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교회가 크든 작든 간에 믿지 않던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돌아와 하나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는 목회는 기쁨과 보람이 있다. 반면 이런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목회는 뭔가 문제가 있다.
몇 년 전, 지방에 있는 중형 교회 부교역자들을 대상으로 대각성전도집회에 대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대각성전도집회의 핵심은 복음으로 교회를 각성하며 모든 성도들을 선교사로 무장시켜서 사역하게 하는 실천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강의를 마칠 무렵, 한 목회자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저희 교회는 이렇게 힘들게 하지 않아도 교회가 부흥을 하고 있는데 왜 대각성전도집회를 해야 하나요?”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핵심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그의 당당함이 놀라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목회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또 놀라게 되었다. 가만히 두어도 성장하기 때문에 복음을 전할 이유가 없다면 그 교회는 생명을 잃어버린 교회다. 복음 이외의 것이 교회의 핵심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사복음서를 보면 예수님은 가르치는 사역, 전파하는 사역, 치유하는 사역의 균형을 유지하셨다. 그런데 목회현장을 들여다 보면, 이 세 가지 사역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참 힘들다. 실제로 목회를 하다 보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교회는 학원처럼 계속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고, 어떤 교회는 늘 문제를 가지고 씨름하며 치유하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고, 어떤 교회는 모든 것은 다 팽개쳐두고 선교에만 정신을 쏟는다. 모든 사역이 의미가 있겠지만 균형을 잃었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있다.
목회자는 균형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균형을 유지 하는 것이 균일하게 시간과 재정을 분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세 가지 사역에 33.3%씩 분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전파하는 사역은 가르치는 사역과 치유하는 사역의 중심에 위치한다. 전파하는 사역은 가르치고 치유하는 사역의 버팀목이라고 말할 수 있고, 다른 표현으로는 전파하는 사역의 열매가 나머지 두 사역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목회의 균형을 이루려면 목회의 중심을 복음 전파 사역에 두어야 한다.
제자훈련이 지향하는 바는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온전한 인격을 세워가는 것과 동시에 세상에 보냄 받은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소명을 따라 살아가도록 세워가는 것이다. 여기서 소명의 핵심에 증인의 삶이 있다. 세상으로부터 부름 받은 이유는 세상으로 보냄 받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교회의 궁극적 사명은 세상 구원이다. 이것을 중심에 놓고 이 소명을 잘 감당하기 위해 가르치는 사역도 필요하고, 이 일을 잘 감당하는 데서 나타나는 열매가 치유 사역이고 힐링이다.
오늘 자신의 정체성을 복음주의라고 천명하는 사람들도 이 균형을 상실한 경우가 많다. 복음 전파가 거의 제 구실을 못할 정도로 죽어 있다. 이상하게 다른 쪽에 비중을 두고 목회를 하고 있다. 복음에 중심을 두는 사역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균형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다.
균형 잡힌 목회가 건강하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사역이 가르치는 일에 치우치고 있지는 않은지, 아니면 치유하는 일에만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자. 이 두 사역이 전파하는 사역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도 점검해보자. 그래서 부족한 부분이 보완되어 균형 잡힌 사역을 회복하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