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22년 12월

자갈치 시장 어머니 마음과 제자훈련을 위한 목자의 심정

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만면춘풍(滿面春風, 기쁨에 넘치는 얼굴)이었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이하 CAL세미나)를 진행하면서 느낀 소감이다. ‘기쁨에 넘치는 얼굴’은 예수님을 닮는 자의 참모습이요, 올바른 제자훈련의 가장 분명한 증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던 CAL세미나도 뜻깊었지만, 얼굴을 마주하며 턱까지 찬 사역의 거친 호흡을 함께하며 목양의 은혜와 땀방울을 나눈 제119기 CAL세미나는 특별한 감사와 감격이 있었다.

제자훈련은 예수님조차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까지 제자들의 변화를 체감할 수 없으셨을 정도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성도가 하나님의 대사명과 대계명을 이루게 하기 위해서 어떡하든지 이뤄 나가야 하는 교회의 숙명이라 할 수 있다. 

이번 CAL세미나에 참석한 어떤 목사님은 그 교회에 내려오는 오랜 전통을 바꾸는 데 5년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런 전통주의의 텃밭에 제자훈련의 씨앗을 파종하는 것은 너무도 어렵다. “제자훈련의 터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3년은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라는 목사님의 안타까운 고백 속에서 제자훈련을 향한 간절한 열망을 보았다. 

무엇이 특별한 사역과 보통의 사역을 결정할까? 한국 사회가 어려웠을 때,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고등어를 받아 골목마다 이고 다니면서 “고등어 사이소”하며 장사하는 분들이 있었다. 이분들의 환경을 보면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가 없다. 그런데 고등어 자판을 이고 골목을 다닌 분들 가운데 자녀를 대학에 진학 시키고 사회적으로 훌륭한 사람으로 키운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 ‘나는 못 했지만, 자식은 대학에 보내야지. 간난신고(艱難辛苦)는 내 대에서 끝내고 자식은 제대로 교육시켜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도록 해야지’ 하는 어머니의 애절한 심정과 간절한 꿈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고, 자녀 교육을 통해서 가계(家系)의 새로운 문을 열게 한 것이다. 

CAL세미나에 참석한 목회자들의 교회 상황을 보면 제자훈련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척박한 환경에 처한 교회들이 있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산 같은 장애물을 넘어 제자훈련을 할 수 있을까? 자녀 하나 잘되는 것에 자신의 전부를 걸었던 어머니의 마음이 모든 장애물을 돌파했듯이, 성도 한 사람을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로 양육하겠다는 목자의 심정,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는 목자의 순전한 마음이 모든 상황을 돌파하는 길을 열 것이다. 예수님의 심장을 이식하는 제자훈련에 이외의 다른 길이 있을 수 없다. 

제119기 CAL세미나에 이어서, 사랑의교회 DMGP(제자훈련글로벌파트너스 Disciple Making Global Partners) 콘퍼런스가 열렸다. DMGP는 제자훈련 목회철학을 지닌 세계 현지 교회 목회자들의 네트워크로, 좀 더 나은 제자훈련의 사역 방안과 방향을 함께 만들어 가는 플랫폼이다. 

이번에 CAL세미나에 참석한 분 가운데, DMGP 콘퍼런스까지 참여한 분들이 여러 분 있었다. 해외 현지 목회자들이 한국과 다른 문화에서 제자훈련을 접목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 DMGP 콘퍼런스에서 현지 제자훈련 사역자들이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했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제자훈련의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의 장은 명실상부한 제자훈련 국제화의 현장이다. 

바라기는, 이번 제119기 CAL세미나와 2022 DMGP 콘퍼런스에 참석한 사역자들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교회에서 각 사람을 예수님의 온전한 제자로 삼기 위해 목자의 심정으로 생명의 진액을 쏟을 때 하나님께서 ‘작은 자가 천을 이루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루는 역사’로 화답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