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늘 시험 때문에 긴장한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의 여러 시험은 학생들로 하여금 시험에 들게 만든다. 그 어렵다는 사시, 행시, 외시와 같은 시험을 다 합격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시험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험은 학생에게 반드시 필요한 제도다. 교육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교육학에서는 시험을 검사나 측정이라는 개념과 함께 교육평가라는 큰 영역에 포함시킨다. 교육평가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배우는 사람의 수준과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하는 진단평가가 있다. 또한 학습 및 교수가 진행되는 동안에 학생들이 학습 목표에 얼마나 따라오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형성평가가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교육활동을 끝내는 단계에 실시하는 총괄평가도 있다.
제자훈련에도 진단평가가 필요하다. 제자훈련을 시작하기 전에 훈련생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이 사람이 훈련을 받을 준비가 되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발이 제자훈련의 성패를 결정짓기도 한다. 신앙의 기초를 세워주는 양육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사람은 제자훈련을 감당하기 힘들다. 설령 제자훈련에 받아준다 해도 얼마 못가서 스스로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들은 다양한 양육과정으로 안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제자훈련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주기적으로 형성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시험이나 설문지를 통해서 평가를 할 수도 있겠지만, 시험이 가지고 있는 역기능에 대해서 충분히 인식하고 실시할 필요가 있다. 시험이라는 것이 대개는 암기력만 테스트하는 우를 범한다. 평가하기 쉽게 수량화하다 보면 학생들로 하여금 점수에만 연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므로 시험보다는 관찰이나 질문, 체크리스트, 인터뷰 등의 다양한 평가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제자훈련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몇 가지 시금석이 있다.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가 바로 세워졌는지 파악하기 위해 경건의 시간을 점검해보자. 제자훈련의 습관을 형성하는 처음 6주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돕는 것이 큐티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세워가는 첫 단추인 큐티가 습관으로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인정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제자훈련 초기에만 점검해주고 끝나면 안 된다. 훈련기간 내내 큐티가 습관으로 정착하도록 점검하며 격려해야 한다. 제자훈련이 성공했는지를 평가하고 싶다면 훈련을 수료한 사람들이 날마다 큐티를 하고 있는지 점검해보라.
제자훈련의 형성평가의 하나로 공동체와의 관계를 점검해보자.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내려놓고 타인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제자훈련이 단순히 성경공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늘 말씀의 원리를 붙잡고,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것이 뒤따라야 한다. 제자훈련을 받는 동안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궂은일을 찾아서 섬길 수 있도록 요구하고 그렇게 살아가는지를 점검하자.
제자훈련의 수준을 평가하는 또 하나의 시금석은 전도다. 제자훈련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공동체로, 그리고 이어서 세상을 향해 흘러넘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제자훈련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알고 싶다면 훈련생이 몇 명의 불신자와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라.
평가는 불편한 과정임에 틀림없지만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다. 지금 인도하는 제자훈련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