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지 못하면 들을 수 없다
“인생은 황홀한 기쁨이다.” “인생은 고통이며 공포다.” 전자는 19세기 미국의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랄프 에머슨이 한 말이다. 후자는 19세기 러시아의 대표적인 문호였던 도스토옙스키가 남긴 말이다. 두 사람은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한 사람은 인생을 황홀한 기쁨으로, 한 사람은 고통으로 이야기했다. 누구의 말이 절실하게 다가오는가? 에머슨의 말도, 도스토옙스키의 말도 맞다. 두 사람은 삶이라는 동전의 서로 다른 면을 봤을 뿐이다. 그러므로 인생은 동전의 양면처럼 황홀한 기쁨이자 고통이다. 기대와 설렘을 갖고 걷는 것도 인생이고, 양파처럼 벗길 때마다 눈물이 나는 것도 인생이다. 빛과 그늘, 산과 골짜기가 끝없이 반복되는 여정이 인생이다. 이것을 시편의 시인은 ‘푸른 초장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표...
발행인칼럼
2017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