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5년 10월

사역훈련의 마지막 점검표

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국제제자훈련원

훈련 과정에서 제자훈련이 말씀을 익히는 것에 집중한다면, 사역훈련은 익힌 것의 실천편이라고 할 수 있다. 순장으로서 파송받기 전에 다시 한 번 훈련을 점검하고, 리허설을 하는 것이 사역훈련이다. 그런데 제자훈련을 잘 받고, 사역훈련도 잘 마친 순장들을 현장에 파송해 1~2년이 지나면 어떤 다락방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 반면, 어떤 다락방은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왜 그럴까?
우리는 사역훈련의 시기를 예비 순장으로서, 성경을 가르치는 방법이나 소그룹을 인도하는 노하우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요소들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역훈련 과정에서 가장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것은 스킬이 아니라 신앙 인격을 다지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집중하셨던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일은 훈련의 효과가 당장 눈에 드러나지 않기에 교회나 인도자나 훈련생들이 소홀히 한다.
예수님의 고별설교라고 불리는 요한복음 13장을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장 집중적으로 훈련하셨던 것이 섬김 훈련임을 알 수 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하셨던 그 순간에, 유언처럼 그들에게 말씀하시고 몸소 가르치셨던 것이 섬김 훈련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역훈련의 핵심을 엿볼 수 있다.
바른 사역훈련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을 키우고, 섬김을 일상화하고, 체질화하는 훈련이다. 이것이 실패하면 사역훈련 자체를 실패한 것과 진배없다. 내가 작년부터 세미나에서 온전론을 시작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성경 말씀을 삶에서 온전히 살아 내는 것이 온전론의 핵심이다. 좀 부족해도 가슴에 순원을 위한 눈물을 담고 있는 순장이 성경 지식에서는 청산유수처럼 막힘이 없지만 비판적 냉소주의에 빠진 순장에 비해 시간이 지날수록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은 당연하다.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순원들의 변화는 결정적으로 순장의 섬김과 중보기도에 달려 있다. 훈련생들이 동일한 사역훈련 과정을 거쳐 순장으로 사역 현장에 파송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났을 때 다락방마다 서로 다른 열매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한 사역훈련은 예수님처럼 목자의 심정을 가진 신앙 인격자를 만들어 상처투성이 삶의 현장을 만지고 싸매고 치료하며 위로하는 또 다른 목자의 심정을 가진 신앙 인격자를 낳는 산고의 작업이 돼야 한다. 그러므로 사역훈련의 마지막 체크 리스트는 신앙 인격이다.
‘가슴에 순원을 향한 눈물이 있는가? 중보기도가 체질화 됐는가? 말씀 앞에 즉각적으로 순종한 경험이 있는가?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신앙적인 본을 보이고 있는가?’ 지금 한 번 점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