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9년 03월

나는 날마다 죽고 다시 태어난다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에는 개인의 일상을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올리는 게 ‘오늘의 일과’가 된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런 SNS의 자기 홍보는 자신을 당당하게 알리는 계기도 되고, 좋은 글과 영상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기 자랑의 한 이면임을 부인할 수 없다. SNS는 때론 속상했던 일이나 인간관계의 불편함이 험담과 함께 그대로 게재되기도 해 2차 피해를 낳기도 하고, 날 것 그대로의 감정을 노출하는 분출구가 되기도 한다. 이같이 SNS가 아니더라도 자기 드러냄, 자기 자랑과 포장, 자기 홍보가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필수품인 세상이 돼 버렸다.


더 유명해지고 싶고, 더 커지고 싶으며, 더 소유하고 싶고, 더 많은 팔로우를 거느리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거기에는 진중함보다는 가벼움이, 겸손보다는 높임이, 자기 부인보다는 자기 자랑이 넘쳐 난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교회 안의 믿는 자들 사이에서도 존재했던 인간의 본성이다.


특히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은 이제 제자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결단하지만, 이 땅에서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매번 경험한다. 인간관계에서, 물질이 내 손안에 들어올 때, 더 많은 인정과 칭찬을 받고 싶을 때마다 자아가 올라오고, 자기 의가 살아나며, 자랑이 은연중 드러난다. 그리고 스스로 그 모습에 절망할 때도 많다. 예수님과 말씀을 알지 못했으면 모르겠는데, 다 아는 상황이기에 내적 갈등이 수시로 발생한다. 그 이유는 말씀과 성령님이 우리 안에서 일하시기 때문이다. 많은 목회자들이 자신 역시 예외는 아니라고 고백한다. 대부분 ‘좋은 목회자’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고, 더 큰 교회와 많은 성도, 더 좋은 환경을 갖춘 교회에서 목회하고 싶어 한다.


고(故) 은보 옥한흠 목사는 큰 집회에 나가 남 앞에 서야 할 때조차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고,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동굴 지기의 사명을 고수했다. 옥 목사는 생전 제자훈련이 자신에게 준 최대 유익에 대해 “나를 타락하지 않게 해 주고, 하나님 앞에서 바로 서려고 분투하게 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제자훈련의 대가도 일상에서 찾아오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분투’(奮鬪)한 것이다.


누구나 유혹과 편안함, 자기 자랑과 유명세에 흔들린다. 자기 부인과 내려놓음이 잘 안 되는 게 오히려 정상이다. 예외라면 예수님뿐이셨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높임받고 유명해져 자신들도 그 덕을 보길 원했지만, 예수님은 부활하실 때조차 주목받기보다는 조용히 나타나셨다. 사도 바울의 “나는 날마다 죽노라”는 고백은 어찌 보면 죽음으로써 “나는 날마다 다시 새로 태어난다”라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의를 죽일 때, 참된 제자로 다시 태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디사이플> 3월호에서는 ‘자기 부인과 내려놓음으로 살아가는 제자의 삶’이라는 기획주제를 통해 이 땅에서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자기 부인과 내려놓음은 왜 힘든지, 그럼에도 자신의 자아를 죽이고 말씀에 순종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