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2년 10월

선한 사마리아인의 ‘스플랑크 니조마이’!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몇 년 전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는 책이 나와 화제였다. 여기서 ‘나쁜 사마리아인’이라는 제목의 의미는 다른 사람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마리아인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에게 더 큰 어려움을 주는 강대국들의 행태를 빗댄 것이다. 이스라엘은 사마리아인을 이방인이라며 적대시했다. 그래서 당시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을 개 취급할 정도로 무시했다.


성경에는 나쁜 사마리아인과는 반대로 ‘선한 사마리아인’이 나오는 대목이 있다. 바로 누가복음 10장 25~29절의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다. 한 율법사가 예수님께 “내 이웃은 누구입니까?”라고 질문한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한 예화를 드신다. 한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다가 강도를 만나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맞아 쓰러져 있는데, 마침 그 길을 지나가던 제사장과 레위인은 자신에게 손해가 가고 부정할까 봐 피해 간다. 그런데 당시 유대인에게 무시받던 한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유대인을 오히려 불쌍히 여기며, 자신이 아끼던 기름과 포도주를 주고, 주막에 데려가 돈을 주며 돌봐 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이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자를 보며 느꼈던 마음은 ‘불쌍히 여기다’인데, 헬라어로는 ‘스플랑크 니조마이’(σπλαγχνίζομαι)라고 한다. 즉,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오병이어 기적’을 일으키시기 전 말씀을 듣기 위해 모인 무리가 사흘 동안 굶었다는 소식에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막 8:2)고 말씀하셨다. 예수님과 선한 사마리아인이 느꼈던 마음 모두 단순한 동정심이 아닌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이 가슴을 친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은 만약 비용이 더 들면 자신이 돌아올 때 갚겠다고까지 약속한다. 이후 예수님께서는 율법사에게 마음과 힘과 뜻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고 당부하신다. 하지만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도 율법사처럼 이웃을 자신과 같이 사랑하기는 힘들어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점을 잘 아시기에 하나님을 사랑하듯, 이웃도 사랑하라고 명하시는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당하는 한국 교회를 섬기고자 사랑의교회가 마련한 ‘9·26 한국 교회 섬김의 날’에 참가 신청한 교회들의 사연을 보면, 대부분 20~30명의 노인과 어린이 성도로 구성된 미래자립교회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그나마 있던 성도들도 떠나고, 교회에서 사용하던 차량, 반주기, 복사기, 노트북 등은 보통 10~20년 사용해 성능이 떨어져 폐기 직전이다. 한국 교회와 구원의 은혜에 빚진 자들은 모두 ‘스플랑크 니조마이’의 마음으로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야 한다. 한국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대부분 무엇을 맡기면, “저는 아직 부족합니다”라며 거절하거나 주저하기 일쑤다. 그러나 이번 섬김을 거절하면 그 섬김에서 오는 은혜와 축복 또한 다른 곳으로 옮겨질 것이다. ‘9·26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은 사랑의교회를 비롯한 모든 그리스도인이‘스플랑크 니조마이’의 심정을 품고, 주님 안에서 형제 교회와 하나 돼 회복되고 부흥하는 자리다.


이에 <디사이플> 10월호에서는 긴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천재지변으로 고통당하고 영적 침체를 겪고 있는 전국 5,543명의 목회자와 사모, 선교사와 신학생들을 초청해 회복을 넘어 부흥으로, ‘9·26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을 준비한 사랑의교회 현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왜 이 시기에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을 개최하는지, 어떤 각오와 섬김으로 사랑의교회가 개척 교회, 농어촌 교회, 미래자립교회를 돕고자 하는지, 그 기대와 섬김의 준비 면면을 자세히 돌아봤다.


“대답하여 이르되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자신같이 사랑하라 하였나이다”(눅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