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6년 01월

기획2 * 큰 숲 성경 읽기와 작은 나무 큐티를 함께 보라

기획 이권희 목사_ 신일교회

목회를 하면서 교회 안에 의외로 구원의 확신이 없는 교인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구원의 확신을 전해주고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교회 안에 성경일독을 하지 못한 교인들이 정말 많다는 점이다. 그런 교인들에게 설교가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말씀이 지겹고, 성경공부는 더욱 요원한 얘기가 된다.
하지만 제자훈련 하는 교회는 달라야 한다. 왜냐하면 제자훈련에서 성경은 필수 중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성경은 생명과 같다. 전쟁에 나가는 군인에게 소총과 같은 존재가 바로 성경이다. 제자훈련과 성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리의 관계다. 그러므로 제자훈련 하는 교회는 전 교인을 말씀으로 무장시켜야 한다.

 

말씀에 대한 열심이 약화된 한국 교회
얼마 전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최근 2년 동안 신천지 신자의 수가 4만 명이나 증가했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신천지 복음신학교에서 훈련받는 수가 1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왜 그들은 이렇게 말씀에 목숨을 거는 걸까? 여기에는 신천지가 한국 교회의 취약점을 알고, 접근한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그들은 한국 교회 성도들이 말씀에 무지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기존 교회를 공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전략은 말씀에 취약한 성도들에게 신천지가 강조하는 말씀을 훈련시켜 기존 신자들을 넘어뜨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할 수 있다. ‘왜 한국 교회 성도들은 말씀에 무지할까?’ 나는 가장 큰 이유가 말씀을 읽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교회는 언제부터인가 성경을 잘 읽지 않게 됐다.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일수록 훈련받는 훈련생들뿐만 아니라 전 교인이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한다. 교회는 말씀으로 성도들을 무장시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훈련에서 성경 읽기와 큐티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이 하나가 돼야 한다. 성경 읽기와 큐티는 같이 가야 한다. 왜냐하면 성경의 큰 숲을 볼 수 있게 하는 ‘성경 읽기’와 작은 나무를 볼 수 있게 하는 ‘큐티’가 균형을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성경 읽기와 큐티를 병행하는 것이 어렵다고 주장하는 목회자들도 있다. 물론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성경 전체를 모르는데 어떻게 큐티를 할 수 있을까? 신일교회는 2015년도에 이런 영적 기상도를 보며 ‘영적 성장을 향하여’라는 표어를 내걸고, 전 교인이 성경을 알고 성경을 읽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1. 전 교인 성경세미나
성경이 어떤 책인지, 성경의 구성 혹은 성경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아는 성도는 의외로 많지 않다. 성경이 잘 읽히지 않는 이유는 성경을 무턱대고 읽기 때문이다. 보통 성도들은 창세기부터 읽기 시작해서 출애굽기에서 막히고, 레위기에 들어서면 포기해 버린다. 이유는 성경이 어떤 책인지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성경 읽기에 실패한다. 교회는 성도들이 이 부분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목회자는 이를 간파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성경일독을 하기 전에 성경을 이해하고, 성경에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성경세미나를 개최했다. 특정 세미나를 거론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우리 교회는 이애실 사모의 ‘성경통독’ 세미나를 연 2회에 걸쳐 개최했다. 먼저 구약세미나를 개최한 후 구약을 함께 읽어 갔다. 새해가 시작되는 1월 4일 밤부터 8일까지 닷새에 걸친 집회였다. 세미나는 월요일 저녁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5일에 걸쳐 진행했는데, 매일 4시간씩 강의가 계속됐다. 매일 밤 11시 30분까지 강의가 진행됐음에도, 대부분의 성도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동참했다.
첫날 420명으로 출발해 매일 많은 성도들이 교회 곳곳에서 강의를 들었다. 마지막 날은 자정을 넘긴 12시 30분에 끝났다. 신일교회의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의 집회였다. 하지만 강의를 들은 성도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말씀에 인생을 걸겠다’였다. 왜냐하면 성경이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솔직히 목사인 나도 성경을 보는 눈이 열렸다.
이후 5월 10일부터 14일까지 신약세미나를 개최했다. 물론 열기는 구약만큼 뜨겁지 않았고, 참석자 수도 조금은 줄었지만 놀라운 집회였다. 말씀의 정수를 아는 성도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이렇게 세미나를 개최함으로 성도들은 성경이 어떤 책인지 알게 됐다. 성경을 보는 눈이 열리자, 성경을 읽고 성경을 연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긴 것이다.
성경세미나가 끝난 다음 날 한 집사님으로부터 카톡이 왔다. “목사님~ 좋은 강의 준비해 주셔서 감사해요. 2015년이 신일교회의 성도들에게 복이 될 것입니다. 오늘부터 『구약의 내비게이션』을 읽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 명이 있다 하신 말씀이 사실인가 봅니다. 한국 교회, 아직 살아 있어요. 목사님~ 힘 내시고 항상 감사합니다.” 정말 힘이 났다. 집사님 말씀에 100% 동의했다. 한국 교회는 아직 살아 있다. 아니 앞으로도 살아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말씀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말씀에 인생을 걸면 살 수 있다.

 

2. 전 교인 성경 읽기
앞에서 언급한 ‘구약세미나’ 이후 목장별로 ‘성경방’을 개설했다. 기존 목장이 함께 성경일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목장의 목원 전체가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마음이 맞는 목장끼리 연합하기도 했다. 이렇게 ‘성경방’이 만들어진 후 교인들은 매일 성경을 읽어 가기 시작했다. 350명 정도의 성도가 함께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성경방’에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성경을 읽는 분들도 있었다.
교회에서는 성경일독을 권장하기 위해 본당 앞에 ‘말씀 나무’를 만들어 성경일독자들의 이름을 적은 열매를 만들어 매달았다. 시각적인 효과가 있었다. 나는 “여러분의 이름이 꼭 이 나무에 걸리면 좋겠습니다”라고 독려했다. 그 결과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성한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기대한 것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감사했다. 그리고 성경일독자에게 ‘성경일독 기념동판’을 제작해 수여했다. 성경을 읽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성경일독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3. 목장별 말씀 암송 대회
나는 지난 ‘세이레 특별새벽부흥회’에 산상수훈으로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지난 12월 20일에 ‘목장별 산상수훈 암송하기’ 대회를 열었다. 93개의 목장 중 참여를 원하는 목장들은 목원 전체가 암송을 했다.
3개의 교구로 나눠 예선을 거쳐 교구를 대표하는 3개 목장이 본선대회에 진출했다. 상품도 푸짐해서(?) 1등에게는 30만 원, 2등에게는 20만 원, 3등에게는 10만 원을 수여했다. 성경을 암송하는 데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었다.
이렇게 교회가 말씀에 집중하게 되니 유익이 많았다. 첫째로, 전 교인이 말씀에 집중하게 됐다. 역시 제자훈련 한 교회여서 기본 실력 위에 말씀의 동력을 다니, 정말 성도들의 삶이 역동적으로 변화됐다. 둘째로, 삶의 불순물들이 제거돼 교회가 정결하게 됐다. 셋째로, 성도들이 제자훈련에 더 뜨거운 반응을 보이게 됐다. 2016년 제자훈련 신청을 보면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움을 알 수 있다. 특히 30대, 40대가 제자훈련에 관심을 보인 것이 고무적이다.

 

4. 전 교인 큐티 운동
금년 우리 교회는 전 교인이 큐티하는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전 교인 성경일독’에 이어 말씀을 묵상하고 묵상한 말씀을 내 삶에 적용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하다 보면 성도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것이 큐티임을 알 수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말씀을 보는 훈련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큐티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을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씀이 어렵다는 선입견이 문제다. 결국 큐티는 훈련이 중요하다. 훈련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못한다.
금년에 우리 교회는 장년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큐티 운동을 벌이려고 한다. 그래서 전 교인이 같은 본문으로 큐티하고 그 말씀을 가정예배에서 나누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렇게 할 때 부모의 권위가 생기고, 부모와 자녀 그리고 가족 간에 소통이 활발해질 것이다. 무엇보다 가정이 화목해져 말씀의 반석 위에 서게 될 것이다.

 

말씀으로 무장하라!
유진 피터슨 목사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서 “요즘 미국인에게 가장 있기 있는 텍스트는 주권적 자아에 관한 것 같다”라는 말을 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실재하는 것은 자기뿐이다. 극히 주관적이다. 사람들은 ‘종교는 통(通)한다’라는 논리에 열광한다. 사탄은 교묘하게 젊은이들을 공격한다. 심지어 교회 안에도 이런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성도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시대에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교회는 절대적 진리를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교리 교육’인가 ‘스토리텔링’인가는 다음 문제다. 중요한 것은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다. 가르치는 교역자들과 교사들이 먼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진리의 말씀인 ‘성경’으로 무장해야 한다. 말씀으로 세상에 도전하고, 세상을 공격해야 한다.
요즘 전도가 어렵다는 말이 너무 쉽게 들린다. 다음 세대는 점점 교회를 떠나고 있다. 중학교 한 반에 교회 다니는 학생이 2명이라는 말을 들었다. 충격 그 자체였다. 그렇다면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의 비율이 6%이다. 오늘날 중·고등학교 현장은 선교지와 다름없다. 그렇기에 더욱 말씀에 생명을 건 ‘그리스도의 군사’를 키워야 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 교회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최우선으로 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가 유일한 구세주이며, 절대 진리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일이다. 절대 진리인 말씀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말씀은 생명이다. 능력이다. 무엇보다 무기다. 바울은 에베소서 6장 17절에서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라고 말했다. 바울은 말씀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인지를 알았다. 하나님의 말씀이야말로 전 교인을 무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말씀으로 무장하면 신천지도 안상홍도 두렵지 않게 된다. 2016년 한국 교회가 말씀으로 무장해서 모든 성도가 세상을 이기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이권희 목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총신대학원, 탈봇신학교(Th. M.)와 풀러신학교(D. Min.)를 졸업했다. 현재 신일교회 담임목사, OM선교회 이사, 서울 CAL-NET 총무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