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5년 04월

CAL세미나 100기를 생각하며

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국제제자훈련원

CAL세미나가 100기를 맞았다. 100기를 맞아 사역 현장에서는 이에 걸맞은 행사들을 진행할 것이고, 모두가 마음을 함께하며 축하하는 시간도 가질 것이다. 진정으로 100기 CAL세미나는 마땅히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거룩한 축제가 돼야 한다. 현대 기독교 역사를 돌아봐도 예수님의 복음으로 호흡하며 30년을 한결같이 지속한 세미나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100기 CAL세미나가 큰 무게를 갖는 이유는 그 속에 열정과 감격뿐만 아니라, 고통과 아픔도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100이라는 숫자 안에는 CAL세미나가 99번 진행될 때까지 참석한 수많은 사역자들이 목회 현장에서 흘렸던 눈물과 가슴앓이가 켜켜이 쌓여 있다. 이는 100기 CAL세미나 가운데 60여 차례를 섬긴 자로서 더욱 절감한다. 축제의 환희는 척박한 곳에 제자훈련을 심기 위해 사역의 배수진을 치고, 고군분투했던 땀과 수고를 품을 때 의미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은 100이라는 숫자보다는 99기까지의 역사를 다시 살피고, 동시에 100기 이후의 미래 사역을 준비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100기 CAL세미나는 하나님께서 한국 교회에 주시는 선물이다. 여기에는 사람들의 많은 수고가 뒷받침돼 있으나, 실상 하나님께서 모두 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CAL세미나의 역사는 하나님의 역사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 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고전 3:6~7). 이 말씀보다 100기를 맞은 CAL세미나에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100기 CAL세미나를 의미 있게 넘어서는 길은 우리의 시야를 확장하는 데 있다. 이런 점에서 100기 CAL세미나는 제자훈련의 국제화를 실현하는 큰 발판이 될 것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제자훈련의 국제화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부정적이고 심지어 냉소적이기까지 했다. 국내 제자훈련도 부족할 판에 무슨 제자훈련의 국제화냐고 비판했다.
이런 걱정과 비판의 소리는 제자훈련의 국제화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길을 가기에 쓴 약으로 삼을 수는 있으나, 이제는 눈을 열어야 한다. 남미의 브라질 장로교단과 동남아시아,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그리고 이제는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유럽까지 제자훈련 철학에 동참하고, 실천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왜 제자훈련이 중요하고, 왜 제자훈련에 마음을 쏟아야 할까? 제자훈련에는 한 가지 목표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어떻게 하든지 한 영혼을 주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한 영혼에 목숨을 걸면 어떤 결과 앞에서도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흔히 속도보다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는 방향보다 한 영혼이 더 중요하다(눅 15:4). CAL세미나 100기는 감사와 축제를 넘어, 다시 한 번 복음의 진리를 가슴에 품는 시간이 되고, 땅끝까지 우리의 생명을 다해 주님의 지상명령을 실천하겠다고 깊이 결심하는 시간이 돼야 한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시간이 되기를, 그리하여 가슴을 울리는 기쁨과 감사를 느끼며 동역자들과 은혜를 마음껏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