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우은진 편집장
CAL세미나 강의 때마다 가끔 폭소가 터져 나오는 타이밍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제자도’ 마지막 강의시간 때다. 고(故) 옥한흠 목사는 생전에 제자훈련에 대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의 비판과 오해를 9가지로 분류했다. 첫째, 제자훈련은 하나의 유행이다. 둘째, 제자훈련은 성경공부다. 셋째, 제자훈련은 하나의 방법론이다. 넷째, 유능한 평신도 기능인을 양성하는 코스다. 다섯째, 제자훈련은 은사가 없으면 안 해도 된다. 여섯째, 제자훈련은 중산층 이상의 평신도에게만 가능하다. 일곱째, 제자훈련은 기도와 영성이 약하다. 여덟째, 제자훈련은 비경제적인 목회방법이다. 여기까지 말하면서 그는 “웃기지 말라”고 일갈한다. 이때 CAL세미나 참가자들은 점잖은 노목회자의 의외의 말에 웃음을 한번 터트린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첫째, 제자훈련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고, 예수께서 수천 년 전 실제로 하신 목회본질이다. 둘째, 제자훈련은 단순한 성경공부가 아니라, 한 영혼이 말씀과 대면해 내적 변화를 일으키는 영혼을 변화시키는 사역이다. 셋째, 제자훈련은 목회의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아니라 반드시 꼭 해야 하는 목회본질이자 목회철학이다. 넷째, 제자훈련은 유능한 평신도 기능인을 만들어 담임목사의 제자나 교회 일꾼 만드는 코스가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제자들을 훈련하는 것이다. 다섯째, 제자훈련은 가르치는 은사가 있으면 하고, 은사가 없으면 안 해도 되는 사역이 아니라 목회자라면 꼭 해야 하는 사역으로, 이것을 안 하는 것은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다. 여섯째, 제자훈련은 중산층 이상의 평신도에게만 가능한 게 아니라, 가난한 달동네 서민들에게도, 농촌 지역 농부에게도 가능하다. 일곱째, 제자훈련은 기도와 영성이 약한 게 아니라, 오히려 말씀을 통해 성령 충만해진다. 여덟째, 제자훈련이 비경제적인 목회방법처럼 보이지만, 한 사람을 제대로 세워나가면 그 작은 자가 천을 이루게 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아홉째, 제자훈련은 목사 골병들게 한다’라는 비판이 있는데, 이것은 맞는 말이다”라고 말해 또 한 번 CAL세미나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런데 요즘 이 9가지 제자훈련에 대한 오해 중, 유능한 평신도 기능인을 양성하는 코스로 전락했다는 비판여론이 거세다. 사실 옥한흠 목사는 처음 제자훈련을 했던 성도교회 대학부 시절부터 대학생들에게 제자훈련을 받고, 주님의 제자가 돼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꾼이 되라고 했지, 교회 안의 일꾼이 돼 교회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제자훈련은 퍼져나가기보다는 한곳에 고여 있고, 세상으로 나가기보다는 교회 안에 안주해 있다. 그래서 제자훈련으로 잠자던 평신도를 깨웠지만, 다시 교회 안 순장사역에만 너무 그들의 역량이 한정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판의 소리를 듣곤 한다.
제자훈련은 가장 먼저 자신을 변화시키고, 그 다음 가정을, 그리고 직장을 변화시키며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제자훈련을 받고 나서도 교회와 가정에서는 영향력 있고,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인데, 직장과 세상에만 나오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제자들이 있다. 주일에만 유능한 제자가 아닌, 월요일부터의 삶 역시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기 위해 제자다운 능력과 성품, 헌신이 빛을 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