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사월에 부활을 노래하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T. S. 엘리어트의 시, “황무지”에 나오는 글귀다. 사월이 잔인한 이유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꽃을 피워야 하기 때문이다. 꽃을 피우려면 땅속에 내린 뿌리를 통해 자양분을 끌어올리는 수고를 해야 하는데 그게 싫기 때문이다. 겨우내 움츠러들어 살아가던 습관과 타성을 깨고 움직이는 것이 싫어 오히려 겨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사월이 잔인할 수밖에 없다.하지만 새봄의 화사한 꽃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사월은 기대와 설렘의 계절이다. 차갑고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맞이하는 새봄은 추운 과거보다는 따뜻한 미래를 내다보며 소망을 갖게 만든다. 죽은 것만 같았던 나무에 움이 트고 연녹색 이파리...
발행인칼럼
2012년 0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