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3년 03월

특집2 * 서울 CAL-NET 모임 결산

특집 우은진 기자


제자훈련으로 ‘주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지난 2월 18일 서울 CAL-NET 모임이 장충교회에서 열려 모처럼 제자훈련에 관심 있는 서울 지역 목회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자훈련 하는 교회, 제자훈련을 하려는 교회, 제자훈련에 관심은 있으나 준비 중에 있는 모든 교회의 목회자들이
다시 한번 한 사람 목회 철학을 붙잡고, 모든 것을 걸고 미쳐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불어 제자훈련 목회자가 세상이 하지 않는 것, 손해보고 희생하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는 데도 목소리를 높였다.

사역자는 목회철학이 있어야 한다
오정호 목사(전국 CAL-NET 대표, 새로남교회)는 ‘제자훈련의 골격 세우기’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빠른 것과 대박을 선호하는 세상 분위기가 목회자들의 목회방식에도 전염되고 있다”며 “대전에서 소문난 ‘성심당’이라는 빵집에도 경영철학이 있는데, 하물며 영혼을 돌보는 교회 목회자들에게 목회 철학이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 목사는 “한 영혼(one man vision)의 소중함이 바로 제자훈련 목회 철학의 핵심 비전인데, 작은 교회든 대형 교회든 제자훈련 사역자는 교회 사이즈에 상관없이 언제나 한 영혼에 집중해야 갓길로 가지 않게 된다”고 역설했다.
공중분해가 될 뻔했던 새로남교회에 부임해 지금의 모델 교회를 만들기까지 그는 “제자훈련 목회의 한 우물을 20년간 팠고, 제자훈련 교회 목회자들이나 CAL-NET과 네트워킹을 하며, 날마다 제자훈련 사역자로서 자기반성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자훈련 인도자나 훈련받은 평신도들이 ‘나는 걸어 다니는 새로남교회입니다’ ‘나는 예수님의 제자입니다’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자훈련 고수들의 맞춤식 선택강의
곧바로 이어진 4개의 선택강의에서는 각 교회 상황별 관심 있는 주제의 강의들을 제자훈련 고수들의 경험담을 통해 맞춤식으로 들을 수 있었다. 가장 많은 인원이 몰린 송태근 목사(삼일교회, 서울 CAL-NET 대표)는 ‘제자훈련과 전통 교회’라는 강의를 통해 “제자훈련을 하려면 뼛속까지 미쳐야 하는데, 미치지 않았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그는 충현교회 부목사 시절, 담임목사 세습 문제가 터졌을 때 한 권사로부터 받은 편지 한 장을 소개했다. 그는 “그 편지에는 교회 사태에 안타까워하며 앞으로 ‘깨끗한 그리고 너무 크지 않은 종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쓰여져 있었다”며 “하나님은 사람의 영향력으로 세워진 교회, 크기로 일하는 교회를 싫어하시는데, 한국 교회는 점점 세속화되고, 제왕적 스타일로 운영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자훈련은 여기서부터 가치전환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38세의 나이에 전통 교회인 강남교회에 부임한 그는 “제자훈련 사역에 방해가 안 되도록 장로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했는데, 그때 자신이 간과한 게 바로 복음의 능력이었다”며 “제자훈련을 통해 19명의 장로 중 2명이 예수를 영접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강조했다. 교회만 오래 다녔지, 복음을 모르는 신자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태수 목사(은평성결교회, 서울 CAL-NET 대표)는 ‘삼위일체 하나님과 함께하는 제자훈련’이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성부 하나님의 사랑과 성자 하나님의 은혜, 성령 하나님의 교통하심이 일어나는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며 “제자훈련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임종구 목사(대구 푸른초장교회, CAL-NET 사무총장)는 ‘제자훈련과 개척교회’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개척 교회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에 기성 교회가 앓는 문제로 고민할 필요가 없는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며 “개척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할 때는 교회의 토질을 검사하고, 토양 개선에 힘쓴 뒤, 훈련받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목회자가 모든 것을 걸고 그에게 집중할 때 사역의 열매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남창우 목사(장충교회, 서울 CAL-NET 대표)는 ‘제자훈련과 시대적 소명’이라는 주제 강의를 통해 “장충교회를 새로 건축하면서 본당 안에 거룩, 순결, 감사, 존중, 희생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는데, 교회가 마땅히 지켜야 할 덕목들이지만 지키지 못해 비판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는 “제자훈련 하는 교회가 세상이 손해를 안 보고, 양보 안 하는 것을 해야 하는데, 이것만 잘해도 세상 사람들로부터 칭송받는다”고 말했다.  

제자훈련으로 주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
한편, 점심식사 이후 참석자들과 강연자 간에 질의응답이 오갔다. 첫 번째 질문은 제자훈련 목회자들의 영향력과 자기 훈련에 대한 체크리스트가 있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송태근 목사는 “교회 안에 담임목사의 영향력이 커지면 그것을 즐기게 되고, 예수님의 자리는 밀리게 된다”며 “부교역자들에게 사역을 위임해 담임목사와 똑같이 리더십을 세워 담임목사의 영향력을 줄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질문은 제자훈련 목회를 하면 심방목회를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한태수 목사는 “제자훈련을 해도 심방 목회는 필요하다”며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하다 보면 훈련생들의 집을 돌면서 자연스럽게 심방하게 되고, 또 별도로 필요하면 개인 심방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세 번째 질문은 개척 교회의 재정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임종구 목사는 “교회에서 양육과 훈련과정에 드는 비용은 따로 마련하고, 훈련생이 직접 훈련 등록금이나 회비를 내서 운영한다”며 “때로는 담임목사가 개인 사비로 식사도 내고 선물도 사야 본이 되며, 재정적으로 너무 어렵다면 돈이 안 들거나 덜 드는 교제나 훈련도 많다”고 답했다.
네 번째 질문은 제자훈련을 할 때 꼭 집을 돌아가며 해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에 남창우 목사는 “장충교회 사역훈련은 교회에서 하고, 제자훈련은 집과 교회에서 나눠 각각 인도한다”며 “집에서 하면 좋지만 형편이 안 되고 거리가 멀다면 장소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다섯 번째 질문으로는 제자훈련과 설교 사역의 균형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에 송태근 목사는 “목회자는 설교자다. 목회자의 리더십은 강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 양식에 따라 제자훈련 해야 한다”며 “훈련 준비를 하거나 훈련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교 준비가 되며, 이 둘은 따로 뗄 수 있는 게 아니라 둘 다 중요한 사역”이라고 지적했다.
여섯 번째 질문은 앞으로 서울 CAL-NET 모임의 행보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에 한태수 목사는 “오는 10월 삼일교회에서 서울 CAL-NET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며, 제자훈련 교회의 제자반을 한두 번 참관하거나 국제제자훈련원 체험학교에 참석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오정호 목사는 “지금의 장충교회나 새로남교회, 은평성결교회, 푸른초장교회를 보지 말고, 초기 제자훈련 할 때의 모습을 보고 그 안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주목하라”고 충고했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