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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일본의 전통적인 그릇 수리 기법 중에는 ‘킨츠기’(Kintsugi)라는 것이 있다. 킨츠기는 깨진 그릇을 천연 옻과 금을 이용해 붙이는 기술로, 깨지기 전의 모습보다 더 아름답게 변신하게 한다. 그릇이 깨지더라도 그 흔적을 수선함으로써 자신의 마음까지 치유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깨진 금을 메운 금색 선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경계선과도 같다. 상처지만 멋지다. 오히려 완벽했던 원래 모습보다 더 아름답다. 본래 완벽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점과 과거를 덮기 위해 노력해야 할 뿐이다.
모든 물건과 관계는 금이 갈 수 있다. 하나님을 향한 믿음도, 사랑하는 가족과의 관계도 금이 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깨지고 벌어진 금은 메울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당연시되던 주일예배도 온라인으로 드리고, 심지어는 새가족 양육과 훈련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상황이 됐다.
TV를 켜면 방청객이 필요한 예능 프로그램도 온라인 화면으로 대체되고 있고, 재택근무는 물론, 자녀들의 온라인 수업도, 장보기 대신 온라인 쇼핑도 이제는 익숙하다. 주말이면 경치 좋은 곳으로 놀러 다니던 스케줄도 어느덧 집콕으로 대체하는 것이 일상이 돼 버렸다.
그러다 보니 온 가족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 오래 머문다고 해서 대화를 많이 하게 되거나 함께하는 시간만큼 가족 간의 사랑이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오래 붙어 있다 보니 갈등이 더 커지고, 서로에게 상처 내는 일도 잦아진다.
또한 집콕 상황이 길어지면서 가정이 영적인 시간에 할애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도 아니다. 집 안에 오래 머무르긴 했지만 성경을 보거나 기도하는 시간, 말씀을 듣는 시간이 늘어나지는 않은 것이다.
비대면 사회가 되면서 믿음이 약해지거나 영적 침체에 빠졌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많다. 믿음도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서 더 성숙해지기보다는 소원해지고 시들해질 때가 있다. 믿음도 사랑도 홀로서기와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쉽게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이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금이 점점 벌어져 균열의 간극이 커지고, 마침내 도자기 그릇처럼 깨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집콕 시대에 하나님과 대면하는 시간을 늘리면 믿음도 가정도 세워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다.
이에 <디사이플> 11월호에서는 ‘비대면 시대, 믿음을 세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비결’이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비대면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의 믿음을 세우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생각을 전환하고, 영적 성장을 위해 하나님을 어떤 방법으로 대면해야 하며, 어떤 영적 도구로 가정을 세워 나가야 할지 그 비결에 대해 점검해 봤다.
“그러므로 내가 떠나 있을 때에 이렇게 쓰는 것은 대면할 때에 주께서 너희를 넘어뜨리려 하지 않고 세우려 하여 내게 주신 그 권한을 따라 엄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고후 1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