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2년 07월

아름다운 동행

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매년 6월이면 제자훈련 목회자들의 네트워크인 CAL-NET(이하 칼넷)의 정기포럼이 있다. 열 번째로 열린 이번 2012 칼넷 포럼은 지금까지 모였던 포럼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가 모였다. 국내 각 지역 대표들뿐만 아니라 미국, 브라질, 호주, 일본의 제자훈련 사역 동역자들이 함께했다. 제자훈련 목회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짜임새 있는 발제와 토론으로 풍성한 대화가 이루어졌던 이번 포럼은 칼넷 임원진이 적극적으로 포럼 운영을 이끌어 향후 칼넷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소망을 주었다.
이번 포럼에서 함께 나눈 주제는 다양했다. 그중 목회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주제 가운데 하나는 주변에 제자훈련을 정착시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칼넷에서는 지역 교회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일년에 몇 차례 지역별 모임을 만들고,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하도록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통해서 참석을 독려해왔다. 하지만 어떤 목회자에게는 왜 제자훈련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했고, 또 다른 목회자에게는 제자훈련을 실시할 때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노하우가 필요했다. 일방적으로 전하는 강의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필요를 채워주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포럼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살펴보면서 보다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나누었다. 결론은 일시적인 강의나 세미나를 가지고는 이들을 도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제자훈련을 접목하기 원하는 소수의 목회자들과의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제자훈련 사역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돕고, 실제적 코칭으로 목회 현장에서 구체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그룹을 이끌어가는 목회자들이 있다. 춘천에서 목회하는 하늘평안교회 오생락 목사는 자신이 속한 교단의 젊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그룹을 만들고, 정기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서 이들의 목회를 돕고 있다. 제자훈련의 정신을 함께 나누고, 제자훈련을 어떻게 하는지 실제로 보여주면서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있다. 미국 동부에서 목회하는 뉴욕베이사이드 장로교회 이종식 목사 역시 몇몇 목회자들을 초청해서 SOS Church라는 모임을 꾸준히하고 있다. 
본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으면 따라하기가 쉽다. 많은 사람들이 1마일을 4분 이내에 주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을 때, 로저 배니스터가 4분대를 넘어섰다. 그 이후 1년 이내에 12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4분 이내에 달렸다. 누군가가 먼저 장벽을 깨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 다음은 너무나 당연하고 쉽게 그 장벽을 깨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자훈련을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돕는 길은 ‘이처럼 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제자훈련의 열매를 맛보고 있는 목회자들이 주변에 있는 목회자들에게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확신을 심어주는 멘토링이 필요하다.
제자훈련 목회자의 진정한 열매는 제자훈련 하는 또 다른 목회자라고 할 수 있다. 제자훈련 하는 교회의 진정한 열매도 제자훈련하는 또 다른 교회다. 영혼을 온전히 섬기는 소그룹 지도자를 만들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것처럼, 제자훈련 하는 목회자를 세워가는 일도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CAL세미나를 수료하면 제자훈련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순진한 생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인격적 관계 안에서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를 경험하며 자신의 것으로 체화될 수 있도록 만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멘토링과 같은 아름다운 동행이야말로 각 지역의 모델 교회가 지역사회를 섬기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