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6년 11월

기획3 - 새가족 사역,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획 나길수 목사_ 혜성교회

내가 섬기는 교회는 주일 낮 예배 출석이 300명 정도 규모로, 한 해 평균 30~50명 정도의 새가족들이 등록하는 편이다. 대개는 교회 주변으로 이사를 왔거나, 누군가의 소개로 교회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오늘날의 경향이 그렇듯, 새가족들은 선뜻 마음을 열지 않고 짧게는 3개월, 길게는 6개월 동안 교회를 탐색하고 살펴보다 교회를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교인들의 주일 출석을 살펴보면 아직 교회에 등록하지 않으신 분들이 20~30명 정도 된다. 이들 중에는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출석은 하고 있어 이미 우리 교회 교인 같은 분들이 많다. 감사한 것은 교회가 도로에서 잘 보이지 않고 외적으로 특별한 호감을 주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귀한 분들을 보내 주셔서 편안하게 교회를 찾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어떤 분이 사정상 서울에서 잠시 대전에 내려왔다가 서울로 다시 올라가게 됐다며 인사를 오셨다. 등록 교인은 아니었지만 참 정(情)이 많이 든 분이었다. 그래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보내드렸다. 이를 통해 나는 지역 교회는 우리 교회에 등록한 성도들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교회 주변을 잠시 지나가는 분들의 교회 즉 넓게 보면 하나님의 자녀라면 누구라도 들어와 예배드릴 수 있는 오픈된 공간임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교회에 등록하지 않았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우리 교회가 잠시 그분의 울타리가 돼 드렸다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


새가족에게 찾아오는 어려움과 따뜻한 돌봄
사실 주일에 교회를 처음 찾아오신 분들을 대할 때면 늘 조심스럽다. 혹시라도 다가가 호감을 표현할 때 부담을 느끼고 경계심을 갖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군중 속에서 조용히 예배만 드리고 싶은데 왜 귀찮게 하는가 하고 부담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부담감을 드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대할 때는 영혼에 대한 관심이 없는 차가운 교회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민감한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 교회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세 가지를 준비했다. 먼저 로비에 배너를 설치했다. 외부에 디자인을 의뢰해 제작했는데, 배너 안에 이런 문구를 넣었다. “오늘 우리 교회를 방문하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금처럼 언제든지 자유롭고 편안하게 오셔서 예배를 드리실 수 있습니다. 혹시 우리 교회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거나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면 예배 후 안내자들께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교회에 등록하시면 신앙적으로 더 자세한 안내와 따뜻한 돌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배너를 만들어 설치한 것으로 끝내지 않고, 같은 내용의 카드를 만들어 새가족들에게 나눠 준다. 카드는 새가족부에서 정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교회에 처음 나오신 분들을 놓치지 않고 잘 파악해 예배실 안쪽으로 안내하면서 이 카드를 전달하는데, 무심하지 않으면서 부담스럽지 않도록 교회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주일예배 광고 시간에 “오늘 우리 교회에 처음 나오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희 교회에 등록하시면 신앙적으로 더 자세한 안내와 따뜻한 돌봄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등록을 원하시는 분들은 예배 후 2층 로비에서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라고 매 주일 반복해 얘기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마음의 문을 열어 주신 분들이 등록을 한다. 작년까지는 교회에 등록하신 분들을 담임목사실로 안내해 잠시 면담을 하고 사진을 찍은 뒤에 가능하면 교회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가시도록 권면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는 예배 시간 중 앞에 나와 소개하고 등록자 명단에 올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분들에게 교회에 등록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소개할 필요를 느껴 올해부터는 과감하게 등반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에 등록을 했다고 해도 가등록(假登錄)이라고 여기고, 바나바 제도를 활용해 최소 3주에서 4주 정도 교회 출석을 확인한다.
이렇게 한 이유는 교회에 등록을 한 뒤 연락도 받지 않고 교회에도 나오지 않아, 여러모로 관리가 어려운 새가족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새가족이 교회에 등록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이런 허수(虛數)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제자훈련 수료생을 중심으로 새가족에게 일대일로 바나바를 연결했는데, 비교적 좋은 효과가 있었다. 원래 계획은 새가족반 교재를 가지고 일대일로 새가족을 지도해 그것으로 새가족 세미나를 대체하려고 했는데, 운영을 하다 보니 무리라고 판단돼 지금은 교회에 출석했을 경우, 자연스럽게 바나바가 교제하면서 도와드리는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나중에 등반할 때에 바나바가 교회를 대표해 꽃다발을 드리면서 환영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경우의 장점은 나중에라도 일대일로 만났던 바나바와 전도회, 다락방 등에서 자연스럽게 교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책임 있는 등록, 그리고 영혼에 대한 사랑을 함께 나누는 일에 있어서 이런 과정은 매우 유익하다. 그래서 올해 지금까지 등록(등반)한 분들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 주일 출석하고 있다.


심방과 전도회 연결 그리고 소속감 갖기
이렇게 해서 등록(등반)까지 한 분들에게는 심방을 실시한다. 등록할 때에 기록한 간단한 신상 명세를 가지고 가급적이면 집으로 찾아가고, 사정상 그것이 어려우면 교회에서 면담을 하면서 심방을 한다. 이때에는 취조(取調)하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사람을 사귀듯 물어보고 목회자나 교회에 대해 소개함으로, 인격적이고 쌍방적인 소통이 되도록 노력한다.
간단한 정보 이외에 언제 예수님을 믿었는지, 어떻게 우리 교회에 오게 됐는지, 지금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은 무엇인지, 신앙적으로 어떤 꿈이 있는지, 어떤 달란트가 있고 어떤 섬김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묻고 정리한다. 심방 내용을 정리한 뒤에 온라인상의 목양 교적 프로그램에 상세하게 기록한다. 이 심방은 가급적 담임목사가 직접 한다.
이렇게 교회에 안정적으로 연결된 분들은 전도회, 다락방으로 연결시킨다. 우선 전도회는 월 1회 모이는 비교적 느슨한 또래 모임으로, 특별한 부담감 없이도 참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락방은 참석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는데, 여기까지 이르게 되면 안정적으로 교회에 정착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6개월 정도가 되면 본인 희망 여부에 따라 교회학교 교사를 제외한 비교적 가벼운 봉사 자리에 임명해 소속감, 존재감 등을 부여하려고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가족들은 ‘우리 교회’라는 소속감을 갖게 된다.


새가족들을 위한 새가족 페스티벌
우리 교회는 새가족들을 위한 ‘새가족 페스티벌’을 연 2회 진행한다. 새가족들은 주일 2부 예배 시간에 성도들 앞에 나오는데, 이때 전도회 임원, 다락방 순장, 바나바 등 다른 분들도 함께 손을 잡고 나와 부담을 덜어 드린다. 이 시간에는 새가족들의 등록 사진을 영상으로 보여 주고, 새가족들 중에서 한 명이 교회에 오게 된 동기, 교회에 와서 좋은 점, 앞으로의 신앙 각오와 결단 등을 나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교회 모든 성도들이 새가족이 된 것처럼 감격한다.
새가족 페스티벌에 참석한 새가족들에게는 간단한 선물을 드리고 특별한 점심 식사를 대접하면서 담임목사, 부교역자, 당회원들의 인사와 소개 등이 이어지는데, 이 짧은 시간이 매우 은혜롭다.
 
새가족반의 역할
우리 교회 새가족반은 이렇다. 본래 주일 교회에 새로 나온 새가족들에게 간단한 안내와 인사 등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성격에 다소 변화를 주게 됐다. 현재 새가족반은 교회 입구와 로비에서 안내를 전담하고 있다. 우리 교회는 예배실 안에서의 섬김을 ‘안내부’가 하고, 예배실 밖에서의 섬김은 ‘새가족부’가 맡고 있다. 그래서 누구든지 교회에 오시는 분들은 새가족부의 안내를 받고 예배실로 들어가는데, 이를 통해 새가족부가 교회 사역에 보다 중심에 자리매김하게 됐다.
예를 들어, 성도들의 주일 출석을 체크하고 결석자를 파악하는 것은 새가족부의 일이다. 팀장을 포함해 6~7명 정도의 인원이 주일날 1, 2부 예배 시간 전후로 이 사역을 감당하는데, 교회 성도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면서 동시에 새가족들을 눈여겨보며 돌보고 있다.
새가족반 스태프의 연령대도 30대, 40대 초반으로 낮췄는데, 이를 통해 교회는 더 젊어지고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로 변화됐다. 감사하게 이분들은 일 년 내내 새가족들을 섬기면서 모두 여전도사님처럼 섬기고 있다.
새가족반은 부교역자 한 명을 중심으로 섬김을 감당하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기도회를 하고 사역을 점검한다. 평상시에는 주일예배를 중점으로 섬기고, 새생명축제나 대외적인 행사가 있을 때에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사역을 계획하고 헌신한다.
그래서 새가족부실은 새가족들이 주로 찾는 공간이지만, 교회 기존 성도들도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새가족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다과를 하면서 좋은 교제를 나눌 수 있다. 또 교인으로 등록하거나 등록하지 않은 새가족들도 자연스럽게 새가족부실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데, 다들 부담없이 편안하게 참여하고 있다. 


신앙의 기초를 돕는 새가족 교육
새가족들에 대한 교육은 5주 과정의 새가족세미나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는 교회 규모와 새가족들의 인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 교회는 연 2회, 새가족세미나를 진행한다. 최근 교회에 등록하신 분들, 학습이나 세례를 앞두신 분들을 대상으로 3주간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기본적인 교리들을 가르치고 교회를 소개한다.
이를 통해 새가족들이 신앙의 기초를 다지도록 돕는다. 기독교 신앙에 대해 낯설어하고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세미나 이후에 별도의 교육을 시행해 신앙생활을 돕고 있다. 


새가족반의 미래
앞으로 우리 교회가 더 고민하고 애써야 할 부분은 새가족반의 적극적인 전도로 교회에 나오는 새가족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이것이 비교적 건강한 교회의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바나바 제도를 약식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위해 보다 전문적인 분들을 세워 이 사역의 완성도를 높여 가고 싶다. 나를 비롯한 교회 모든 성도의 기도제목은 매주 새로운 분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앞으로 바라기는 우리 교회가 아직 복음을 들어보지 못한 자들에게 긍휼한 마음을 갖고, 교회에 나온 새가족들이 편안함을 느끼면서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사랑으로 돕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나길수 목사는 연세대학교(B.Th.)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한 후, 연세대학교 대학원(Ph.D., cand.,)에서 교회사를 전공했다. 사랑의교회 부목사를 거쳐 2012년부터 대전 혜성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