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금요일 밤에 방영되는 한 예능 프로그램인 서바이벌 오디션, <위대한 탄생>은 “멘토”와 “멘티”라는 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멘토와 멘티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저마다 개성이 뚜렷한 5명의 멘토들이 스스로 뽑은 4명의 멘티를 각자의 방식으로 멘토링하면서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는데, 어떤 형태든지 나름대로의 애정을 담은 멘토의 조언을 통해 담금질 되는 멘티들을 보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나에게도 저런 멘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 멘토라는 말은 호머가 쓴 『오디세이』라는 책에 나오는 사람 이름이다. 주전 1200년경에 트로이의 왕자가 스파르타의 왕비를 납치해가면서 그리스의 연합군과 트로이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다.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터진 것이다.
그리스의 작은 왕국 이타이카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에 출전하면서 사랑하는 아들 텔레마쿠스를 자신의 가장 믿을 만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겼다. 오디세우스가 10년이 넘게 전쟁터를 떠돌다 돌아오기까지 멘토는 친구이자 스승,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서 왕자 텔레마쿠스를 멋지고 늠름한 모습으로 키웠다. 이후 멘토라는 이름은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신뢰의 관계를 바탕으로 인생의 지혜를 전수하는 스승의 대명사가 되었다.
요즈음 한국 교회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가 심각하다. 연일 들려오는 소식이 심상치 않다. 소위 한국 교회의 지도자라고 알려진 영적 지도자들이 추문에 휩싸이며 무너지고 있다. 한기총의 금권선거가 드러나고 관련자들의 양심선언을 통해 어두운 그늘에 가려졌던 모습들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들은 너무도 당당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죽하면 한국 교회가 자정능력을 상실했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들려오고, 한기총은 해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을까.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를 향해 눈을 부릅뜨고 호통을 치고 독설을 퍼부을 수 있는 어른이 안 보인다는 것이 안타깝다. 잘못된 길로 갈 때 길을 막고 이 길로 가면 너 죽는다고 말해줄 수 있는 멘토가 절실하다. 심각한 위기 속에 있는 형제들을 향해 쓴 소리를 하는 멘토도 안 보이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고백하고 진정한 회복을 위해 멘토의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안 보인다.
한국 교회가 자기 교회만 생각하면서 무한경쟁 속의 서바이벌 게임을 하면 안 된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교회가 교회를 형제로 바라보며, 목회자와 목회자가 서로를 멘토링하는 관계를 가져야 한다. 어른들은 노욕을 내려놓고 젊은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남겨주는 비움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젊은이들은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쓸모없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섬김을 통해 성숙해가는 섬김의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평생의 축복이다. 우리 인생에 누구를 만나느냐가 우리 인생의 질을 결정한다. 오늘 우리의 삶에 멘토가 찾아와 “난 자네의 인생에 아름다운 꽃이 피는 것을 보고 싶다네. 자네를 위해서 쉬지 않고 기도하겠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오게나. 내가 힘이 되어주겠네”라고 말해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이후의 삶은 이전과 분명히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