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4년 09월

은혜가 있다면 희망은 있다!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2010년 이후 매년 9월이 되면 <디사이플>은 더욱 바빠진다. 고(故) 은보 옥한흠 목사가 소천한 달이기 때문이다. 지 난 10년간 옥한흠 목사는 칼럼 또는 대담으로 <디사이플>에 자주 등장해서 제자훈련의 깊고 진한 정신을 독자들에게 전달했었다. 그러나 그가 소천한 이후에는 그의 소리를 전달할 방법이 없어졌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추모주기에 맞춰 9월호라도 그의 정신을 잇기 위해 그의 사역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올해가 벌써 4주기다. 솔직히 말해 그의 생전보다 소천 이후에 행적과 사역을 추적하면서 그를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죄송스럽다. 2010년 그의 생애와 사역을 취재했을 때나 2011년 <디사이플> 대담 뒷이야기를 정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2012년 내수동교회 대학부 수양회 강사로서 그 당시 대학생들에게 끼친 영향력을 조명했을 때나, 2013년 명설교가로서의 옥한흠 목사를 추적했을 때도 그랬다.

 

올해는 제자훈련 개척자나 명설교가로서만 알려져 의외로 빛을 보지 못한 그의 교회 갱신 가로서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거의 10년을 옥한흠 목 사와 교회 갱신 및 일치 운동을 펼쳤던 손인웅 목사, 전병금 목사, 이성구 목사, 오정호 목 사와 함께 과거 한목협과 교갱협이 어떻게 탄생했고, 왜 보수적인 합동 교단의 목사였던 그 가 한국 교회 갱신과 일치 운동의 핵심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는지 그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보수적인 목회자였던 그는 기장 교단 목회자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편견과 의식이 깨지는 경험을 했다. 그리고 이는 그의 교회론과 사도성에도 큰 전환점이 됐다. 즉 내 교회, 우리 교회라는 의식에서 한국 교회 전체가 ‘하나의 교회’라는 넓은 교회론으로 확장된 것이다. 그리고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면서 그의 교회 갱신운동의 중심에는 항상 ‘한 영혼’ 철학과 ‘은혜 사상’이 깔려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가장 공을 들여 탄생시킨 명설교들의 대부분은 교갱협과 한목협 수련회에서 탄생한 설교들임을 알 수 있다. 교갱협이나 한목협 수련회에서 설교한 ‘약한 데서 심히 큰 능력’(96년 교갱협 수련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97년 교갱협 수련회), ‘부르짖고 계시는 하나님’(98년 교갱협 창립대회), ‘영적 권위의 회복’(98년 교갱협 수련회), ‘바울의 낙관’(99년 한목협 수련회), ‘그러나의 은혜’(99년 교갱협 수련회) 등은 대표적 명설교들이다. 그는 초교파적으로 모인 자리에서 한국 교회 목회자들을 깨우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설교 내용의 중심 뼈대를 보면, 한 영혼 철학과 은혜 사상이 깊숙이 숨어 있다.

 

교회 갱신운동을 하는 목회자가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잃어버리거나 구원의 감격과 은혜를 잊어버린다면 그 갱신과 일치 운동은 참모습을 잃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연합 운동을 하면서 감투를 쓰거나 권력욕을 보인다면, 교회 갱신운동은 이미 물 건너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국 교회 갱신과 일치운동을 하는 목회자들이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겸손한 마음과 나 같은 죄인을 살려주신 구원의 감격을 회복한다면, 다시 한국 교회 갱신과 연합 운동은 살아날 것이라고 그가 줄기차게 강조한 것을 목격할 수 있다.

 

기독교에는 다른 종교에 없는 독특한 그 무엇, 즉 은혜가 있다. 옥한흠 목사는 하나님께서 남기신 히든카드, 다시 말해 은혜를 아는 자들에 의해 한국 교회가 다시 회복될 것임을 예언하고 있다. 지금은 바로 우리가 그 은혜를 회복할 때인 것 같다. 아직 희망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