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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컨설팅 이기혁 목사 _ 대전 새중앙교회
토요일 새벽 4시, 교회 사무실 안쪽에 자리 잡은 목양실로 제자반 형제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저마다 눈을 부비며 성경책과 훈련교재를 쥐어들고 종종걸음으로 들어온다. 아직 잠에서 덜 깬 모습이 확연하다. 뜨이지 않는 눈꺼풀을 들추기가 힘들어 보인다.
평소에 새벽기도 한 번 않던 친구들이니 오죽하랴. 자정이 넘도록 TV 앞에 머물던 습관이나 인터넷에 빠지던 습관이 아직 남았을 텐데 이 시간에 일어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엊저녁 이 새벽을 위해서 일찍 잠자리에 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 모습들이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세수들은 하고 온 모양이다. 앞머리에 물기가 남아 있고 남성미 넘치는 화장품 냄새가 휙 하니 새벽공기를 흔든다. 상큼한 새벽이다.
새벽에 이뤄지는 제자훈련의 은혜들
서로를 바라보며 가볍게 씨익 웃는 것이 영 어색하다. 잠들었던 안면 근육이 채 풀리지 않았나 보다. 그래도 그 중에는 어둔 새벽부터 위트 있는 말 한마디를 건네는 여유도 엿보였다. 역시 싱싱한 모습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야생마 같던 이 친구들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놀랍기도 하고, 결정에 충실하기 위해 꿀잠을 포기하는 충성스러움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이른 새벽의 그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아니, 어울리지 않는 표현이지만 귀엽기도 하다. 거친 형제들과의 만남 속에 때 묻지 않은 기쁨이 있다.
제자훈련 시간이 새벽 4시로 옮겨진 후에 달라진 것이 있다. 제재하지 않으면 그칠 ...