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했던 미국 유학시절, 짬을 내어 즐겼던 시간 중에 하나가 시카고 불스의 농구경기를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 일이었다. 불스에는 농구의 황제라는 마이클 조던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와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여겼다. 게다가 불스는 95~96시즌부터 무려 3년 동안 연속으로 NBA 우승을 거머쥐었다. 당연히 챔피언 결정전의 MVP는 마이클 조던이 도맡았다.
그는 시카고의 자존심이었다. 당시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는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시카고는 항상 뉴욕에 대해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조던이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 이후엔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조던의 존재로 시카고와 일리노이 주는 승리의 도시가 되었습니다.”
당시에 조던의 농구 실력은 경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상대편이 아무리 막으려고 노력을 해도 그는 자신의 슛을 놓친 적이 거의 없었다. 그가 NBA 선수로 뛰는 동안 통산 경기당 평균득점은 30.2로 1위를 차지했다. 어떤 경기에서는 혼자서 연속으로 23점을 득점하기도 했다. 어떤 챔피언 결승전에서는 여섯 개의 3점 슛을 모두 성공시키고 자신도 놀란 듯 양손바닥을 보이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중요한 게임이 있을 때마다 그는 자유자재로 득점하며 거의 완벽에 가까운 수비를 했다.
마지막 2~3초를 남겨놓고 슛 하나로 게임의 승패가 뒤집어질 수 있는 순간, 불스의 감독이었던 필 잭슨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경기를 마무리할지는 뻔했다. 마이클 조던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었다. 조던이라면 확실하게 그 경기를 역전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우리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오늘날 교회 안에는 마이클 조던과 같이 경지에 오른 성도들이 많다. 훈련을 받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자신을 기꺼이 드리기를 원하는 평신도 지도자들은 교회 안에 있는 마이클 조던이다. 이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삶의 중심에 모시고 살아간다. 일상의 삶 속에서 “예수라면 어떻게 하실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풀타임 사역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교회는 조던과 같은 전성기를 구가하는 평신도들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
교회가 세상을 향해 복음을 나누고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하고 섬기는 일에 힘을 쏟기 위해서는 헌신된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비전을 제시하며, 코칭하고 격려하는 일을 교회의 최우선 순위에 놓아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신앙생활의 걸음마를 배우고 있는 많은 초신자들이 영적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동역자다. 상처 입은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하며 치유하는 동역자다. 훈련받고 준비된 평신도 지도자들을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만 집단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큰 손실이다.
그러므로 다른 일에 쏟던 교회의 에너지를 마이클 조던과 같이 전성기를 맞는 이들에게 쏟아 붓는다면, 그래서 그들이 교회와 세상을 향해 거룩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한다면 교회는 건강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 준비된 사람들에게 공을 넘기는 전략이야말로 승리의 지름길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 같은데 실제 목회현장에서는 이 전략이 외면당하고 있다. 제자훈련을 통해서 잘 키워놓은 사람들에게 공을 넘기지 않는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하게 되는 최홍준 목사의 『장로,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는 우리의 목회현장에 신선한 도전이 될 것이다. 목양장로 사역은 훈련받고 준비된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다. 제자훈련으로 기초를 닦고, 훈련된 평신도 지도자들에게 목양사역자로 섬길 수 있는 사역의 장을 열어주었다. 교회가 지상명령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지도자들과 손을 맞잡고 팀 사역을 펼쳐야 한다. 우리는 그런 교회를 가리켜 ‘드림팀’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