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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인간은 사랑이 없으면 실상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사랑을 하든 사랑을 받든 사랑의 관계 속에 있지 않으면 그처럼 무미한 삶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누군가를 사랑하기 어려운 경우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명령하시며 아가페 사랑을 요구하신다. 아가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 자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경험했다 해도 자신에게 온갖 상처를 준 사람, 심지어 자신의 인생을 망쳐 놓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사랑하기 힘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바로 사랑의 ‘전진’을 해야 한다. 뒤를 돌아보는 사랑으로는 미운 사람,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랑만이 이것을 가능케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창조하실 때 앞을 향하도록 만드셨다. 눈이 앞을 보고, 귀가 앞쪽을 향해 열려 있으며, 손발이 앞으로 나갈 때 자연스러운 이유가 무엇일까? 눈은 앞을 보고 살도록, 귀는 등 뒤에서 수군거리는 소리는 듣지 말도록, 손과 발은 전진하도록 만드신 것이 아닐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가페 사랑의 시작이다. 앞으로 나아갈 때 과거와 미움의 지뢰밭을 밟지 않을 수 있다. 과거에 발목 잡혀 전진하지 못하면 과거라는 땅속에 묻힌 지뢰를 밟고 폭발할지도 모른다. 베드로와 가룟 유다의 삶이 이것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가룟 유다는 과거의 지뢰를 밟고 폭발한 사람이다. 반면, 베드로는 사랑의 전진을 선택함으로 남은 일생을 하나님께 쓰임 받으며 살았다.
예수님을 돈에 팔았던 가룟 유다와 예수님의 큰 사랑을 받았으면서도 예수님을 부인하고, 심지어 저주까지 했던 베드로의 잘못은 대동소이할 것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예수님을 신뢰하고 앞으로 나아갔고, 유다는 자신의 과거에 사로잡혀 자살로 생을 끝냈다. 베드로에 대한 예수님의 질문은 단 하나였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과거의 잘못이 아니라, 과거의 상처와 실수, 실패가 클지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신뢰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가페 사랑을 하기 위해 우리는 사랑을 재정의해야 한다. 대중 매체는 사랑은 감정이요, 좋은 느낌이라고 말하지만, 아가페 사랑은 느낌이나 감정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말씀에 대한 순종 위에 세워진다. 아가페 사랑은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으로 재정의된 사랑이다. 이 사랑은 어떤 경우에도 없어지지 않고, 실패하지 않으며, 추락하지 않는다. 역동적인 사랑이요, 어떤 환경에서도 열매 맺는 유실수 사랑이다. 사랑은 동사이기 때문에 만나기 전부터 가슴이 뛰는 것이다.
이 사랑이 바로 제자훈련 목자의 심정이다. 목자의 심정으로 사랑의 전진을 하는 것이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새해에는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사랑하기 힘든 사람조차 사랑의 전진을 통해 사랑하는 한 해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