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4년 12월

기획2 * 교재 마무리, 파이널 코스가 필요하다

기획 장관익 목사_ 전주 사랑의교회

“훈련 중에는 아프지도 말고 죽지도 말자.” 결의에 찬 1년의 제자훈련 과정은 평생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각오가 남다르고, 또한 다른 어떤 시간과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시간이다. 그동안 훈련생들은 분주하게 훈련에 임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특히 말씀 읽기와 큐티, 기도와 예배, 독후감과 생활숙제, 때에 따른 봉사와 지속적인 예배 참석 등으로 목회자들보다 더 바쁘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간이 힘들고 어려웠겠지만, 동시에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 있었다고 고백할 것이다.  
이제 1년이라는 훈련 시간의 대미를 장식하는 때가 다가온다. 수료 과정이다. 이 수료의 과정이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돼서는 안 된다. 그동안 <디사이플>에서는 제자훈련의 마무리를 위해 졸업여행, 수료식 등의 주제를 다루며, 많은 아이디어와 함께 그 중요성을 제시해 왔다. 이는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제자훈련의 철학과 의미, 그리고 가치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제자훈련 마무리 어떻게 할까?
제자훈련의 마무리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자훈련 교재 3권을 할 때 종강 시간을 위해 제자훈련 수료 소감문이나 간증문을 써오게 하는 과제물을 내준다. 그래서 간증 그 자체로 은혜가 되는 시간을 마련한다.
둘째, 종강 모임을 끝내고 수료식을 하기 전에 1박 2일 수련회를 가진다. 감사하고 축복하는 시간을 갖고, 그동안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린다. 평신도 사역자로서의 사명감을 고취하며 사역에 대한 기대를 갖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셋째, 인도자는 훈련생들이 어떤 과정에서 은혜를 받았고, 도움을 얻었는지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독서물이나 성경 암송, 서로 간의 교제 등 훈련 과정을 통해 받은 은혜를 알고 서로 격려하는 시간은 중요하다.
넷째, 훈련생 대부분이 또 다른 훈련에 임하거나 교회 내의 사역에 연결되기에, 반드시 훈련 상황을 평가서와 같은 기록으로 남겨 놓아야 한다. 평가하는 인도자는 지난 1년 동안 지켜본 바를 솔직하고 진지하게 작성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인도자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 훈련생들에게 인도자의 준비성, 교수 능력, 영성과 삶 등을 세밀하게 작성하도록 독려해야, 이후 인도자가 자기 계발과 다음 훈련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비중을 갖는 것은 수료식과 졸업 여행, 졸업 사진 촬영, 그리고 성탄 만찬 모임을 통해 가족들이나 훈련생들과 함께 보내는 축하의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올해 수료식도 수료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그 감동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다. 

 

교재 마무리에 대한 아쉬움
그런데 이번에 <디사이플> 기자로부터 제자훈련 교재 마무리를 어떻게 하는지 노하우를 써달라는 말을 듣고, 뒤통수를 한대 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제자훈련을 수료하면서 교재에 대한 종합적인 마무리를 해 본 적이 없었다. 지난 <디사이플>을 샅샅이 찾아봐도 교재 마무리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 물론 지난 CAL-NET 모임에서부터 시대적 흐름에 맞춰 기존 제자훈련 교재를 보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는 기존 교재로 어떻게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으며, 그동안 이 교재를 통해 받은 지식과 깨달음, 교훈과 감동을 이렇게 끝내도 되는지에 대해 강한 의문과 아쉬움을 갖게 됐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교재는 각 권마다 나름의 구성과 강조점을 지니고 있다. 1권은 매일매일 실천해야 하는 말씀 읽기와 기도의 좋은 습관을 갖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권에서는 구원의 진리를 14주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편성돼 있고, 복음과 교리와 생활이라는 삼중 관계를 가능한 한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 3권에서는 신앙 인격과 생활을 성숙한 단계까지 이끌어 주려는 의도에서, 제자훈련을 받고서도 인격이 성숙하지 못해 교회에 덕을 세우지 못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12주 동안 자기 자신과 씨름을 하며 회개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구성돼 있다.
제자훈련 교재가 현실적으로 이런 오랜 과정을 담고 있기 때문에, 마무리는 지도자가 재량껏 할 수 있도록 맡겨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또한, 제자훈련의 성패는 교재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인도자에게 달려 있기에 교재에 너무 많은 역할을 주지 않은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제자훈련에서 교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는 직접 현장에서 뛰어 본 지도자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 중요한 제자훈련 교재에 대한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제라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아이디어를 나눠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제자훈련 수료의 과정에서 변두리(?)로 전락한 제자훈련 교재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 깊은 은혜의 피드백과 총정리를 통해 얻은 풍성하고 확고한 열매를 손에 쥐도록 해야 한다.

 

제자훈련 교재, 파이널 코스가 필요하다
제자훈련 교재는 대체로 여름방학을 중심으로 전반전과 후반전으로 구분된다. 매시간 모이면 2시간 반에서 3시간을 공부하도록 교재가 구성돼 있다. 그렇지만 과에 따라 분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도자의 재량에 따라 좌우된다. 보통 잘 진행된 제자반의 경우 시간마다 매 과를 잘 다룰 수 있고, 후반전에는 그 분위기가 무르익고 서로 간의 친밀감도 깊어지므로 격의 없는 토론과 교재의 나눔이 있다.
전반기에는 여름방학 숙제로 ‘열두 광주리’를 내줘 전반기에 배웠던 것을 총정리하는 기회를 대부분이 갖게 된다. 그러나 후반기, 또한 제자훈련 수료 과정에서는 그럴 기회가 적다. 이 기간 제자훈련 교재를 어떻게 다뤄서 교재로 인한 은혜와 감동, 그리고 깨달음을 지속해서 이어갈지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제자훈련을 수료한 훈련생은 대부분 담임목사와 함께 사역을 감당할 평신도 지도자들로서, 모임을 인도할 지도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교재를 다루는 지도자의 자세를 평생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매시간 지도자와 함께 나눴던 아이스 브레이크, 찬양, 중보기도의 시간, 과제물 점검과 나눔, 큐티 나눔, 성경 암송, 생활숙제 나눔, 독서과제물 나눔, 성경통독 나눔 등의 시간을 마지막으로 어떻게 정리해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도 중요하지 않을까? 특별히 새로운 가이드북에 있는 마인드맵은 각 과의 목적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하므로, 제자훈련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어떤 시험이나 과정을 마무리하는 데는 파이널 코스라는 것이 있다. 이 파이널 코스는 전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파노라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 파이널 코스는 이 코스를 잘 받은 사람에게 좋은 점수를 얻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제자훈련이 비록 시험 점수를 높이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자훈련 교재를 마무리하며 전체를 하나로 볼 수 있는 파이널 코스 혹은 제자훈련 파노라마의 시간을 갖는다면 정말 의미 있고 소중한 제자훈련의 수료식이 되지 않을까? 이제는 변두리로 밀려 있었던 제자훈련 교재에 대한 파이널 코스와 제자훈련 파노라마에 대해 훌륭한 아이디어와 마무리 노하우를 사랑하는 동역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싶다.
이제라도 자신이 지금까지 사용했던 바인더(아마 두툼한 2~3권이 될 듯)와 암송 카드, 제자훈련 1, 2, 3권 교재, 성경, 찬송 목록을 한 보따리 들고, 교재 마무리를 위한 수련회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지난날 우리가 그 힘들게 지나왔던 과정들을 되돌아보면서, 다시 한 번 다양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에게 큰 은혜와 감격, 기쁨과 변화를 주셨던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 생명의 말씀을 새기며 남은 생애를 주 앞에 기꺼이 드리는 헌신과 사명의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우리를 변화시키고 새롭게 하며, 이 자리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말씀과 그 말씀의 능력, 그리고 권세 앞에 무릎을 꿇고 찬송하면서 말이다.

 

전주 사랑의교회의 적용점
지난 1년 동안 제자훈련을 통해 훈련생들과 함께 배우고 깨닫고 감동하며 도전받은 것은 적은 양이 아니다. 너무 많아서, 그리고 너무 빨리 지나와서 제대로 나누거나 정리되지 못한 것이 있다. 그러므로 교재 마무리 시간은 그 점을 보완하려는 목표를 분명히 갖고 시도해야 할 것이다.
전주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 마무리를 위해 새롭게 시도하려 하는 것은 ‘제자훈련 파이널 코스’다. 두 가지 방향으로 준비하고자 한다. 첫째는 올해 제자훈련을 수료하는 사람들에 대한 ‘파이널 코스’다. 아마도 급하게 지나오거나 제대로 나누지 못한 것들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둘째는 순장들을 위한 ‘제자훈련 교재 파이널 리뷰’다. 나는 많은 순장들이 자신들이 받았던 제자훈련에 대한 은혜와 감동을 회복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을 봤다. 이 시간은 이들이 큰 은혜와 감격을 누렸던 제자훈련에 대한 초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제자훈련 교재 자체가 복음과 교리와 삶의 조화에 대한 큰 은혜와 감동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도자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교재의 핵심과 받은 은혜를 미리 준비하게 해 발표하게 한다면, 귀납적인 성경 공부가 돼 깊이 있게 나누게 될 것이다. 지도자는 방향만 잡아주고 부족한 핵심 내용만 터치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또, 집중적인 훈련을 위해 책을 짊어지고 기도원에서 1박 2일 훈련 시간을 갖거나, 교회에서 가장 조용한 곳에 모여서 종일 교재를 총정리하면서 어느 정도 뇌리에 남을 때까지 훈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제자훈련 교재를 통해 지금까지 이와 같이 복음적이고 탁월하며, 균형 잡히고 깊은 은혜로 이끌어주는 성경공부 교재를 일찍이 만나 본 적이 없음을 모두가 인정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주님께 철저히 헌신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 고(故) 옥한흠 목사님에 대한 수고와 존경심, 감사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제자훈련 사역자로서 이런 제자훈련 교재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답게 우리를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인도해 주는지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장관익 목사는 전남대 법과대학과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했다. 이후 서울 사랑의교회에서 11년간 부교역자로 섬겼고, 미국 Fuller Seminary 목회학 박사학위(D.Min.)를 받았다. 현재 전주 사랑의교회 담임목사로 시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