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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이 세상에는 한 끗 차이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사례가 많다. ‘변화’와 ‘변질’도 마찬가지다. 아주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이 둘은 근소한 차이로 간격이 벌어진다. ‘변화’는 사물의 성질이나 모양, 상태가 바뀌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변질도 성질이 달라지거나 물질의 질이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변화는 주로 긍정적인 의미로 많이 사용된다. 낙후된 도시가 몇 년 후 세련되고 편리한 도시가 됐다거나 옷을 촌스럽게 입던 사람의 스타일이 어느 날 세련되게 변화됐을 때 주로 사용된다. 반면, 변질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 곧 식품이 썩었거나 사람의 성품이 나쁘게 변했을 때 “저 사람 변질했네” 하고 사용한다.
변화나 변질은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함을 말하는데, 양적 변화는 진화라 하고, 질적 변화는 혁명이라고도 부른다. 그런데 이런 변화의 원인은 사물의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에 기인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제자훈련을 받고 변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내부의 모순에 의해 변화된다는 것이다. 즉, 사람 자체로는 절대 변화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닌데, 어느 날 변화됐다는 말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변화는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고, 오직 성령의 힘으로만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한번 구원받은 사람은 성화의 과정이 천국 갈 때까지 이뤄진다. 한 번의 제자훈련으로 완전한 자, 온전한 자의 경지에 이르지 않는다. 부단한 시험과 여러 번의 실패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것이다.
각종 설문 조사를 보면,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습이 세상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음이 자주 언급된다. 그중에서도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모습 중 이기심과 물질 중심적인 모습이 너무 강하게 드러나 실망스럽다고 한다. 즉, 그리스도만 잘 섬기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그리스도도 섬기면서 세상의 물질도 동시에 잘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좋지만, 물질 중심적이고 이기적인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이 싫어 교회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는 점점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변화도 작은 데서 시작하고, 변질도 작은 데서 비롯된다. 한 영혼을 붙잡고 자기 부인을 하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청빈하게 살며 섬기는 목회자, 각자 처한 형편에서 ‘올해 이것만큼은 변하자’라고 결심한 성도들의 다짐과 실천, 시대 변화에 맞게 교회의 모습을 변화시키기보다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인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매일매일 실천하는 교회 모습이 세속화된 시대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비결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도는 좋지만 제도화된 기독교와 교회, 그리스도인은 싫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날마다 작은 변화의 움직임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자. 이에 <디사이플> 2월호에서는 ‘세속화에 물들지 않고, 본질을 지키는 교회와 사역자’라는 기획주제를 통해 교회와 사역자, 성도들이 지니고 있는 본질을 지키는 것은 무엇인지 진단해 보고 알아보고자 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