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과 ‘뱃속의 역설’
제자훈련의 가장 큰 역설은 죽어야 사는 데 있다.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썩지 않으면 이집트 피라미드의 유물에서 보이듯 수천 년이 지나도 그대로다. 우리는 때로 씨앗이 썩어진다는 것을 문학적으로, 때로는 낭만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는다는 것은 쾌적한 환경에서 사람들에게 자기희생을 드러내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침침하고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썩어짐이 십자가와 연결이 되고 복음의 진수와 연결이 되면, 싹이 나고 줄기가 올라오며 잎사귀를 타고 푸른 이삭이 영글어 황금 들판의 열매를 맺는다. 이것이 신앙의 역설이다. 신앙의 역설을 말할 때는 ‘뱃속의...
발행인칼럼
2014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