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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를깨운다 이권희 목사_ 신일교회
변신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
올해는 프란츠 카프카가 죽은 지 100년이 되는 해다. 유대계 독일인 작가인 카프카는 천재였다. 그는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문학뿐만 아니라 미술, 어학에도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소설 《변신》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그레고르는 보험 회사 직원이다. 어느 날 그는 잠에서 깨 일어나 보니, 자신의 몸이 흉측한 해충으로 변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로 인해 출근도 밥벌이도 못하게 되자, 식구들이 돈을 벌러 나간다. 외모는 비록 벌레이지만, 생각이나 행동은 아직 사람임을 알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레고르. 그러나 그가 노력하면 할수록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점점 더 싸늘해진다. 결국 그는 가족의 냉대 속에 골방에 갇혀 숨을 거두게 된다.
대학 시절 이 소설을 강독하며, ‘뭐 이런 소설이 있나?’ 하면서 고뇌(?)한 적이 있었다. 한국어 번역본임에도 솔직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이 소설을 읽어 보니 조금 이해가 된다. 유대인 출신인 카프카는 자신이 맞닥뜨린 적대적 환경과, 아버지로부터 작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고독을 이 소설로 고백한 것이다.
그는 변신하고 싶어 했지만, 아무리 애써도 변신할 수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의 한계다. 카프카는 실존주의 문학가다. 실존주의는 인간의 한계와 사회적 모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무척 노력하지만 결코 그 답을 찾을 수 없다. 아무리 변신해도 답을 찾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