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0년 01월

제자훈련, 훈련생, 교회 그리고 인도자에게 일어나는 변화의 기쁨

교회와제자훈련 인병식 목사 _ 천안 온누리교회

제자훈련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째. 이제 곧 4기생들을 만나게 된다. 제자훈련을 시작한 이후로 이번에는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어떤 고백이 나올지 벌써부터 흥분이 된다. 목회를 하면 할수록 제자훈련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개척부터 준비했던 제자훈련이 시작된 것은 개척 후 5년이 지난, 나름대로 토양작업을 하던 때였다. 당시 CAL세미나는 전화 예약을 하던 때라, 아침부터 성도들까지 전화 예약을 시도했다. 어쩌다 보니 한 집사님의 믿지 않는 동료직원들까지 함께했는데, 그 믿지 않던 동료 직원분에 의해 등록이 되어 CAL세미나 64기에 참석할 수 있었다. CAL세미나 후에는 천안에서 가까운 평택 대광교회를 성도들과 함께 탐방하며 이런 저런 토양작업을 시작했다.
기대감과 두려움을 가지고 드디어 제자훈련 1기를 시작했다. 1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 역시 원칙대로 하면서 하나님의 역사들을 보기 원했다. 그래서 과제와 모든 예배와 기도훈련까지 철저하게 할 것을 요구했다. 1기생으로 모이게 된 훈련생들도 각오는 하고 들어왔지만, 직접 해보니 너무 힘들다며 투덜거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렇게 철저하게 큐티를 해보지 않았고, 성경을 읽어보지 않았고, 정해진 시간만큼의 기도를 해본 경험도 없고, 매주 독후감을 써본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안쓰러운 마음도 들었지만, 여기서 양보를 하면 계속해서 양보를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제자훈련이 실패로 끝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들도 금메달을 따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피나는 노력을 하는데,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가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기 위해서 이 정도의 훈련은 이겨내야 하지 않겠는가?
감사하게도 훈련생들은 믿음과 기도, 그리고 서로를 향한 격려로 극복해냈다. 그러면서 훈련생들 안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자신의 죄와 허물들을 스스럼없이 고백하고, 서로 공감하며 위로하고 눈물로 기도하면서 훈련생들의 삶이 양파 껍질이 벗겨지는 것처럼 하나씩 변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그 변화는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위기의 가정이 회복되고, 침체되었던 믿음이 회복되고, 분명한 비전을 통해 삶이 변화하면서 하나님의 은혜가 흘러넘치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자신들 안에 있는 필요와 아픔들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면서 교회가 하나 되어 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더욱이 새해의 일꾼을 세우면서 ‘NO’라는 말을 한 명에게도 들어본 일 없는 것은 바로 훈련의 결과라 생각을 하며 감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목회자 혼자 고민을 하고 기도해 오던 목회철학과 교회 비전이 공유되면서 일꾼들이 영적인 최일선에 서서 섬기는 것을 보니 제자훈련에 생명을 걸 수밖에 없게 됐다.
제자훈련을 하면서 목회자인 내 자신 안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내 안의 부족함과 상처들을 보게 하셨고, 그것들을 놓고 하나님 앞에서 몸부림을 치면서 기도하게 하시면서 내 안에 약함을 인정하게 하셨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어떤 부분에서 힘들어하고 아파하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보게 해주셨고, 그로 인해 성도들을 더 많이 이해하고 사랑으로 품게 되면서 설교의 질이 더 높아졌다. 
그리고 교회가 아직 약한 부분이 참 많았던 때, 건물 주인이 교회를 2개월 이내로 비워 달라는 일이 발생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교회를 지켜내고, 오히려 교회의 부흥을 경험하게 되고, 현재의 새 건물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훈련생들의 헌신과 수고 때문이었다.
정말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너무도 감사를 드린다. 아직도 나에게는 갈 길이 멀다. 그러나 하나님이 맡겨주신 한 영혼을 생각할 때 내 가슴은 불같이 뜨거워진다. 하나님의 사랑에 매여 한 영혼이 예수님의 작은 제자로 헌신에 이를 때까지 나의 제자훈련 인생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