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5년 12월

특집2 - 브라질 목회자 조찬 & 만찬 모임 결산, 인터뷰

특집 백지희 기자

경직되고 율법화된 교회, 제자훈련으로 함께 살리자


제102기 CAL세미나는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여실히 드러내듯,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신앙 역사와 배경을 지닌 외국인 목회자 100여 명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단연 브라질 장로교단에서 온 63명의 목회자와 사모들이었다. 그동안 브라질에서 4차례 진행됐던 CAL세미나가 현지 사정상 없어지면서 브라질 목회자들이 목회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참석한 것이다. 이에 사랑의교회 담임목사이자 국제제자훈련원 원장인 오정현 목사는 환영의 의미로, 지난 10월 31일 사랑의교회에서 브라질 목회자들을 초청해 조찬과 만찬 모임을 가졌다.

 

 

전통적인 장로교회의 어려움 공유해
조찬 모임은 사랑의교회 토요비전 새벽예배 이후 이뤄졌다. 오정현 목사 내외와 브라질 목회자 내외 15명, 김대순 목사(태국 치앙마이대학교 총장), 이용석 목사(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팀장)가 함께 조찬에 참석했고, 통역에는 고영규 목사(브라질 아과비바교회)가 섬겼다. 서로 소개하고 격려하는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오정현 목사는 “지난 브라질 CAL세미나 때 뵀던 분들이 많다”면서 반가움을 표현했고, 브라질 목회자들은 현지 교회의 제자훈련 상황을 나누며, 이번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시간에 공통적으로 나눠진 고민은 전통적인 장로교회가 가진 한계였다. 브라질 목회자들은 장로교회가 점차 경직되고 율법화되는 것에 경각심을 갖고 있었고, 오정현 목사에게 어떻게 이런 상황을 상쇄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다.
오 목사는 “모든 교회는 30년을 주기로 3가지 경험을 한다. 10년 동안 모험가처럼 사역하다가 잘 성장하면 다음 10년은 관리인 중심이 된다. 그러면서 점점 굳어져 결국 다음 10년은 장의사에게 넘어간다”면서 “이것이 수많은 장로교회가 겪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세미나에서 ‘동적인 교회론’, ‘제자도와 온전론’, ‘인격적으로 균형 잡힌 성령 사역’, ‘제자훈련과 선교’에 대한 강의들을 통해 장로교회와 당회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 나갈 것을 도전했다. 


한편 사랑의교회 아름다운땅에서 열린 만찬 모임은 브라질 목회자와 사랑의교회 목회자, 장로, 남녀직장인 순장장 및 총무 등 100여명이 함께했다. 이원준 목사(사랑의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만찬은 사랑중창단의 공연과 오정현 목사의 환영인사, 김창록 장로의 기도 순서로 이뤄졌다. 짧은 순서를 마친 이들은 함께 풍성한 식탁 교제를 맞으며 CAL세미나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브라질 목회자 인터뷰 >


지구 반대편에서도 쓰이는 제자훈련의 역사

 

 

 

제102기 CAL세미나 마지막 날까지 제자훈련의 열정을 불태우던 브라질 목회자들. 그들 가운데는 처음으로 제자훈련을 접한 이도 있었지만, 이미 브라질에서 4차례 진행된 CAL세미나를 통해 교회에서 꾸준히 제자훈련을 해 온 이들도 있었다. 이번 세미나에 참석한 브라질 목회자 가운데 5명을 만나 참가 소감을 들어봤다.

 

Q1 이번 102기 CAL세미나에 참가한 동기는 무엇이었는가?

 

산드로 카르발리오 로드리게스 : 먼저 제자훈련과 교회의 존재 목적을 분명히 깨닫고 싶어서 참석하게 됐다. 어떻게 제자훈련으로 교회에 생명을 불어넣고, 교회를 보다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사실 나는 제자훈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세미나의 모든 강의가 내가 제자훈련을 접목할 수 있는 기초들을 제공했다.

 

 

아니지오 호마니니 : 내가 섬기는 교회는 한국 교회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크다. 그래서 당회원들이 나를 CAL세미나에 파송한 것이다. 나 역시 제자훈련을 통해 어떻게 평신도를 훈련하고 교회를 건강하게 세울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고 왔다.


제페르손 루이스 짐바헤 : 개인적으로 사역에서 영적인 깨움과 동기 부여가 필요했다. 그리고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 앞에서 나의 부르심을 온전케 하고 싶었다.

 

카오미투 마르시우 산타나 페르난데스 : 나는 브라질 CAL세미나에 4번 참석했고, 교회에서는 제자훈련을 한 지 7년이 됐다. 이번에 제자훈련의 비전을 새롭게 하고 싶어 한국에 오게 됐다.

 

제안 나시멘토 샤가스 : 나도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8년 동안 했다. 이번 102기 CAL세미나에 참석해 비전을 새롭게 하는 것 외에도 제자훈련의 결과를 공부하고, 사랑의교회가 오랜 역사 가운데 일관성 있게 제자훈련을 해 온 비법을 배우기 위해 참석했다.

 

Q2 세미나 중 인상 깊었던 강의나 시간이 있었다면 언제인가?

아니지오 호마니니 : 모든 강의에 이론과 실제가 잘 융합돼 있었다. 특별히 오정호 목사의 간증 중에 성도들을 대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성도들을 위해 기도해 줄 때나 악수 할 때 두 손을 꼭 잡고 마음과 정성이 전달되도록 표현하는 것 등의 사소한 태도들이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제페르손 루이스 짐바헤 : 강의 중에 계속 강조된 ‘한 영혼 철학’이 인상 깊었고, 오정현 목사와 오정호 목사, 강명옥 전도사가 나눈 “한 사람의 영혼을 위해 모든 존재를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카오미투 마르시우 산타나 페르난데스 : 처음부터 끝까지 강사들의 경건성이 인상 깊었다. 특히 오정현 목사가 작년 브라질 총회 강사로 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깊은 영성에 영향을 받았다. 또한 소그룹 강의를 통해 소그룹에 대한 내 비전이 많이 변화됐다.

제안 나시멘토 샤가스 : ‘교회론’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새로워진다. 오정현 목사의 강의들은 내 비전을 새롭게 했고, 김대순 선교사의 ‘제자훈련과 선교’ 강의도 비어 있는 여백을 채워 주는 훌륭한 강의였다. 선교에 대해 나눔으로써 이 세미나가 풍요로워졌다.

 

 

 


Q3 한국 교회에 대한 인상은 어떤가?

산드로 카르발리오 로드리게스 : 무엇보다 예수를 향한 열정이 있었고, 선교와 제자 삼는 일을 향한 영적 뜨거움도 느껴졌다.

카오미투 마르시우 산타나 페르난데스 : 교회에서 기도의 삶을 볼 수 있었다. 이는 브라질 목회자들에게 특히 인상 깊은 것이다. 새벽예배에 참석해 많은 사람들이 새벽에 모여 기도하는 모습을 우리 눈으로 직접 보니 놀라웠다. 그리고 우리도 도전받아 CAL세미나 기간에 자연스럽게 새벽에 모여 기도하기 시작했다.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함께 기도하며 여기에서 받은 비전을 어떻게 브라질 교회에 적용할지 생각했다.

아니지오 호마니니 : 이번 한국 방문과 CAL세미나 일정은 매우 빡빡하고 강력했다. 그래서 브라질 목회자들 가운데 영적으로 더욱 강해져야겠다는 필요가 생겨났고, 정말 자연스레 ‘우리 같이 기도할까? 어디에서 할까? 언제 할까?’ 이렇게 얘기하다가 새벽에 한 사람 한 사람씩 모여 기도하기 시작했다. 한국과 브라질을 위해, 우리 삶과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여기서 받은 뜨거움을 브라질에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졌다.

제페르손 루이스 짐바헤 :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 순간 우리를 따뜻하게 영접하고 섬기는 모든 성도와 스태프들의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제안 나시멘토 샤가스 :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해 모든 걸 투자하는 게 우리에게 큰 영향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원리가 세계 선교를 향해 흘러가는 것도 인상 깊었다. 이곳에서 시작된 제자훈련 사역이 큰 파장을 일으켜 세계 각지에서도 같은 역사를 일으키는 걸 보게 됐다. 또한 사랑이라는 기초 위에 세워진 성도들의 섬김과 헌신을 볼 수 있었다.

 

 

 


Q4 마지막으로 현지 교회에서 감당해야 할 사명에 대해 나눠 달라

산드로 카르발리오 로드리게스 : CAL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또 우리를 받아준 사랑의교회에도 감사드린다. 이번 세미나가 내 삶과 교회를 변화시켰다. 이제 무엇보다도 먼저 기도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자훈련을 교회에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 준비해야 겠다. 여기서 배운 것들을 브라질 교회의 상황에 맞게 접목하고, 리더십을 가다듬는 게 내 과업이다. 

아니지오 호마니니 : 제자훈련의 국제화 비전이 현실이 됐다. 말세에 CAL세미나는 마지막 대안이 될 것이다. 예수님의 교회를 그분이 오시기까지 준비하는 이 비전은 전 세계적인 비전이며, 이것은 하나님의 것이다. 현지에 돌아가 배운 것을 어떻게 사역에 접목할지 기대가 크다. 우리 교회에는 소그룹 모임이 있지만, 아직 제자훈련은 하고 있지 않다. 먼저 당회원들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하고, 교회에 점진적으로 훈련을 확대해 가려 한다.

제페르손 루이스 짐바헤 : 나 역시 이번 세미나를 통해 마음이 새로워졌고 하나님을 뜨겁게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파울로에는 성경공부나 제자훈련을 하는 소그룹이 없고, 현실적으로 열악한 환경이라 당장 교회에 가서 제자훈련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지만 현재 부교역자로 있는 리멍교회를 도우며, 주변 교회와 목회자에게 제자훈련을 소개하고자 한다. 

카오미투 마르시우 산타나 페르난데스 : 제자훈련을 하는 동안 우리 교회는 굉장히 문제가 많은 교회에서 건강한 교회로 변화했다. 우리 교회가 앞으로도 계속 제자훈련에 열정적인 교회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는데, 여기 참석할 수 있도록 하신 영원하신 하나님과 사랑의교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또 아과비바교회 고영규 목사, 그를 통해 사랑의교회와 CAL세미나를 알게 돼 행복하다. 

제안 나시멘토 샤가스 : 브라질도 한국처럼 개신교회가 크지만, 영적인 수준은 낮다. 제자훈련만이 유일한 길이며,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본질이다. 나 역시 그동안 현지 교회에서 해 왔던 제자훈련을 교정해 가면서 더 완벽하게 만들어 나가려 한다. 더불어 한국에서 제자훈련 사역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며, 지구 반대편에서도 제자훈련의 열매가 맺히고 있음을 알려 주고 싶다. 여러분들이 자고 있을 때 우리는 일할 것이고, 여러분들이 일할 때 우린 쉬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를 위해 중보기도 할 수 있다. 몸은 멀리 있지만 마음은 가까이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