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9년 09월

그리스도인의 천로역정(天路歷程), 누구를 만나 전할 것인가?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지난여름 우연히 경기도 가평에 있는 필그림하우스의 ‘천로역정’ 코스를 밟으며 은혜받고, 곧바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다시 한 번 정독했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가장 처음 만난 사람은 전도자다. 전도자는 크리스천에게 좁은 문으로 가는 두루마리를 줘서 그의 인생길에 첫 멘토가 된다. 또 크리스천이 절망의 늪에 빠졌을 때는 도움 씨를 만나 위기를 모면한다. 크리스천이 약해져 있을 때는 소망 씨를 만나 서로 격려하며 시온성을 향해 걷는다.


크리스천이 항상 좋은 사람들만 만난 것은 아니다. 구원에 이르는 또 다른 문이 있다고 미혹하는 세속 현자를 만나고, 쇠사슬에 묶인 채 자고 있는 단순 씨, 나태 씨, 거만 씨도 만났다. 또한 좁은 문과 십자가를 거치지 않고 담을 넘으려는 허례 씨와 위선 씨도 만났고, 지름길이 있다고 속인 무지 씨와 의심과 두려움이 가득한 작은 믿음 씨도 만난다.


이렇듯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인생의 고비마다 멘토가 되는 긍정적인 사람과 현혹하는 부정적인 사람을 번갈아 만난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각각의 순간에 우리의 인생의 방향이 달라진다. 멸망의 도시에서 하늘나라를 향해 길을 떠나는 크리스천에게 고집과 변덕 씨는 “도대체 뭘 찾으려고 가족까지 다 버리고 가는 거요?”라고 묻는다. 이후 《천로역정》 2부에서는 왕이 보낸 편지를 받고 회개한 아내와 네 아들도 크리스천을 따라 순례의 길에 올라 새 예루살렘에 이른다. 크리스천 한 사람을 통해 온 가정이 구원받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난해 추석에 친정 식구들을 설득해 처음으로 제사 대신 예배를 드리는 큰 은혜를 경험했다. 명절마다 당연히 보이던 술병, 그리고 제사상 위의 제기들과 향불도 사라졌다. 대신 좀 낯설고 쑥스러웠지만 빙 둘러앉아 찬양을 부르고 말씀을 들으며, 기도했다. 복음이 들어오니 집안의 문화가 바뀐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는 가족과 이웃, 친구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 이때 먼저 그리스도인 된 이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두려움 씨와 주저 씨, 부끄러움 씨, 나약 씨만 만난 사람은 그들을 새 예루살렘으로 인도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신앙생활에 만족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오늘도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마 3:2), “주의 날이 도둑같이 이른다”(살전 5:2)라고 경고하신다. 이제 먼저 구원받고 제자가 된 그리스도인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복음의 길로 인도하는 전도자가 돼야 한다.


이에 <디사이플> 9월호에서는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복음을 전해요!’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왜 기쁜 소식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해야 하는지, 복음을 전한 이후에는 어떤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천성 길을 가는 순례자로서 믿음의 동역자들과의 교제는 어떤 방법으로 가져야 하는지를 담아 보았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