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조명받는 트렌드는 ‘언택트 기술’이다. 온라인 수업, 온라인 예배, 온라인 회의 등 학교, 교회, 정부, 기업 등 모든 곳에서 언택트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이 아닌 접촉을 보완해 주는 역할이어야 한다. 그래서 2021년 트렌드 중 하나인 ‘휴먼 터치’(human touch, 인간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에게 ‘기본’에 대해 다시 돌아볼 기회를 줬다. 첨단 기술이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구시대의 산물이라 여겼던 전염병이 창궐하자 전 세계가 올스톱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제조업의 기반이 없어 마스크 한 장조차 만들 수 없다는 데 한탄했다. 손 씻기, 환기,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생활 태도도 주목받았다. 이런 변화의 파도에서 살아남으려면 기본을 다시 지켜야 한다. 언택트 시대의 기본은 바로 휴먼 터치 즉, 인간에 대한 진심이 담긴 손길과 태도다.
언택트 상황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 하나인 교회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그동안 아무리 4차 산업혁명의 과학 기술이 발전해도 그에 따른 인간의 고독과 소외감은 커질 것이기에, 교회의 존재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 왔다. 물론 언택트 상황에서 교회조차 그런 고독과 소외감을 다 채워 주기에는 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단순히 주일예배뿐 아니라, 교회 소그룹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성도들에게 교제의 중요성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姑) 옥한흠 목사는 소그룹 모임인 다락방이 주일예배 못지않게 중요한 이유는 고독을 없애 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SNS 등 디지털 기술이 발전해도 인간은 발달한 기술만큼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낀다.
오죽하면 요사이 ‘부캐’라는 말이 유행이 될까 싶다. 한 사람이 평소 지닌 캐릭터가 아닌 상황에 따라 새로운 캐릭터를 드러내는 것을 부캐라고 한다. 교회 다락방은 자신을 감춘 부캐가 본래 캐릭터를 드러내고 치유받는 곳이다. 일주일에 한 번 모이는 다락방은 가장 따뜻한 곳이며, 고독감이 채워지는 곳이다. 말씀으로 채워지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채워지며, 순장의 섬김으로 채워지고, 순원들의 나눔과 변화된 삶을 통해 도전받고 채워진다. 그래서 다락방은 교회의 젖줄이자 생명줄과 같은 공간이다.
이에 <디사이플> 1월호에서는 ‘사랑과 말씀으로 서로를 붙들어 주는 다락방모임의 은혜’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외로움과 고독, 소외감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주일예배와 더불어 다락방모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자 한다. 다락방은 주일예배나 교회 부서 섬김에서는 채울 수 없는, 말씀으로 인한 깨우침과 예수님 닮아 가기와 상호 간의 나눔을 통한 도전과 실천, 순장과 순원 간 교제를 통한 사랑과 섬김 등 다양한 인간적 진정성을 가득 주고받을 수 있는 종합 선물 세트와 같다. 이번 1월호 기획을 통해 다락방모임에 참석해야 하는 이유와, 한 주간 다락방을 통해 무엇을 공급받아야 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