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2년 01월

새해에 거는 소망

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2012년 새해가 시작된다. 소망 가운데 기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치권이 또 다시 요동치고 있다. 여당은 재창당을 뛰어넘는 변화를 운운하고, 야권은 통합을 추진했다.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환골탈퇴의 깃발을 건 것이다. 하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한국 교회도 위기라도 말한다. 기독교 인구는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름 있는 교회 지도자들이 횡령, 배임, 폭력, 추행 등의 의혹으로 고소사태에 휘말리고 있다.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싸늘하다. 우리 사회에 위로와 치유의 도구가 되어야 할 교회가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상황을 살펴보면 본질적인 사역에는 실패하고 비본질적인 사역에는 성공하는 매우 모순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 국제 컴패션의 총재인 웨스 스테포드는 “사역자에게 있어서 실패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에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를 크게 짓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일에는 성공했다 치더라도, 목회의 본질인 제자 삼는 일에 실패했다면 그것을 궁극적인 성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100여 년 전에 임했던 평양대부흥의 역사는 회개의 역사였다. 그 부흥의 열매로 지금의 우리가 존재한다. 부흥은 지금도 필요하다. 아니 지금만큼 부흥이 필요한 때가 없을 것이다. 세속화되어가는 한국 교회의 무서운 병폐를 지도자들로부터 바로 인식하고 회개하여 하나님의 손에서 다시 빚어질 때, 우리도 부흥의 역사를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모습 그대로 수적인 성장만을 기대하고 이런 현상을 부흥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 중의 착각이다. 이러한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제자훈련의 한 사람 철학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교회가 진정으로 변화되기를 원한다면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사역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 성도들의 입맛에 맞는 듣기 좋은 설교만 하게 된다. 이미 故 옥한흠 목사가 지적한 것처럼 설교가 성도들에게 듣기 좋은 설교가 되면 이는 타락한 것이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쓴 이지성 작가가 최근에 몇몇 목사들을 인터뷰하고 공통적으로 들은 말이 있다고 한다. 오늘의 교회 위기는 ‘목사들의 탓’이라는 자성의 목소리였다. 그가 한국 교회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한 대형 교회 목사님이 설교시간에 이런 얘기를 하셨대요. 왜 살아 있는 목사들이 이미 세상을 떠난 추기경이나 불교 지도자들보다도 존경을 받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요. 그들의 가슴속에는 국민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 목사님들의 가슴속에는 교인만 있잖아요.”
그는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라고 하신 말씀대로 교회의 빛이 아닌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목사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희망했다.
새해에는 전도가 안 된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는 패배주의에서 벗어나기를 소망한다. 교회성장이 우상이 되어버린 교회의 모습을 내려놓고, 작은 예수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를 꿈꾼다. 좀 더디더라도 우직하게 한 영혼을 붙잡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가는 본질에 집중하는 교회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성도들의 입맛에 좌우되기보다는 색깔이 선명한 복음과 진리가 선포되기를 원한다.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함께 힘을 합해 거룩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세상의 빛으로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교회 공동체가 세워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