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3년 11월

기획4 * <디사이플> 제작 10년 에피소드

기획 우은진 편집장

지난 10년간 <디사이플>이 거둔 성과는 한마디로 여러 유형의 제자훈련 콘텐츠들을 마치 보물 상자 안에 차곡차곡 쌓은 것처럼 담아냈다는 점이다. 단지 잡지 몇 백 권을 만든 데 그친 게 아니라, 마치 친구찾기 프로그램처럼 제자훈련 하는 동지들이 누구인지 매월 <디사이플>을 통해 찾게 된 것이다. 이에 지난 <디사이플> 제작 10년의 에피소드들을 중심으로 결산과 과제들을 짚어봤다.

 

“제자훈련은 설렁탕이다”
<디사이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바로 故 은보 옥한흠 목사다. 교회에서 나오는 언론매체들을 눈여겨보곤 했던 옥한흠 목사는 초기 <디사이플>을 통해 얼마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자신하지 못했다. 그러다 매월 출간되는 콘텐츠 내용의 진일보한 면을 주목하면서 <디사이플>을 자신의 은퇴 후 사역의 핵심 부분 중 하나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지난 25년간 CAL세미나를 통해 흩어진 수료생들이 어디서, 어떻게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지 그 자신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월 발행되는 <디사이플>을 통해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현장들을 만났기에 그는 기뻐했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제자훈련에 매진한 제자훈련 동역자들, 심지어 ‘옥한흠 당’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목회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 것이다. 사랑의교회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에서도 제자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을 목격했고, 이론이 아닌 실제를 적용할 때 어디에서나 제자훈련의 꽃이 필 수 있다는 사실에 그는 흥분했다.
그래서 <디사이플>이 나오면 제일 먼저 비서실을 통해 받아보곤 밑줄 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칼럼, 현장이야기, 기획 기사들을 읽어내려 갔다. 특히 국제제자훈련원 목회자들이 돌아가며 쓰는 현장이야기 기사는 꼭 읽는 단골코너였다. 만약 그 교회 제자훈련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기사를 쓴 목회자가 있으면, 따로 불러내 꾸지람을 할 정도로 전국 곳곳에서 제자훈련 하는 동역자들의 모습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기사를 읽고 감동이 된 교회의 목회자가 있으면 초청해 그간의 사역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때론 이른 아침이나 한밤중에도 전화를 하시며, 이번 달 기획주제와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다뤄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셨고, 두 번의 임신기간 동안 동행취재를 했을 당시에도 내 배부른 배는 보이지 않는 듯, 항상 제자훈련 하지 않는 교회에 대한 안타까움과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에 대한 관심에만 몰입해 계셨다. 그러면서 매달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제자훈련 전문잡지인 <디사이플>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디사이플>의 실질적인 편집장이었던 것이다.
“제자훈련은 설렁탕이다. 우리는 한 가지 메뉴를 파는 곰탕집이다. 곰탕을 잘 우려내야 손님이 찾는다. 곰탕집 국물 맛이 그 진한 맛을 잃으면 안 된다. 그 점을 항상 명심해라.” 이 말은 솔직히 <디사이플>이 제자훈련 외에는 담을 콘텐츠가 많지 않아 오래가기 힘들다는 말이기도 했지만, 제자훈련이라는 콘텐츠 하나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우회적인 채찍질이기도 했다. 지금도 <디사이플>은 제자훈련의 한 가지 메뉴에 집중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제자훈련은 설렁탕이다”라는 옥 목사의 말씀을 책상 위에 붙여놓고 매달 다짐하곤 한다.

 

<디사이플>, 그들과 함께 성장하다
사실 <디사이플>이 창간된 이후, 초기에는 필진들이 많지 않았다. 일일이 CAL세미나 1기부터 최근 수료자들까지 전화 걸어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취재를 통해 현장을 소개하며, 때론 그들 중에서 기획원고나 또 다른 코너의 필진으로 세우느라 매달 고생했다. 때로는 밤 11시에 전화를 걸어도,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전화를 받아도 자신의 제자훈련 현장을 정성껏 소개해주고, 여러 질문에도 1시간 넘게 답변해 주던 목회자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왜냐하면, 제자훈련이 그 목회자를 기쁘고, 보람되며, 행복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제자훈련 이야기를 부탁하니, 밤이든 낮이든 시간을 가리지 않고 취재에 응해주셨던 것이다.
그들의 살아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디사이플> 콘텐츠에 생생함과 풍성함으로 채워졌다. 그들이 열심히 제자훈련을 할수록 <디사이플>의 내용은 알차졌다. 그들이 힘들어지면, <디사이플>의 콘텐츠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다. <디사이플>에 어떤 필진을 세우느냐는 잡지의 질과 생명, 즉 유통기한과 직결된다. 그런 면에서 <디사이플>은 거짓의 내용을 게재할 수도 없고, 항상 목회 현장의 진실만을 날것 그대로 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원고 청탁을 드리면 많은 목회자들의 거절을 당하기 일쑤다. <디사이플>은 이론만 짜깁기해서 글을 쓸 수도 없고, 자신의 목회현장이 다 드러나기에 꾸밀 수도 없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원고 청탁을 드리면 많은 필진들이 부담감을 갖곤 한다.
그러나 그러면서 친해진 제자훈련 동역자들도 많다. 그들의 성장과 교회의 발전은 곧 <디사이플> 콘텐츠의 발전이 되었다. 제자훈련 생활숙제 아이디어를 기차게 잘 만들어낸 제자훈련 사역자가 있으면, 그의 사역 노하우는 곧바로 <디사이플>의 콘텐츠가 되었다. 제자훈련 MT나 소그룹 인도, 전도를 잘하는 제자훈련 목회자의 노하우가 있으면, 곧바로 <디사이플> 기획 기사가 되고, 소그룹과 제자훈련 컨설팅 기사가 됐다. 즉 제자훈련 동역자들의 성장과 함께 <디사이플>의 콘텐츠도 동시에 성장한 것이다. 그들이 죽으면 <디사이플>도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살면 <디사이플>도 지난 10년을 넘어서서 또 다른 20년을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10년 이후 집중해야 할 과제
현재 <디사이플>뿐만 아니라, 제자훈련을 하는 모든 교회와 동역자들은 “남겨졌다”는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우리의 영원한 멘토는 지금 우리 곁에 없기 때문이다. 전화 걸어주시며 잘했다고 칭찬해줄 사람도, 기사 못 썼다고 꾸지람을 해 주실 분도 우리 곁에는 없다. 우리는 남겨졌다. 이제 그만 일어서야 한다. 그리고 남겨진 숙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숙제의 답을 찾기 위해 다시 제자훈련 하나의 메뉴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또 다른 10년을 맞을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사이플>이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과제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디사이플>은 작은 소리, 실패의 소리에 더욱더 집중해야 한다. <디사이플> 독자 50% 이상이 100명 이하의 성도 수를 지닌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다. 그들의 필요와 목회 현장의 아픔을 담을 수 있도록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 제자훈련의 현장성에 집중해야 한다. 현장에서 사역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을 더 자주 만나고, 그들의 실제적인 어려움과 열매들을 지역별로 발로 뛰어다니며 취재해야 한다. <디사이플>을 찾는 독자들은 단순히 ‘읽을거리’를 찾는 게 아니라, 자신의 목회 현장에 ‘적용거리’를 찾기 위해 <디사이플> 펼쳐 들기 때문이다. 셋째, 목회자의 잡지가 아닌 평신도와 함께할 수 있는 지면의 확대가 필요하다. 제자훈련이 이제 교회 안 ‘순장 사관학교’에서 벗어나야 한다면, <디사이플> 또한 목회자들만 보는 잡지가 아니라, 제자 삼는 사역의 동반자로서 평신도들도 함께 그 사역의 실패와 성공을 나누고,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10년을 일하면 전문가의 반열에 올라 선다고 한다. 이제 <디사이플>은 더욱더 장인의 정신을 담아 매호 제자훈련 설렁탕을 잘 만들어 낼 것을 약속드린다.  <우은진 편집장>

 

 

편집장이 뽑은 <디사이플> 과월호 Best 20


매달 제작하는 <디사이플>이 모두 소중하지만 그중에서도 애착이 가는 호가 있게 마련이다.
1년에 11권(7/8월호 합본호)을 만들었으니, 지난 10년 동안 총 111개의 잡지가 세상의 빛을 봤다. 그중 20개를 뽑아
개인적으로 만들고 나서도 뿌듯했고, 독자들로부터도 박수를 받았던 지면과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2004년 9월호
제자훈련과 함께 대각성전도집회 사역을 병행하라
제자훈련과 함께 옥한흠 목사의 브랜드인 대각성전도집회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한국 교회 안에서 치뤄지던 부흥회를 ‘전도집회’로 바꾼 대각성전도집회의 은혜를 목포 빛과소금교회 조현용 목사가 특유의 진정성 있는 글로 담아냈다.


2004년 11월호
제자훈련을 시작하려면 장로부터 하라
<디사이플> 첫 기획 주제를 ‘장로 제자훈련’으로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때부터 전통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려면 장로 제자훈련부터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립됐다.


2004년 12월호
소그룹의 유형을 잘 결정해야 교회가 산다

‘소그룹의 유형과 재생산’이라는 기획 기사가 실려 구역, 다락방, 셀, 가정교회, G12 등 한국 교회 내 다양한 소그룹 유형의 장단점을 점검했다. 기획 디자인으로 사용할 접시를 사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를 뒤지고 다닌 기억이 새롭다.


2005년 3월호
순장들도 재교육을 통해 재충전해야

‘소그룹 리더는 재교육을 원한다’라는 주제로, 처음으로 순장들의 일상을 심층 진단해 봤다. 기획 전체를 획기적으로 일러스트로 디자인해서 눈길을 끌었다.


2005년 5월호
제자훈련을 하면 가장 먼저 가정이 변한다

세계기독교잡지 모임이 한국 장신대에서 열린 적이 있어 참가했는데, 미국 기독교 잡지관계자들로부터 연신 “Beautiful magazine”이라며 칭찬받았었다. 

 

2005년 7/8월호
성도교회 대학부 제자행전 시리즈 첫 포문

옥한흠 목사의 성도교회 대학부 제자들의 ‘제자행전’ 코너가 신설되어 직장사역연구소 방선기 목사를 첫 시작으로 해서 시리즈 인터뷰가 이어졌다. 옥한흠 목사는 매달 인터뷰 할 성도교회 제자들의 리스트를 꼼꼼히 체크하며,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점검하시곤 했다.

 

2006년 6월호
CAL세미나 20주년 점검 기념호
CAL세미나 20주년을 기념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며, 하나의 세미나가 이렇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오직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역이기 때문이라며, 전국에 흩어진 제자훈련 네트워크인 CAL-NET 팀장들이 옥한흠 목사와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006년 6월호
교회 유형별 제자훈련 1기 장벽 넘기 노하우 소개

‘1기 제자훈련의 장벽을 반드시 넘어라’는 기획 기사로 개척 교회, 전통 교회, 농어촌 교회 등 모델 교회 선배 목회자들이 후배 목회자들을 유형별로 코칭해 주는 인터뷰가 실려 주목을 끌었다.


2007년 3월호
옥한흠 목사가 직접 찾아가 대담

국제제자훈련원이나 안성수양관에서 주로 대담을 하던 옥한흠 목사가 직접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를 찾아가 제자훈련을 독려한 대담이 실렸다. 이날 두 사람은 제자훈련을 통해 건강한 중소형 교회가 많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2007년 9월호
타문화권 제자훈련의 열매 담아
‘타문화권 제자훈련, 그 가능성과 열매’라는 기획 기사를 실어 일본, 브라질, 미국 등 해외에서 제자훈련을 하며 얻은 열매와 어려움 등을 나누고,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모색했다.

 

2007년 11월호
세계적인 신학자 달라스 윌라드와의 제자도 향연

세계적인 신학자인 달라스 윌라드와 대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이날 여러 언론매체와 릴레이 인터뷰를 하면서도 지친 기색 없이 깊이 있는 제자도 향연을 풀어 놓았다.

 

2009년 11월호
반향을 일으킨 옥한흠 목사의 교회론 대담

옥한흠 목사의 그 유명한 교회론 대담이 실렸다. CAL세미나의 주요 테마 중 하나가 교회론인데, <디사이플>에서 한번 심도 있게 다뤄보자는 취지 아래 열린 이날 좌담회는 의외로 “나의 교회론과 제자훈련은 엇박자가 된 것 같다”는 제목 자체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0년 10월호
광인 옥한흠 목사의 전 생애와 사역을 담다

광인(狂人)의 삶을 살다간 故 은보 옥한흠 목사의 특집호로, 갑자기 소천한 은보의 전 생애와 제자훈련, 교회갱신, 사역 등을 총망라해 조명하고자 밤샘하며 애쓴 흔적이 남아 있는 기념호다. 마지막에 은보의 유품으로 디자인해서 화룡점정을 찍었던 평생 기억에 남을 <디사이플> 중 하나다.


2012년 1월호
제자훈련과 간증, 감동의 코드를 붙잡다

‘스토리가 있는 간증, 감동과 동기부여를 일으킨다’라는 주제로 간증이 제자훈련 받을 때뿐만 아니라, 수료식 또는 그 이후에도 사역의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점이 많은 목회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3월호
다시 제자훈련의 불씨를 지핀 일본 콘퍼런스

옥한흠 목사가 지난 20년 동안 쏟아온 일본 사역이 초토화된 이후, 다시 제자훈련의 불씨를 지피기 위해 일본 교회 목회자들과 만남의 장을 재개한 콘퍼런스 기사가 실렸다.


2012년 9월호
송태근 & 김형국, 이름만으로 화제가 된 대담
옥한흠 목사 2주기 특집으로 청년 사역자로서 옥한흠 목사를 조명하며, 삼일교회 송태근 목사와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가 만나 청년사역을 통해 내수동교회 대학부 시절의 부흥을 다시 한 번 한국 교회에 되살려보자고 결의했다.


2012년 10월호
멘토링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
‘제자훈련의 어려움을 멘토링으로 풀어가자’는 주제로 CAL-NET과 국제제자훈련원 등
제자훈련 선배들이 인격형 멘토링, 섬김형 멘토링, 탐방형 멘토링, 협력형 멘토링으로
초보 사역자들을 돕자는 내용이 게재됐다.


2013년 2월호
감동적인 현장이야기, 많은 독자들에게 도전
현장이야기 코너에 내설악성결교회 피상열 목사의 제자훈련 사역이 소개되어 작지만, 시골 농촌에서 지역적 한계를 넘어 복의 근원이 되고자 하는 교회, 세계를 위해 중보기도 하는 교회의 모습이 그려져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2013년 6월호
제자훈련 체험학교, 이렇게 진행된다
‘제자훈련 체험학교’가 기획주제로 다뤄져 CAL세미나 이후 어떻게 할지 갈팡질팡하는 목회자들에게 체험학교를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하며, 체험학교를 통해 제자훈련의 실전능력을 배우도록 했다.

 

2013년 9월호
아이디어 충만한 제자훈련 생활숙제의 사계 소개
대구 푸른초장교회 임종구 목사의 ‘제자훈련 생활숙제의 사계’라는 제자훈련 컨설팅 코너를 통해 훈련생들에게 내 줄 수 있는 다양한 생활숙제 아이디어들이 실려 호평을 받았다. 또 옥한흠 목사 3주기 특집으로 ‘설교가 옥한흠’을 통해 목회자들의 설교 준비에 대한 철저함이 다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