 때 시장에 가면 김밥도 있고, 야채도 있고, 과일도 있다. 그런 것들을 모두 모아놓고 놀았던 기억이 <디사이플>을 보면 떠오른다. <디사이플>은 제자훈련 안에 소그룹도 있고, 양육도 있고, 리더십도 있고, 교회론도 있고, 설교도 있고, 개척 교회도 있는 등, 이렇게 계속 이어지는 제자훈련으로 가는 길을 친절하게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제자훈련에 대해서 우리는 잘 모른다. 아직도 나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옥한흠 목사님이 말하는 제자훈련과 내가 말하는 제자훈련이 어찌 같을 수 있을까? 하지만 나는 제자훈련 하면 떠오르는 것이 <디사이플>이다. 제자훈련이 무엇인지 매월 오는 주제들을 통해서 조금씩 알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제자훈련이 무엇인지 주제별로 정리할 수도 있고, 내 안에 제자훈련의 뿌리가 내리고 있다. 나는 나중에 <디사이플> 전도사로 사역하고 싶다. 가장 쉽게 제자훈련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가장 깊이 제자훈련에 대해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요즘 개그 콘서트에서 하는 유행어로 마지막을 정리하고 싶다. 제자훈련에 대한 느낌 알고 싶으세요? 그럼 <디사이플>을 신청하세요. 제자훈련이 무엇인지 느낌 아니까!

 

 


4
든든한 친구 80명과 같이 늘 생기를 주는 잡지

김중천 목사_ 낮은자리교회


내게 생기를 느끼게 해주는 상황이 몇 가지 있다. 그중에 하나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사람이 있을 때 참 신난다. 또 하나는 재래시장에 갈 때다. 구매할 물건이 없어도 가끔 시장에 간다. 수많은 사람들과 떠드는 소리 그리고 상품들, 그 가운데 내 이목을 끄는 것은 사람이다. 나는 그들의 표정 속에서 기쁨, 슬픔, 환호, 무뚝뚝함, 호들갑, 냉랭함, 만족, 아쉬움, 기대감 등 수많은 종류의 ‘생기’를 얻는다.
그런데 내게 가장 많은 생기를 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코칭 네트워크(기독교대한성결교회 강원 서지방 내 작은 교회 목회자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번 만나 작은 교회에서의 제자훈련 사역에 대한 나눔과 코칭이 이뤄지는데, 나는 거기서 많은 도전을 받을 뿐 아니라 훌륭한 목회자들을 통해 사역 전반에 걸쳐 특별한 생기를 얻는다. 그리고 또 하나는 앞의 것에 비하면 신종(新種)이다. 불과 1년이 채 되지 않은 싱그러움을 지녔는데, 언제부턴가 나는 매월 말이 되면 우체통을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기다리는 생기가 우체통을 통해 내게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월간 <디사이플>, 거기에는 한 사람 철학과 제자훈련이 빚어내는 독특한 열매가 있어서 내 의지를 끌어당긴다.
춘천에서 개척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 외부활동이 거의 없다보니, 이렇다 할 목회정보 채널이 전무한 편이다. 그러나 그다지 원하지 않는 교회정보는 넘치도록 많이 들어온다. 그런 채널은 기계적이고 건조해서 금방 지루해지고 식상하다. 그런 내게 코칭 네트워크를 통해 받아보는 <디사이플>이 어느새 단비가 되어 내린다. 처음엔 입맛에 맞는 기사를 그저 훑어봤는데, 어느 날 그 이슬에 그만 옷이 젖었다. 거기에는 나를 주님 닮은 목자로 이끌기 위해 작동하는 생기가 있다. 그래서 지금은 훑어보는 오만함 대신, 멀리서 온 반가운 친구를 맞이할 때처럼 약간의 기대감과 설렘을 가지고 정독한다.
<디사이플>을 만나면 반갑다는 인사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제일 먼저 현장이야기 기사를 편다. 거기로 직행하는 이유는 가장 많은 생기를 얻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따지면 한 달에 한 번 찾아가서 먹는 별미에 속한다. 거기에는 제자훈련으로 성숙한 교회의 싱그러운 향기가 진동하는데, 그것이 내가 얻기를 바라는 생기다. 현장이야기 기사에는 한 교회가 구원을 이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현장마다 벽에 부딪히거나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 제자훈련이 한 명만 남고, 결국 실패로 돌아간 일, 그 실패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교회 상황이 내게 아픔으로 전해 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자훈련을 하는 현장은 그 실패한 길을 또 간다. 구원을 이루라는 거룩한 부르심을 향해서 말이다. 나는 아직 훈련생이 하나도 없는 교회 현장에 서 있다. 아직 제자훈련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어떤 때는 나를 무척 힘들게 한다. 그러나 이내 툭툭 털고 일어선다. 내게 주신 사명 때문이다.
나는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라”(빌 2:13a)고 말씀하신 바울 사도의 권면을 믿는다. 그뿐인가? 하나님께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다”(빌 2:13b)라는 확신에 찬 증언 때문에 나의 소원(제자를 세우고, 그를 파송하는 교회)의 고상한 가치를 확신하고 있다. 제자훈련 하는 교회, 내가 꿈꾸는 교회가 거기에 있다. 거기에서 나는 생기를 얻는다. 이것이 내가 현장이야기로 달려가는 이유다. 그 다음에 나는 이 책의 처음으로 돌아가 음식을 꼭꼭 씹어 먹듯 하나하나를 정독한다. 기획, 소그룹, 제자훈련 컨설팅, 리더십, 교회와 제자훈련, 특집 등의 글들은 기대 이상의 좋은 정보들이 많다. 골고루 섭취해야 할 영양가 높은 자료들이 많다. 어떤 내용은 지금까지 게재한 자료를 엮어서 한 권의 책으로 내놓으면 제자훈련 사역자들에게 유익할 것 같다.
<디사이플>은 목회자의 좋은 친구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그는 매번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준다. 내가 제자훈련에 관심이 있다고 하니, 여기저기서 지난 호도 챙겨줘서 이젠 80권이 넘는다. 든든한 친구 80명이 있는 것 같다. 늘 생기를 주는 친구 80명이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는가!

 

 

5
<디사이플>을 보며 제자훈련 노하우를 하나씩 배운다

심기도 목사_ 개포감리교회


신대원을 다니면서 2년간 사역했던 청년들을 보면서 나는 목회의 한계를 느꼈다. 수많은 설교와 프로그램, 그리고 만남을 가졌지만, 변화되는 청년들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목회자로서 자질이 없다고 생각했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공허함과 허전함을 느꼈다.
목회를 그만하려고 했던 나는 옥한흠 목사님의 설교를 우연히 들으면서 “평신도가 교회의 주체”라는 말씀을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보고 배웠던 목회는 목회자가 교회의 주체였다. 이것은 분명히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멈추고 『평신도를 깨운다』를 수십 번 보면서 교회가 무엇인지, 목회철학과 제자도 그리고 제자훈련을 배우게 됐다.
목회를 다시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옥한흠 목사님께 용기를 내서 “부족하고 허물 많은 종이 목사님께 기도를 받고 싶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하나님과 사람, 나 자신에 있어 정직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목회를 준비하는 가운데 다윗처럼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라고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메일을 보낸 후, 그 다음날 기적이 일어났다. 옥한흠 목사님께서 2007년 6월 1일에 “심 전도사님 같은 다음 세대의 지도자들이 있다는 것은 한국 교회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세요. 앞날에 대한 염려는 주님께 맡기세요. 내가 빈손으로 신학교를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주님은 신실하셔서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셨습니다. 심 전도사님한테도 똑같이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라고 답장을 해주신 것이다. 
정말 기대도 안했는데, 한 영혼을 소중하게 여기시는 목사님의 삶이 엿보였다. 그때부터 더욱 용기를 갖게 되었다. 그 가운데 신대원을 졸업하고, 사역하는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며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교단도 다르고, 담임목사가 아니기 때문에 CAL세미나에 갈 수도 없었다.
그런데 제자반을 하면서 어려운 문제들을 만났다. CAL세미나를 참석하지 않다 보니 어떻게 과제물을 검사하는지, 인도법 등에 대해 잘 몰랐다. 그래서 사랑의교회 앞 사랑플러스 서점에 가서 월간 <디사이플>을 1년 구독신청을 했다.
<디사이플>을 보자마자 제자훈련을 하는 내게 큰 힘과 용기를 주는 동역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13년 <디사이플>을 구독하면서 무엇보다 제자훈련의 목회철학에서 벗어나지 않는 훈련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장에서의 사례들을 통해서는 선배님들의 제자훈련 인도법을 통해 제자훈련 방법에 있어 점검의 기준을 세웠다. 또 다양한 기획과 포커스, 현장에 적용한 여러 교회와 목회자들의 이야기는 훈련을 인도하는 내게 큰 힘이 되었다.
그 가운데서도 ‘제자훈련 과제물 마스터하기’를 통해서는 개인의 영적 성숙과 변화가 증명되어야 하는 일번지가 바로 가정임을 알고, 유서쓰기, 감사일기, 편지쓰기, 가정예배, 가족들과 식사하기, 가족사진 찍기 등을 통해 훈련생들의 가족이 회복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소중한 보물인 가정을 이루게 하셨는데, 그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무관심했는지, 회개하는 시간이 됐다는 것이다.
2013년 9월호 ‘설교가 옥한흠을 다시 조명하다’라는 기사를 통해서는 목회자 자신이 먼저 말씀처럼 살려고 몸부림쳐야 한다는 메시지 앞에 얼마나 내 자신이 말로만 살고, 본이 되지 못했는지 회개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설교를 쉽게 준비했던 습관을 내려놓고, 주 20시간 이상씩 설교 준비 시간을 확보하도록 노력했다. 정말 설교가 하나의 십자가로 다가왔다. 목사님의 열정과 노력을 <디사이플>을 통해 배우게 됐던 것이다.
<디사이플>에 나오는 훈련 지침들을 적용하면서 제자훈련 1기를 마쳤다. 훈련을 시작하면서는 어떻게 적용할까 고민했는데, 끝날 때는 <디사이플>이 그 고민들을 다 해결해 줬다. 드디어 변화되는 성도들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는 매달 받아보는 <디사이플>을 기다리는 목회자가 됐다. 이번 달은 어떤 주제일까? 예수님께서 나에게 <디사이플>을 통해 어떤 말씀을 하실까? 겸손한 자세로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