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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경일 목사_ 강남교회
청춘, 그리고 사랑이 담긴 밥 한 끼
노량진역에서 어른 걸음으로 촌각이면 다다르는 학원 골목. 거리에 봄꽃들이 만개할 즈음이면 청춘들의 발걸음이 거리를 가득 메운다. 여느 대학 앞거리 같으나, 한결 진중한 낯의 청년들이 바삐 스쳐 간다. 한 아름 꿈을 가슴에 안은 청년들의 발걸음은 가볍지도 무겁지만도 않다.
대한민국에서 많은 청년이 이렇게 새벽부터 바쁜 곳은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그러나 노량진에는 다음 세대의 선생님, 공무원이 될 청년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자신들의 꿈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며 열정을 다해 살아간다. 열정에 보답하는 것이 삶이라면 힘내어 응원하겠지만,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말의 행간에서 그들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묵직한 부담감을 읽을 수 있다.
‘공부만 하면 되는데 뭐가 그리 힘들까’, ‘사회 나와 보면 공부할 때가 좋았다고 생각할 거야’라고 그들에게 말할 수도 있지만, 사회구조적으로 볼 때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결과로 연결되지만은 않기에, 또 수험 공부를 위한 생활의 부담도 만만치 않기에, 깊은 한숨과 허탈한 웃음을 그들의 대화와 얼굴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싸워 나간다는 것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수험생들을 엄습한다. 더불어 수험 기간이 길어질수록 생활비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밥 한 끼 해결하는 것을 큰 문제로 여기기엔 너무 부요해 보이는 오늘날에도 수험생들은 여전히 끼니를 걱정한다. 때로 채색옷을 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